시대예보: 호명사회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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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선 핵개인들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사회, 호명사회가 다가옵니다.

호명사회는 조직의 이름 뒤에 숨을 수도, 숨을 필요도 없는 사회입니다.

자신이 한 일을 책임지고 온전히 자신이 한 일에 보상을 받는

새로운 공정한 시대가 옵니다." (15p)

《시대예보 : 호명사회》는 시대의 마음을 캐는 마인드 마이너 송길영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변화들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을 해왔어요.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은 생존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인데, 저자는 이러한 시스템 안에서 시뮬레이션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우위를 시험하는 상태를 시뮬레이션 과잉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문제는 시뮬레이션의 결과가 모두에게 공유되면서 각자가 더욱 정교한 계획을 세우면서 다시 전체적인 비효율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점이에요. 실시간 교통 상황을 파악하고 모두가 한산한 길로 가면 그 길이 다시 정체 상태에 빠지는 것과 같은 거죠. 그러니 각자가 불안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이 처한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돌이켜 봐야 해요. 경쟁에 대한 압력과 그로 인한 불안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자신의 삶과 자기 자신을 더욱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고, 내면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요. 앞서 핵개인의 탄생을 예보했듯이, 이 책에서는 핵개인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한 방식대로 자신을 둘러싼 네트워크도 주체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자신의 의지로 연결된 대등한 네트워크는 연대로 정의할 수 있고, 개인의 선택과 취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연대 모델을 통해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포용적 연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선택의 연대'라는 거예요. 이러한 관계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다정함이며, 끈끈하지 않지만 다정한 상태의 적절한 거리감을 찾는 것이 자기 이름을 걸고 자기 일을 찾아가는 행동이라고 설명하네요. 어떤 선택이든 중요한 건 '나'에서 시작하여 주변 네트워크로 퍼져나가는 연대의 힘이므로 '나의 이름'이 출발선이 되는 거예요. 오롯이 자립한 핵개인들의 대등한 연대는 서로의 이름을 인정하고 대등하게 부르는 호명사회로 이어지는 거예요. 지금은 모두가 각자의 각성과 발견으로 시대의 지혜를 만들어가야 할 때라는 저자의 말에 매우 공감하네요. 익명으로 숨지 않고 당당하게 '나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회, 이것이 시대예보이자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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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열림원 세계문학 6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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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 동떨어진, 황량한 마을에도 카페가 하나 있었어요.

지금은 판자로 막아놓은 낡고 오래된 건물이지만 한때는 손님들로 북적이던 곳이었어요.

이 소설은 그 카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이상하고도 놀라운 사랑 이야기를 만날 수 있어요.

《슬픈 카페의 노래》는 카슨 매컬러스의 소설이에요. 이 소설의 주인공인 미스 어밀리어는 사시에 180센티미터가 넘는 장대한 여자인 데다가 사소한 일도 그냥 넘기지 않고 소송과 재판을 걸 정도로 특이한 성격의 소유자예요. 오직 돈 버는 일에만 열심이라 두둑하게 재산을 모았는데, 남자 따위는 필요 없다는 듯 혼자 살고 있어요. 딱 한 번 결혼한 적이 있는데 고작 열흘 만에 끝나버려서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미스 어밀리어라고 부르고 있어요. 양조장을 운영해서 이 지역 최고의 술을 빚어내어, 자신의 건물에서 여러 생필품과 함께 판매하고 있어요. 흔히 남자들이 뽐낼 법한 손재주를 모두 가진 어밀리어가 능숙하게 해내지 못하는 건 사람들과의 관계였어요. 금전적 거래나 소송이 아니면 사람들과의 교류를 하지 않는, 자발적인 외톨이라고 해야겠네요. 이런 미스 어밀리어를 하루 아침에 바꿔 놓은 사람이 떠돌이 나그네 라이먼 윌리스예요. 라이먼은 꼽추였고 키가 그녀의 허리께에 올까 말까한 아주 왜소한 체격을 지녔으며, 거지꼴로 나타나서 미스 어밀리어에게 자신이 먼 친척이라고 말했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은 당연히 라이먼을 쫓아낼 거라고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미스 어밀리어는 라이먼과 함께 지내면서 가게를 카페로 변경하여 동네 사랑방으로 만들었어요.

"도대체 사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사랑이란 두 사람의 공동 경험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동 경험이라 함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 속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사람의 마음속에 오랜 시간에 걸쳐 조용히 쌓여온 사랑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사랑을 주는 사람들은 모두 본능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영혼 깊숙이 느낀다. 이 새롭고 이상한 외로움을 알게 된 그는 그래서 괴로워한다. 이런 이유로 사랑을 주는 사람이 해야 할 일이 딱 한 가지가 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사랑을 자기 내면에만 머무르게 해야 한다. (···) 어디로 보나 보잘것없는 사람도 늪지에 핀 독백합처럼 격렬하고 무모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선한 사람이 폭력적이면서도 천한 사랑을 자극할 수도 있고,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떤 사랑이든지 그 가치나 질은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 (50-52p)

겉으로 보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자면 사랑 말고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지만 여기에 전 남편의 등장으로 삼각관계가 펼쳐지는 건 상상도 못한 전개였어요. 솔직히 머리를 세게 맞은 기분이랄까요. 뻔히 다 보여줬는데 눈을 뜨고 제대로 보질 못했던 거예요.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이 끝난 후에 남는 것은... 아마 자신의 사랑만큼은 다르다고 여기겠지만 멀리서 바라보면 다를 게 없는 것 같아요. 소설보다 더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맨 뒤에 수록된 카슨 매컬러스의 연보였어요. 미친 사랑, 지독한 사랑, 특별한 사랑, 뭐라 부르든지 사랑을 해봐야만 알 수 있어요. 자신이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지 남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아요. 오직 자신만이 사랑의 가치를 정할 수 있고, 그 사랑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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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미술관에 갑니다 - 한이준 도슨트가 들려주는 화가 11인의 삶과 예술
한이준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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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이 머무는 그림이 있어요.

이 책도 표지 그림이 제가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이라서 반가운 마음이 들더라고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져서, 요즘은 그림으로 힐링하고 있는데 제 마음과 통하는 책을 만나서 기쁨과 즐거움이 두 배가 된 것 같아요.

《오늘도 미술관에 갑니다》는 한이준 도슨트의 책이에요. 저자는 자신이 특별히 마음에 담고 있는 열한 명의 화가들을 소개하고 이들의 삶과 예술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실제로 미술관을 거닐며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네요. 일상 속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그려낸 클로드 모네, 생생한 현실을 그려낸 에두아르 모네, 여성들에게 직업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19세기 파리에서 화가로 살아남은 인상파 화가 베르트 모리조, 황홀한 황금빛 시대를 열었던 구스타프 클림트, 말이 필요없는 빈센트 반 고흐,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신스틸러로 등장하는 툴루즈 로트렉, 현대인의 불안과 우울을 가장 잘 이해할 것 같은 에드바르 뭉크, 다채로운 색채와 세련된 표현법의 대가 앙리 마티스, 20세기의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 20세기 미국 문화의 아이콘 앤디 워홀, 처절한 고통을 찬란한 예술로 승화시킨 프리다 칼로까지 예술가의 삶과 작품의 세계를 만날 수 있어요.

지치고 힘들 때는 모네의 그림으로 긍정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데, 맑고 화창한 오후에 푸르른 들판을 거닐고 있는 아내 카미유와 아들 장의 모습에서 행복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요. 너무 울적해서 그 어떤 것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펼쳐보기를 추천해요. 그림은 말하지 않지만 말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에드바르 뭉크의 <생 클루의 밤>은 어둡고 쓸쓸한 마음의 방을 보여주고, 프리다 칼로의 <인생이여, 만세>는 고통스러운 삶 위에 피어난 희망과 열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솔직히 앙리 마티스의 삶을 모를 때는 그의 작품 속에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긍정의 힘이 담겨있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어요. 간결하고 밝은 색채를 가볍게만 여겼는데 순수하고도 진지한 예술적 노력의 결정체였음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명랑함을 통해서만 구원의 길이 열린다'는 니체의 말이 떠올랐어요. 화가들의 인생을 모른다고 해서 그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 하등 문제될 것은 없지만 그들의 삶을 알고 이해할수록 감상의 깊이는 더할 수 있다는 걸 배웠네요. 끄적대는 낙서에도 마음이 보이는데, 하물며 위대한 예술가의 그림은 어떻겠어요. 마음과 영혼으로 빚어낸 작품들이기에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감동을 주네요. 마치 나만을 위한 미술관에서 훌륭한 도슨트의 안내를 받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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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필독 신문 2 -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읽어야 할 비문학 독해 이야기 중등 필독 신문 2
이현옥.이현주 지음 / 체인지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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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독해 이야기, 중학생을 위한 사고력 수업으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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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필독 신문 2 -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읽어야 할 비문학 독해 이야기 중등 필독 신문 2
이현옥.이현주 지음 / 체인지업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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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챗GPT 등장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많은 것들이 빠르게 바뀌고 있어요.

우리의 교육은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요. 지난해 정부는 AI 디지털교과서를 2025년부터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대부분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어요. 공교육 전반에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기 전에 학생들과 학부모,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인데 이를 무시하더니 졸속 추진 논란과 재정 부담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어요. 국내 청소년들의 문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이라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의문이 들어요. 우리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디지털교과서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교육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종이책도 읽지 않는 아이들에게 디지털교과서를 준다는 건 갓난쟁이에게 운동화를 신겨주고 뛰라는 얘기예요. 청소년을 위한 사고력 수업, 이 책을 통해 생각하고, 질문하고, 합리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사고력 훈련을 할 수 있어요.

《중등 필독 신문 2》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온 이현옥, 이현주 선생님이 함께 쓴 책이에요.

두 저자가 이 책을 펴낸 궁극적인 목적은 청소년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에요. 비판적 사고력이란 '정보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며, '단순한 정보의 수집을 넘어 정보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검토하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 (5p)이며, 여기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까지 첨가할 수 있다면 비판적 사고력이 제대로 발휘된 것이라고 설명하네요. 어떻게 하면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을까요. 이 책은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읽어야 할 비문학 독해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데, 수능에서 다루는 비독해 지문을 사고력 수업의 주제로 정해 생각의 폭을 확장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2권에서는 크게 IT, 정치, 생활, 역사, 국제, 철학이라는 여섯 가지 주제와 각 주제별로 10개의 토픽을 제공하고 있어요. 여기에 수록된 글들은 신문기사, 수능 출제 문제, 모의고사, 2024년부터 적용되는 개정 교육과정을 참고했고, 주제글 다음에는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라는 글을 통해 비판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마지막으로 '비판적 사고력 UP!'의 세 가지 질문이 나와 있어요. 다양한 주제 관련 글을 읽고, 이해하고, 제시된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사고력 훈련을 하는 거예요. 주제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내용을 차근차근 이해하고 나면 나름의 해석과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요. 역시 사고력의 기본은 독서, 그리고 독후 활동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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