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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로 읽는 수학 이야기 ㅣ 쉽고 재미있는 인문학 3
인동교 지음 / 시간과공간사 / 2024년 5월
평점 :
몸에 좋은 음식도 맛이 없으면 먹기가 힘들잖아요.
책도 마찬가지라서 아무리 유익한 내용도 지루하면 보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어렵고 딱딱한 주제일수록 재미있게 풀어낸 책을 선택하게 되는데, 특히 만화 그래픽 노블은 모두를 만족시키는 매력적인 장르인 것 같아요. 이 책의 저자인 인동교님은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이자 작가님으로 수학 이야기를 쓰고 그림까지 그렸다고 하네요. 인동교 선생님은 수학을 '어쨌거나 친해지기 힘든 우락부락한 빌런 같은 친구'라고 표현하면서, 이 친구가 어떻게 성장해 왔고 어떤 장점을 지녔는지를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해요. 빌런 같은 수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줄 그래픽 노블, 진짜 그래픽 노블이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펼쳐보게 만드네요.
《그래픽 노블로 읽는 수학 이야기》는 쉽고 재미있는 인문학 시리즈 세 번째 책이에요.
이 책은 수학사를 연구한 분들의 저작을 바탕으로 탄생한 수학 이야기예요. 수학의 역사 가운데 고대에서 근대까지 인물 중심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고 있어서 재미있어요.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 피타고라스로 시작해 헬레니즘 시대의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아폴로니오스, 디오판토스, 히파티아가 등장하고, 중세 시대에는 콰리즈미, 피보나치, 근대 시대에는 네이피어, 메르센, 데카르트, 페르마, 파스칼, 뉴턴, 라이프니츠, 오일러, 가우스, 갈루아를 만날 수 있어요. 여기에서 눈길을 끄는 시기는 천재들이 대거 등장한 근대인데, 20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알프레드 화이트헤드는 이런 얘기를 했대요. "17세기는 천재들의 시대다." (109p) 해석기하학을 창시한 데카르트, 미적분을 발명한 뉴턴과 라이프니츠 등 천재 수학자들 덕분에 다시금 수학의 황금기가 온 거예요. 재미있는 건 아이들이 수학과 과학을 배우면서 '도대체 누가 이걸 만들었길래 우리가 이 고생을 하는 거냐'고 투덜댔던, 바로 그 인물들이라는 거예요.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갑자기 천재 수학자들에 대한 애정이 생길 리는 없지만 적어도 수학을 좀 더 이해하고 가까워지는 계기는 된 것 같아요. 수학이 싫었던 건 잘 몰라서였고, 수학을 제대로 알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거예요. 뉴턴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신의 뜻을 뉴턴 이후에는 수학을 통해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수학은 신의 뜻을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개발되어 온 언어라고 할 수 있대요. 그러니 수학의 언어를 잘 못한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고 신의 섭리, 우주의 섭리, 자연의 섭리를 배워간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하면 좋을 것 같아요.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은 소설가 허먼 워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미적분을 배워 두는 게 좋을 거요. 신이 사용하는 언어니까요." (6p)
신이 "뉴턴이 있으라." 하시니 모든 것이 밝아졌다.
미적분이라는 수학적 언어를 발견하고 우주의 작동 원리를 설명한 그의 역사적 업적을 기리는 말이지.
역사는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동시에 미적분을 발견한 것으로 평가해.
하지만 미적분의 아이디어는 뉴턴이 먼저 생각해 냈다고 해.
파보나치, 파스칼, 페르마 등 대부분의 수학자는 '금수저'였어.
하지만 세계 3대 수학자에는 그들의 이름이 아닌 '흙수저' 뉴턴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 (168-16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