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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있는 인문 수업 사회학 ㅣ 호모아카데미쿠스 1
권재원 지음 / 이룸북 / 2016년 12월
평점 :
사회학 공부?
아마 지금 이 시기가 아니었다면 이 책은 제 손에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만큼 사회학이란 분야는 저와는 거리가 먼 분야였습니다.
전공 학생도 아니고,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닌 제가 왜 <쓸모 있는 인문 수업 사회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요.
그건 바로 책제목에서 드러납니다.
사회학 공부가 쓸모 있겠구나라는 생각?
나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나라는 반성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여러가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너무나 무기력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불평하면서도 바꿀 수 없을 거라는 자조감이랄까.
문제는 세상을 보는 나자신의 태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세상을 바꾸고 이끌어가는 건 나혼자의 힘으론 불가능하니까 그냥 사회 흐름에 순응하자 혹은 나몰라라 식의 무관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 책은 사회학 공부를 위한 입문서입니다.
사회학이란 무엇인가, 사회학은 어떻게 세상을 연구하는가, 사회학의 선구자들은 누가 있는가, 사회학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사회조직과 관료제 그리고 네트워크는 무엇인가, 세상은 왜 불평등한가, 사회변동의 과정과 원인은 무엇인가, 사생활은 정말 개인의 생활일까, 1차 집단의 붕괴와 사회적 자본의 고갈 현상, 여러가지 사회 문제, 사회변혁에 대한 여러 입장들, 사회운동의 변화와 흐름, 근대성의 문제와 비판이론 등이 내용이 나옵니다.
스스로 궁금하여 펼쳐든 책임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은 것은 이 사회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기초를 다지는 과정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보편타당한 상식이 통하려면 이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 스스로 배우고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학 이론에서 그치지 않고 좀더 깊이 있게 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합니다.
근래 청문회를 보니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들이 대통령의 사생활이라 말할 수 없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사회학을 조금이라도 배웠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 완전한 의미의 사생활은 성립할 수 없다는 걸 알았을텐데 안타깝습니다. 공적인 자리에 있으면서 권력으로 사익을 채워놓고는 공익을 핑계대며 책임을 회피하는 건 범죄라는 것도 알았을 겁니다. 증인을 비롯하여 당사자들은 아무도 모르는 일이 지금 우리 사회를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대로 배우고 알아야 합니다.
이미 똑똑하고 용기있는 국민들이 모여 사회 변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 사회를 바꾸는 힘은 국민에게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회학 공부를 책뿐만이 아니라 현실로 체험하고 있습니다. 부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아는 만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똑똑하면서 사악한 사람보다 더 공포스러운 건 무식하면서 사악한 사람이니까요.
"사회학은 마치 자신이 아프지 않다고 믿고 싶은 환자에게 냉정하게 어디가 아픈지 일러주는 의사 역할을 맡는다.
당장은 듣기 싫고 화가 나겠지만
결국 그 말을 듣지 않으면 병을 치료할 시기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에 문제가 생기면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도 본인의 노력과 무관하게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사회학은 우리가 사는 사회를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고마운 역할을 담당한다.
또 개인문제로 치부하던 문제의 상당수가 실은 사회문제임을 밝혀내 진정한 해결을 가능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사회학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도움은 자신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가능케 해준다는 점이다.
자아라는 내 고유한 가치는 강변한다고 해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라는 존재가 유일무이한 고정된 대상이 아니라 사실은 수많은 다른 나 그리고 우리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불편함을 받아들일 때 진정한 자아에 대해 이해가 성립한다." (59-6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