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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떨어진다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9
제임스 프렐러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12월
평점 :
" 떨어진다, 떨어졌다, 떨어지고 말았다.
차마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 (199p)
슬프다 못해 답답하고 화가 납니다.
왜 아무도 막지 못했던 걸까요?
따돌림 당하던 소녀에 대하여 친구였던 소년이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일기장을 통해서.
소년의 이름은 샘 프록터.
그리고 용기를 내어 말합니다. 모건을 위해서.
소녀의 이름은 모건 말렌입니다.
아이들에게 왕따 게임은 처음엔 장난이었지만 점점 잔인한 폭력으로 변해갔습니다.
"죽어라. 왜 사니. 죽어.
아무도 너 따위 신경 안 써.
못생긴 뚱땡이 짐승."
모건의 소셜미디어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익명의 글들...
단어 하나하나에 악의적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누구를 탓한다고 한들 모건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용서를 구한다고 한들 모건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일.
그래야만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을테니까.
샘은 모건에게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을 전합니다.
"넌 혼자가 아니야.
괜찮아질거야.
난 널 걱정하고 있어.
네 삶은 중요해.
네 옆에 내가 있잖아."
어쩌면 이 말들이야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꼭 해주어야 할 말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 늦기 전에...
모건이 샘에게 보낸 마지막 선물은 실비아 플라스가 쓴 <벨 자>라는 책입니다.
샘이 꼭 읽었으면 바랐던 책. 왜냐하면 모건은 이 책이 자신의 영혼 깊은 곳을 들여다본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샘은 친구였으니까. 하나뿐인 친구.
모건은 '나는 눈을 감았고 온 세상도 잠들었다'라는 문장에 빨간색 밑줄을 그어놓았습니다.
그렇게 모건은 마지막 인사를 남긴 것입니다.
모건의 언니 소피는 유서를 보여주진 않았지만 그 속에 좋은 이야기도 있었다고 전해줍니다.
말로는 전하지 못했던 모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누구나 떨어진다>는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비극이라는 것, 그러나 막을 수 있는 비극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세상에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함부로 괴롭힐 자격은 없습니다. 샘과 모건은 겨우 중학생 아이들이었습니다. 따돌림의 주동자였던 아테나는 원래 모건의 친구였습니다. 친구가 친구를 괴롭히는 일은 아무리 작은 장난일지라도 용납되어선 안 됩니다. 잘못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어리기 때문에 법적 처벌은 없겠지만 책임까지 없어지진 않으니까요. 샘의 말처럼 끝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그리고 지켜줘야 합니다. 서로가 떨어지지 않도록 꼬옥 붙잡아줘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