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토피아 ㅣ 책고래청소년
박나경 지음 / 책고래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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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예전에는 까끌까끌한 식감 때문에 날로 먹는 건 좋아하지 않았는데 입맛도 계속 변하나봐요.

깻잎의 빳빳하고 까끌한 식감조차도 신선하게 느껴지니 말이에요. 아삭아삭 상추와 함께 향긋한 깻잎은 여름 식욕을 돋우는 채소네요.

낯선 미국 땅에서 가족과 함께 깻잎을 키우며 성장해가는 소년의 이야기가 나왔네요.

《깻잎토피아》는 박나경 작가님의 첫 소설이라고 하네요.

현재 미국 미주리주의 세인트루이스에서 남편 마이크, 아들 노아와 함께 살고 있다는 저자는 이 소설을 완성하기까지 주인공의 세상에서 울고 웃으며 몸과 마음이 지글지글 보글보글했다고 하네요. 어쩐지 집필 과정 자체가 더 소설 같은 느낌이 드네요.

왜 하필 깻잎일까, 그건 주인공 노아가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인 소년이기 때문이에요. 노아는 미국에 오자마자 환경이 확 바뀌면서 식탁 위 음식이 많이 달라져서 문득 한국 음식이 그리웠던 모양이에요. 고기랑 같이 먹던 깻잎이 생각나서 화분에 깻잎을 키우기 시작했네요.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쌈 채소지만 미국에서는 생소하다 못해 이상하게 털이 난 허브로 보인다는 게 다소 충격이네요.

"이 넓은 세상에서, 깻잎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대한민국 사람 말고는 없다는 것. 아, 이럴 수가!

솔직히 나는 지구인 모두가 당연히 나처럼 깻잎을 먹는 줄 알았다. 깻잎도 그저 시금치나 오이, 당근처럼 평범한 야채 군단 중 하나로 생각하면서 컸다. 그런데 아니었다. 절대 아니었다. 깻잎은 그냥··· 깻잎이었다. 이런 존재는 어디에도 없었다. 한국 사람들은 깻잎을 좋아하고 즐겨 먹는다. ··· 그렇기에 나는 이 특수하고 난감한 잎에 대해 어떻게든 설명해 보고 싶어졌다. 내 친구들만 봐도 너무 답답하고, 이걸 생각하며 잠도 잘 오지 않았다. 그래도 막상 설명하려니 어깨가 무겁고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한데···"

(28-29p)

마치 깻잎처럼 이질적인 존재, 아마도 이주민으로서 겪는 문화적 차이와 어려움이 클 텐데 그러한 부분들을 텃밭에서 기르는 깻잎 이야기로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네요. 단순한 식물 키우기를 넘어 텃밭과 음식 그리고 가족의 따뜻한 유대감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라서 좋았네요. 무엇보다도 박나경 작가님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 있어서 뭔가 더 현실적이고 친밀한 가족 이야기로 느껴졌던 것 같아요. 깻잎 소년 노아의 초록빛 성장기라는 소개 문구처럼 노아의 새로운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네요. 노아의 친구들, 그리고 사랑 이야기로 발전하면 더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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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
라비니야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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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품고 있어서일까요.

일상을 기록하고, 그 기록으로 이야기 만드는 일을 사랑하는 라비니야의 책을 읽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라비니야의 《쓰는 동안 조금씩 어른이 되었다》는 '흔들리는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나를 위한 따뜻한 기록 수업'이라고 하네요.

저자는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며 얻은 경험과 깨달음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네요. 이 책은 모두를 위한 글쓰기 권장 도서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글을 써보세요, 얼마나 좋은지는 직접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고요. 사소한 기록이 무너져 있던 마음을 다독여주고 흔들리는 나를 단단하게 잡아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네요. 막상 쓰려고 하면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사람들을 위해 쓰기 위한 준비 과정인 쓰고 싶은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요. 논리적인 글쓰기의 경우는 기술이 필요할 수 있지만 나만의 이야기를 글로 적는 일은 마음 준비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쓰고 싶은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지, 쓰는 마음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는 거예요.

살면서 글쓰기 수업을 직접 참여해 본적은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 속 수강생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네요. 가볍게 수다를 떨듯이 일상의 관심사를 주제로 무엇이든 쓸 수 있는데 아무것도 쓰지 못하는 건 아직 쓸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저한테도 그런 시기가 있었고, 지나고 나니 조금 알겠더라고요. 가득 채워지면 저절로 흘러나오고, 비우면 다시 채워지는, 그런 이치라고 해야 할까요. 수업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라는 주제로 짧지만 완결성 있는 글을 가져왔다는 수강생의 일화가 그래서 더 인상 깊었나봐요. 좋은 글은 쓴 이의 진심이 담겨 있는 글인 것 같아요.

"글이라는 건 참 이상하다. 연결감이 깊은 동시에 마음을 흔드는 여진을 남긴다. 특히 누군가의 진심이나 오래 묵혀 두었던 상처가 스민 문장이 닿으면 새로운 울림을 만들고, 굳어 있던 감각을 깨운다. 시간이 흐를수록 수강생들은 꺼내놓기 어려운 자기 이야기를 조금씩 글 속에 담기 시작했다. 가족과의 불화,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시간, 난임으로 고생하다 결국 가정을 정리하게 된 사연까지, 각자의 속사정은 생각보다 깊고 복잡했다. ··· 수업이 끝나는 날 A는 말했다. '이제야 비로소 제 이야기를 글로 쓸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 같아요.' 희미하게 웃던 그녀의 얼굴에서 나는 오래 드리운 우울의 장막을 제 손으로 걷어내고, 기어이 자기 삶 안으로 빛을 들이려는 작은 가능성을 보았다. 매일 아침 눈 뜨는 일이 죽을 만큼 싫었던 스물여섯의 내가, 깊게 내려앉은 침울을 쓰고 또 지우개로 지우기를 반복하던 그해 여름처럼."

(22-24p)

어떤 것이든 흠모하는 대상 하나를 정해서, 오래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저자의 말처럼 글쓰기는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랑이든 사모하는 마음은 반드시 자취를 남기기에, 그 방식의 하나로 글쓰기를 해보라는 거예요. 사랑하는 기록으로 채워가는 삶, 상상만으로도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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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배우는 논술 - 세상을 뒤흔든 사건을 읽고 쓰는 나만의 판결문
곽한영 지음 / 해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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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건, 최신 쟁점을 주제로 사건을 읽고 나만의 판결문을 써보는 법교육 논술 교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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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배우는 논술 - 세상을 뒤흔든 사건을 읽고 쓰는 나만의 판결문
곽한영 지음 / 해냄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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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논술이라고 하면 일단 어렵다라는 편견이 있네요.

근데 여기에 더 복잡한 '법'으로 논술을 배운다니 몇 배는 더 어려운 게 아닐까 싶었는데 반전이 있었네요.

인기 드라마 가운데 종종 법정을 배경으로 한 내용들이 있잖아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말이죠. 법지식이 많지 않아도 재판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 전혀 문제가 되질 않는 건 인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이네요. 변호사와 검사의 치열한 공방전을 지켜보고 있으면 어느 쪽 주장이 더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는지를 가늠하게 되네요. 법정에서 벌어지는 토론이야말로 논술 교육을 위한 사례라고 볼 수 있는 거죠.

《법으로 배우는 논술》은 청소년을 위한 인문교양서네요.

대학에서 법교육을 담당하는 곽한영 교수는 고등학생인 둘째 아이가 법을 주제로 토론하는 동아리를 만드는데 함께 공부할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관련 교재를 찾게 되었고 마땅한 걸 찾지 못해서, 직접 만들어주게 된 것이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라고 하네요. 한 달에 한 번 기존의 사건 가운데 적절한 주제를 골라서 자료를 만들었고, 그렇게 1년 정도 도움을 주다 보니 이런 자료가 다른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한 권의 책으로 정리하게 된 거죠.

이 책은 단순히 읽는 책을 넘어서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직접 써 볼 수 있는, 자기주도 토론 논술 워크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서 법정 드라마를 언급했듯이, 이 책에서는 법과 관련된 열두 개의 주제를 각각 6단계 사고력 훈련법으로 재구성하여 청소년뿐 아니라 LEET(법학적성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 법과 관련된 사회적 쟁점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이 폭넓게 활용할 만한 교재네요. 각 주제마다 사건 개요, 당사자 인터뷰, 법정 토론, 내 생각 정리하기, 판결문 쓰기, 사건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학생들이 법교육을 통해 스스로 생각한 결론을 글로 쓰면서 체계적인 논술 훈련을 할 수 있네요. 사건 당사자를 인터뷰한 부분은 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사람이나 피해자와 사건을 담당하는 변화사의 대화를 보여주고 있어서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네요.

장발장 :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자그마치 19년, 나의 황금 같은 20대와 30대가 모두 흘러갔소. 그리고 누나와 조카들과는 완전히 소식이 끊기고 말았지. 불쌍한 사람들······. 이런 비극은 2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일어나고 있소. 나는 여기에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싶소.

변호사 : 그러니까 장발장 씨는 당시의 판결이 지나치게 가혹했고 그런 잔인한 사법 제도로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는 일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시는군요. 하지만 제가 기록을 꼼꼼히 살펴봤는데, 솔직히 판결 자체에 흠결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데요. 물론 운이 없으셨다는 생각은 듭니다만.

(202-203p)

변호사와 검사의 주장을 각각 들어보고, 그 주장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적은 다음에 지지 혹은 반박하는 자신의 의견을 적을 수 있네요.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써본 다음에 최종적으로 판결문을 쓰는데, 글의 형식은 사건명, 주문, 판결 이유 순으로 적어가네요. 장발장 사건을 보면서 2024년 발생한 '초코파이 절도 사건'이 떠오르네요. 1심 판결은 유죄였는데 2심 재판부는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네요. 이 사건은 엄밀하게는 장발장과는 결이 다른, 부당해고라는 숨겨진 의도가 있었지만 똑같은 사건에 대해 다른 판결을 내린 두 재판부를 비교해보는 계기였네요.

저자는 장발장 사건의 핵심 쟁점을 "범죄의 개인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와 "엄정하고 예외 없는 법 집행과 관용적인 법 집행 사이에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인가?" (219p)라고 정리하면서 정해진 답이 있는 게 아니라 사건마다 냉정하게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네요. 엄정한 법 집행과 온정주의의 양극단에서 균형을 잡아야 올바른 판결을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역생존권, 안락사, 역차별, 신앙, 절차, 증거, 전쟁범죄, 법 감정이라는 역사적 사건과 인권 문제와 더불어 자율주행자동차,생성형AI, AI 저작권와 같은 최신 이슈까지 사회적 쟁점을 두루 살펴보는 계기였고, 하나의 주제를 깊이 있게 접근하여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독해력, 논리적 글쓰기를 종합적으로 키울 수 있는 교재라서 유익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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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관계가 쉬워질 줄 알았는데 - 사람이 서툰 당신을 위한 심리학
성유미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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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싫으면 안 보면 그만, 이라면 그토록 고민할 이유가 없었겠지요.

직장 동료, 시댁과 처가와 같이 함부로 끊어낼 수 없는 관계에서 손절은 어려운 일이니까요.

갈등을 피하려고 계속 참다 보면 어느 순간 억눌린 감정들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고, 시한폭탄 같이 아슬아슬한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요.

《어른이 되면 관계가 쉬워질 줄 알았는데》는 인간관계로 괴로워하는 어른들을 위한 성유미 원장님의 심리 처방전이네요.

저자는 대한민국에 단 37명뿐인 국제정신분석가이자 20년 경력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고 하네요. 나이가 들수록 관계가 어려워지는 이유를 상대의 탓이 아닌 내 안에 '지키고 싶은 기준과 가치관'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네요. 그러니 관계를 끊는 방식이 아니라 나를 잃지 않으면서 기존 관계를 잘 이고 가는 힘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네요. 타인과 잘 지내려고 애쓰기 전에 먼저 나 자신과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네요. 핵심은 "나를 대하는 방식이 관계를 만든다" (83p)였네요. 나를 먼저 알아야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다는 거예요. 남들에겐 한없이 좋은 사람인데 정작 자기 자신에겐 소홀하다면 삶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네요. 내 인생의 중심이 '나'가 아니면 올바로 설 수 없으니까요.

이 책에서는 어떻게 '나'를 대해야 하는지, 타인과의 경계를 점검하며, 내 안에 숨어 있는 진짜 '나'를 발견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네요.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상대방의 행동에 내 감정을 덧씌우지 않는 연습'이었네요. 어떤 감정은 겉으로는 상대를 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 안에서 시작되어 때로는 타인을 이유 없이 공격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럴 때는 '마음 헤아림'이 필요하네요. 내 감정에서 한 걸음 물러나, 상대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애쓰는 것이 마음 헤아림이라는 거예요. 상대의 말이나 행동에 감정이 요동칠 때,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이 감정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물어야 해요. 상대가 실제로 한 행동 때문인지, 아니면 내 안의 뭔가가 건드려진 것인지 말이에요. 누구에게나 유독 쉽게 눌리는 마음의 버튼이 있어서 얼핏 사소해 보이는 상대의 말 한마디와 태도가 내 안의 오래된 상처를 정확히 저격하는 일이 생기거든요. 나의 발작 버튼을 알아야 감정과 행동 사이에 이성이 작동할 수 있고, 관계 안에서 폭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결국 내 안에 숨겨진 진짜 욕구와 감정을 꺼내어, 누르고 미뤄 두었던 그것들과 마주하고 확인해야 지켜야 할 '나'가 또렷해지면서 관계의 문제를 현명하게 풀어낼 수 있네요. 우리가 어른이 되었는데도 관계가 서툰 것은 자신을 잃지 않고 더 나은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나 자신을 돌아보며, 진짜 '나'를 찾는 것부터 차근차근, 스스로 배우고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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