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히스토리아 2 - 불멸의 소년과 떠나는 역사 시간여행
교육공동체 나다 지음, 송동근 그림 / 북인더갭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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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에는 너무 아쉽다.

역사가 계속 되는 한, 피터의 질문도 끝나지 않았는데 이 책은 2권으로 끝났다니 뭔가 허전하다.

아무리 불멸의 소년이라고 해도, 수많은 역사의 현장에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읽는 이들에게는 너무 짧은 역사 시간여행이 아닌가 싶다.

2권은 근현대사 이야기다. 프랑스 혁명과 산업혁명, 그리고 20세기 세계대전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 속에 피터가 함께 한다. 인상적인 부분은 1960년대를 살았던 미국 소녀 메어리 이야기다. 혁명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여성의 참정권이 주어진 건 1945년이고, 미국 역시 법적인 노예 해방은 1865년이지만 20세기 중반까지 노골적인 흑인 차별이 있었다.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은 차별에 대한 흑인들의 운동으로 1956년 흑인 차별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결이 내려졌고 그 때 흑인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등장한다. 그는 흑인인권운동으로 1964년 노벨 평화상을 받지만 1968년 암살당한다. 메어리는 백인 소녀지만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 소식을 듣고 분노한다. 그리고 역사를 배우면서 더욱 차별의 부당함을 느끼게 된다. 히피족 캐시를 만난 메어리는 새로운 이름, 메어리 허스토리아로 다시 태어난다.

아마도 많은 소녀들이 역사를 배우면서 느낀 의문점일 것이다. 왜 역사는 남자만을 이야기하는가?

주인공 피터가 어린 소년이긴 하지만 남자로 설정한 것도 우리의 지난 역사가 여자 혼자 여행하기에는 불가능한 상황을 고려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마법이나 타임머신이 등장하지 않고서는 힘들다. 어찌됐든 영화처럼 불멸의 존재가 몇 천년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살고 있다는 설정은 매우 흥미롭다. 더군다나 마지막에 히피족 캐시가 이후에 유명한 여성해방운동가가 되어 여전히 소년의 모습을 한 피터를 만나는 장면은 정말 재미있다. 왠지 세상 어딘가에 피터와 같은 불멸의 존재가 있을 것만 같다. 피터가 굳이 과거에 만났던 캐시를 다시 만난 것은 현대사회는 신분증 없이 여행을 다닐 수 없기 때문에 부탁을 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캐시는 흔쾌히 법적인 신분을 위해 피터의 엄마가 되어준다. 마지막에 피터는 캐시와 함께 자신의 고향, 이라크를 찾아간다. 전쟁이 일어날 줄 알면서도 그 곳을 찾은 것은......

역사는 여전히 흘러간다. 거대한 강처럼.

우리는 작은 물방울과 같은 존재지만 그 물방울이 없다면 강은 흐를 수 없을 것이다.

흥미롭고 신비한 소년 피터와 함께 죽은 역사가 아닌 생생한 역사를 보면서 우리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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