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원의 생명 공부 - 17가지 질문으로 푸는 생명 과학 입문
송기원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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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원의 생명 공부》는 송기원 교수님의 일반인을 위한 생명 과학 수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생명 과학의 핵심 질문 17가지에 대한 궁금증을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가고 있어요.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이 생명 과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해요. 생명 과학 연구 내용이 우리 인간의 일상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21세기가 생명 과학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될 것이며 생명 과학이 사회 경제적으로 전 인류의 삶의 형태를 바꿀 수 있음을 간파한 미국의 명문 대학들은 생물학이나 생명 과학을 전교생 필수 과목으로 지정했다고 해요. 대학에서 생명 과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저자도 그 점을 인식해서 2003년 가을부터 인문 사회 계열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 과학이란 무엇인가' 수업을 개설했고, 이 강의를 진행하면서 과학과 대중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배울 수 있었으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 과학의 내용을 전하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먼저 생명 과학은 어렵고 지루할 것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Q&A 방식으로 핵심만을 쏙쏙 전달해주고 있어요.

우리는 모두 생명체이고 우리가 모여 사는 사회도 계속 진화하는 생명체의 속성을 갖는 유기체이므로 생명 과학에 관한 세부적인 지식보다는 모든 생명체를 관통하는 기본 논리를 이해한다면 생명이 사는 세상을 단순하고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거예요. 생명 과학의 발달 내용을 일반인들이 알아야 하는 이유는 생명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윤리적 사회적 문제는 바로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에요. 생명 과학의 문제가 무엇인지, 우리가 알아야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할 수 있고 대응할 수 있어요.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정보를 얻게 되었지만 올바른 정보와 지식을 가려내는 능력은 개인의 몫이라서 생명 과학을 비롯한 첨단 과학과 기술에 관한 지식들은 스스로 공부해야만 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생명 과학에 관한 다양한 영역의 기본 지식을 알려주는 일반인의 교과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생명체는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생명의 기능 단위는 무엇인가 등등 열일곱 가지 질문은 생명 과학의 핵심이라고 할 만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생명의 본질로 시작해 생명의 기원, 구성, 단위, 정보, 정보의 해독, 변형과 합성, 교정과 편집, 재생산, 발생과 분화, 생명 재생산 기술의 함의, 생명과 노화, 감염, 반응, 정체성, 항상성 그리고 마지막에 가장 중요한 생명과 윤리를 다루고 있어요. 그동안 생명 과학 기술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이용되는 것에 모든 사람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결핍과 노화가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하는 시도들은 생명체의 한 종인 인간의 정체성과 인간의 본질이라는 측면에서 고민해봐야 할 문제예요. "인간의 존엄성은 '유한성'과 '불완전성'에서 나오는 것이며 결핍을 포함한 개개의 개성이 개체를 특별하게 해 준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명 과학 기술 앞에서 선택이 필요할 때 그냥 우리를 하나의 생명체로 받아들이는 겸손함이 절실한 것 같다." (357p) 라는 저자의 생각에 매우 동의해요. 모든 과학과 기술 영역에서 세부화된 영역의 발전이 이 사회에 어떻게 확장되고 어떤 윤리적 문제를 가져올 것인지를 예상하고 고민하는 일은 우리 자신의 미래가 걸린 문제예요. 결국 생명 과학에 대한 공부는 나 자신을 이해하고 우리 사회, 이 세상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밑거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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