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자의 생각법 - 생각의 지름길을 찾아내는 기술
마커스 드 사토이 지음 / 북라이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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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사람이라면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에 주목하길 바란다.

나는 인간의 게으름이 기계의 무자비한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신이 내린 구원의 은총이라고 생각한다.

게으름은 일을 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데 있어 매우 핵심적인 부분이다. 게으름과 힘든 일을 피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에서 비롯된 혁신과 진보에는 많은 사례가 있다. 과학적 발견은 열심히 일할 때보다는 종종 느긋하게 쉬는 상태에서 일어난다. 게으름을 피운다고 해서 아무것도 전혀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정말 중요하다. 지름길을 찾는 것은 종종 무척 힘든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 된다. 매우 역설적인 일이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지름길을 찾는 이유는 힘든 일을 피하고 싶기 때문인데 오히려 고민하는 시간이 폭발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말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가장 어려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지적인 일'이다." (25-26p)


《수학자의 생각법》은 영국의 수학자 마커스 드 사토이의 책이에요.

저자는 왜 수학자가 되고 싶었는지, 어린 시절의 일화를 들려주고 있어요. 열두 살 무렵, 수학 선생님은 생각의 지름길에 관한 내용이라면서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라는 아홉 살 소년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얘들아, 이게 바로 수학이란다. 지름길을 찾는 학문이지." (13p) 라고 말했고, 그때 '더 듣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대요. 우리가 가고 싶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각의 지름길'이 필요한데, 바로 수학이 생각의 지름길을 찾는 기술을 알려준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이 책은 그동안 수학자들이 발견한 여러 종류의 지름길을 살펴보는, 즉 '지름길의 세계'를 탐험하는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는 이 한 권의 책으로 수학자들이 수 세기에 걸쳐 발견한 위대한 지름길들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이 책 자체가 '생각의 지름길'로 향하는 지름길인 거예요. 여기에는 모두 열 개의 지름길이 펼쳐지는데, 패턴의 지름길, 계산의 지름길, 언어의 지름길, 기하학의 지름길, 다이어그램의 지름길, 미적분의 지름길, 데이터의 지름길, 확률의 지름길이 있고, 각각의 지름길 끝에는 '쉬어가기' 코너가 있어서 다른 분야에 존재하는 지름길 혹은 지름길의 부재를 만날 수 있어요. 처음 등장하는 패턴의 지름길을 살펴보면서 어릴 때 즐겨하던 게임이 떠올랐어요. 퍼즐, 퀴즈, 다양한 문제를 풀면서 재미있게 놀이를 즐기는 과정이 패턴을 찾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고 생각의 지름길로 가는 길이었다니 신기했어요. 복잡한 개념을 표현하는 좋은 표기법이나 지루한 계산과정을 줄여주는 수학 공식은 문제 해결에 매우 중요한 지름길이 되었어요. 디지털 세계를 이루는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수학자들은 전체를 다 조사하지 않고도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영리한 지름길을 발견했는데 그 중 하나는 영국 유전학자이자 통계전문가 프랜시스 골턴 경이 생각해낸 지름길로 많은 수의 평범한 사람의 힘을 빌리는 것, 즉 집단지성의 힘이에요.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한 사람이 울타리를 칠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많은 사람이 붙으면 그 일을 빨리 끝낼 수 있듯이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것은 통찰력을 얻는 훌륭한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 증명됐어요. 또한 불확실성을 수치화하는 확률에 대한 수학적 이론은 경로들을 분석하여 목표를 향한 지름길을 찾는 데 있어 강력한 방법이며, 위험 자체를 제거해주지는 못하지만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훨씬 더 나은 지도를 갖는다고 볼 수 있어요. 수학이 안내하는 지름길을 따라가다 보니 세상에 수학이 없었다면 어쩔 뻔 했나 싶을 정도로 수학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물론 생각의 지름길이 통하는 않는 영역도 있지만 우리가 해결하려는 문제에 지름길이 있느냐 없느냐를 알아차리는 것 또한 생각의 지름길이기에 더 나은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지름길의 탐험은 계속 될 거예요. 역사적으로 인류의 지혜는 수학이라는 지름길에서 얻은 보물이라는 걸 발견하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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