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안의 거울, DNA 이야기 - 읽다 보면 푹 빠지는 유전자 박사님의 생명과학 강의
이영일 지음 / 리스컴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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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프랑스 화가 고갱의 유명한 작품 이름이지만,

이것은 생명공학을 관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유전자를 알면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모든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4p)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철학적인 접근은 익숙한데 과학적인 접근은 새로운 것 같아요.

그동안 생명과학 분야는 유전자 재조합, 유전 정보 읽기, 유전체 편집, 노화에 대한 도전 등 놀라운 이슈들과 함께 발전해왔고, 그 지식과 도구들을 활용하여 인간 스스로를 이해하고 바꾸어왔다는 사실이 너무나 놀랍고 신기해요.

《내 몸 안의 거울, DNA 이야기》는 40여 년간 돌연변이를 연구해온 유전자 박사님의 생명과학 강의를 담은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생명과학의 핵심이자 생명 진화의 산물인 돌연변이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먼저 유전자의 정체에 대해 설명해주고, 유전자 변이가 왜 생기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에 유전적으로 똑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요. 하물며 일란성 쌍둥이도 DNA가 100% 똑같지 않은데 그 이유는 뭘까요. 생물은 본래 유전 정보를 고스란히 똑같이 후대에 넘겨주려는 DNA 본능을 지녔지만 복제하는 과정이 간단하지 않다고 해요. DNA 가닥을 펼쳐 놓으면 길이가 2미터이며, 그 가닥이 실타래처럼 꼬였다가 풀리는 과정에서 DNA의 염기가 바뀌거나 염색체 이상이 생기는데 이런 현상을 염색체 교차 또는 키아스마라고 부른대요. 염색체 교차는 이전에 없었던 암수의 유전자 교환 방식으로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원인이 되고, 이것은 멘델의 유전법칙에 적용되지 않는 돌연변이라고 할 수 있어요. 대부분의 유전변이는 무작위로 발생해서 생명체에게 이롭게 작용하는 형질은 자연선택에 의해 살아남고, 불리한 형질은 도태되는데 진화는 이런 과정이 누적되어 이루어진 거예요. 현재는 인간 게놈 지도가 완성되면서 이전에 밝히지 못했던 미확인 유전자 배열을 모두 해독하며 인간 유전체 염기서열이 100% 밝혀지게 되었고, DNA 염기서열 지도를 통해 유전성 질병의 요인과 암, 고혈압, 조현병,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복잡한 질병의 원인도 밝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기존의 생명과학이 식물 품종 개량을 중심으로 연구했다면 21세기에는 유전자 조작과 합성을 중심으로 하는 신생명공학 전성시대가 되었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질병 예방과 치료에 유전자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돌연변이 작물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어서 국내 돌연변이 연구의 현주소를 이해할 수 있어요. 생명과학 강의 덕분에 인류가 어떻게 변해왔고, 변할 것이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배우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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