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찾은 보약 - 한의사 딸과 엄마가
권해진.김미옥 지음, 장순일 일러스트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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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딸과 엄마가 텃밭에서 찾은 보약》는 건강 필독서라고 할 수 있어요.

딱딱하게 지식만 전달하는 책이 아니라 따뜻한 밥상 같은 책이라서 일 년 365일 곁에 두고 챙기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봄에 걸쳐 텃밭에서 키우는 채소의 효능을 알려주고, 즐거운 텃밭 이야기와 엄마의 손맛 레시피가 예쁜 그림과 함께 소개되어 있어요. 텃밭과 제철 요리가 사진 대신 그림으로 나와 있는데 텃밭 동화책을 내신 식물 세밀화 작가 장순일 선생님의 그림이라서 더 정겹고 예쁜 것 같아요. 5월의 주인공 채소는 부추예요.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소화에 도움이 되고 해독작용을 하여 간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데 그 설명이 알기 쉽게 잘 나와 있어요. 부추의 잎은 한약재로 쓰이지 않지만 『동의보감』에 '구채'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데, 구채는 따뜻한 성질을 지녀서 찬 성질의 돼지고기와 같이 먹기에 좋아요. 부추의 종자, 씨앗은 '구자'는 가을에 채취해서 살짝 볶아 약재로 사용하는데 콩팥의 기운을 올려주는 효능이 있고, 부추의 뿌리인 '구근'은 한의서에 어혈을 치료하는 약으로 등장한대요. 구자와 마찬가지로 맵고 따뜻한 약재로 분류해 허하면서 내부에 열이 있거나 열로 인해 종기가 생긴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고 해요. 부추는 몸이 찬 사람에겐 보약이지만 열이 많은 사람은 피해야 할 채소인 거죠. 저자의 텃밭에서 키우는 부추는 특별한 사연이 있어요. 원래 봄이 되면 시부모님이 겨우내 키운 작물을 보내주셨대요. 그때 시어머니는 택배를 부치면서 늘 이렇게 말씀하셨대요. "아시정구지는 맏사위도 안 준다고 하는 기다." (40p) 경상도에서는 부추를 '정구지'라고 부르는데, '아시'는 경상도 방언으로 '맨 처음'을 뜻한대요. 아시정구지는 겨울을 견디고 나온 초벌부추를 이르는 말로, 그만큼 귀하고 몸에 좋은 봄맞이 채소인 거예요. 시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이제는 택배가 오지 않지만 시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경주 밭에 있던 부추를 뿌리째 캐서 저자의 텃밭에 옮겨 심었더니 매년 알차게 부추를 맛보게 되었대요. 그러니 경기도 고양시 텃밭에서 자라는 부추의 고향은 시댁이 있던 경주인 거죠. 매년 봄에 부추를 수확해서 맛있게 요리해서 먹는 마음이 특별하고 애틋할 것 같아요. 엄마의 손맛 레시피인 '부추오이김치'는 딱 이맘때 먹는 최애 음식인데 얼른 만들어 먹어야겠어요. 더위가 시작되는 6월에는 완두, 7월에는 자소엽, 8월에는 옥수수, 9월에는 도라지, 10월에는 땅콩, 11월에는 생강, 12월에는 늙은 호박, 1월에는 팥, 2월에는 당귀, 다시 봄이 오는 3월에는 냉이, 4월에는 두릅, 5월에는 민들레까지 계절마다 제철 채소로 건강을 챙겨야겠어요. 책 맨뒤에는 '사계절 텃밭 일지'가 나와 있어서 텃밭 작물을 키우려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텃밭 일지를 보며 직접 자신이 가꾼 텃밭 일지를 작성할 수 있어요. 한 번 읽고 마는 책이 아니라 사계절 내내 봐야 할 책이네요. 앞으로는 열다섯 가지의 채소, 일상 보약을 챙겨 먹어야겠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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