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2 진주성 - 전라도로 가는 마지막 관문
정용연 그림, 권숯돌 글 / 레드리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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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2 진주성 : 전라도로 가는 마지막 관문》은 그래픽노블로 만나는 우리 역사책이에요.

이 책은 정용연 작가님과 권숯돌 작가님이 협업한 두 번째 작품이에요. 처음 협업한 작품인 <의병장 희순>을 통해 조선 최초의 여성 의병장이자 독립운동가 윤희순 의사의 일대기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면, 이번에는 행주대첩과 한산도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이라고 불리는 진주대첩 중 제1차 진주성 전투를 승리로 이끈 영웅들을 만날 수 있어요.

우리 역사를 교과서로 배우던 시절에 정말 공부하기 싫었던 시대가 바로 16세기 조선시대였어요. 지배층의 편당, 정치기강의 해이, 세제 문란 등의 폐단으로 민심이 이반되었고, 이러한 민심의 이반과 연계된 폐단들이 모두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이전부터 나타났고 위정자도 알고 있었지만 시정하기는커녕 당파 싸움만 했어요. 이 틈을 노린 일본의 침략이 일어난 해가 1592년(임진년) 조선 선조25년이었어요.

이 책에서는 임진년 음력 4월부터 10월 10일까지, 제1차 진주성 전투를 보여주고 있어요. 일본의 선봉대가 부산에 상륙하여 손쉽게 함락한 뒤 파죽지세로 북상할 때 조선군은 대부분의 전투에서 패하거나 싸우지 않고 도망쳤는데, 조선의 최정예부대였던 신립의 군대마저 패배했다는 소식이 조선조정에 전해지자 선조는 피난을 결정했어요. 나랏님이 백성을 버리고 달아나니 망국이 시작됐다는 가담항설은 현실이 되어 전쟁의 공포가 약탈과 겁화로 바뀌었어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진주 목사 이경은 지리산으로 피신했다가 병사하자 진주 판관 김시민이 진주 목사가 되어 성민들을 안심시켜 진주성으로 돌아왔어요. 여기에선 치열했던 진주성 전투 장면을 통해 준비된 리더인 김시민뿐만이 아니라 함께 싸웠던 수많은 민초들이 진주성을 지켜낸 영웅들이라는 걸 보여주고 있어요.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넘어가는 길목 진주에서 벌어진 전투, 1592년 제1차 진주성 전투는 단순히 전라도 땅을 지켜낸 전투라는 의미를 넘어 임진왜란이 발발한 후 조선이 수성전에서 일본군을 완벽하게 물리친 첫 전투였다는 점에서 전쟁의 판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전투예요. 이 전투에서 진주 목사 김시민은 왜군이 쏜 탄환을 맞고 며칠 동안 사경을 헤매다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으니 우리에겐 너무도 안타깝고 슬픈 결말이에요. 당시 일본에서는 이 진주성 전투의 충격이 너무 커서 김시민의 이름을 모쿠소(목사의 일본식 발음)라고 부르며 두려워했고, 제2차 진주성 전투가 앞선 전투의 복수를 위한 것일 정도로 일본에게 준 충격은 다른 대첩들만큼 컸다고 볼 수 있어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진주성 참패에 분노하여 진주대첩 승리의 주역인 김시민이 여전히 살아있는 줄 알고 그의 목을 베어 오도록 명령하였고, 보복의 성격이 강한 제2차 진주성 전투로 이어졌다고 해요. 1592년부터 7년간 조선에 상륙한 왜군의 수를 합치면 29만 8,700명, 이 왜군이 우리 땅에서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유린했다는 비극적인 역사 속에 세 번의 대첩 승리는 강인한 민족 정신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진주성 전투 이야기는 과거 역사에 머물지 않고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묻고 있어요. 우리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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