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강의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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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강의》는 이어령 교수님이 젊은이들에게 남긴 인문학 강의라고 할 수 있어요.

이어령 교수님이 우리 곁을 떠난 지 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글을 통해 그 지혜와 통찰을 배울 수 있어서 읽을 때마다 감사해요.

이 책에서는 선생님의 수많은 강연 중에서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10편을 가려 모아 소개하고 있어요. 2021년 서울대학교 후기 학위수여식 축사로 시작되는 첫 장에서는 그때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라서, "1백 년 가까운 서울대 역사 가운데 오늘 같은 졸업식을 치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좋든 궂든 여러분은 비대면 강의를 듣고 학위를 취득한 최초의 그룹에 속한 졸업생이 된 것입니다. 역설적으로 디지털 세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앞당겨 학습하게 되었고, 동시에 살결 냄새 나는 오프라인의 아날로그 세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깨달았을 것입니다." (14-15p) 라면서 "자타와 공사의 담을 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만들어가는 주역" (17p) 이라는 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이제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회복해가는 과정에 있지만 성장률 하락에 따른 장기 침체 위기와 저출산으로 인한 국가 소멸 위기, 가계부채와 자영업 위기 등등 다중의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도 진정한 어른, 진정한 스승의 지혜가 필요한 것 같아요.

"여러분이 지금 뭘 해야 할지 몰라서 방황한다면 평생을 방황할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의 선진화는 거창한 구호로 실천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이 이런 사회에서 살고 싶으니 이런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의 총합이에요. (···) 나의 삶은 온 우주에 하나밖에 없는 삶이다. 따라서 내가 살아가야 할 환경은 남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미래는 저절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진취적이고 능동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94-95p)

젊은이들에게 당부하는 이야기에서 핵심은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라는 거예요.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이기에 내가 나를 바꿀 수 있어요. 변화는 메타 의식이 없으면 불가능해요. 새로운 세상을 원한다면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실존적인 결단과 실행이 중요해요. 불과 2년 전만 해도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 기뻐했는데 정치·사회는 후진적인 요소가 너무 많아 부조화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 같아요. 저자는 격차 없는 사회가 선진사회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정신적인 격차, 지식의 격차, 재산의 격차 등 격차가 없어지려면 어울림과 조화가 이루어져야 해요. 그러니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이들에게 휩쓸리지 말고 선진화로 가는 길에 앞장서면 되는 거예요. 엘리트를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표준으로 하여 모든 분야를 엘리트 수준을 다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에요.

마지막으로 2009년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융합포럼에서, "지금까지 흩어져 있던 자원, 모순 속에서 분열되어 있던 갈등의 구조들을 통합의 양상으로 바꾸고, 38억 년 동안 진화해온 자연의 슬기를 배워야 합니다. 결국 융합 기술은 바이오미미크리를 향하게 될 것이며, 바이오미미크리를 하는 나라가 녹색 성장이라든지 새로운 교육, 산업, 문화 모든 면에서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375p) 라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주네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유효한 지혜와 슬기를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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