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칼과 정치는 다름이 없다 - 전국시대를 방랑한 한 유학자의 삶과 꿈
유문상 지음 / 렛츠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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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고전을 읽으면서 새삼 감탄하게 돼요.

그 옛날에 이토록 날카로운 통찰과 지혜라니!

《맹자, 칼과 정치는 다름이 없다》는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맹자의 삶과 사상을 담은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맹자의 성장기로 시작하여 춘추시대와 전국시대라는 시대적 배경과 함께 맹자의 행적을 따라 맹자의 사상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네요.

맹자의 사상과 언행을 기록한 책이 『맹자』인데 <양혜왕장>부터 <진심장>까지 총 7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장인 <양혜왕장>에는 왕도정치에 대한 맹자의 사상이 집중적으로 수록되어 있고 맹자가 왕도정치에 관해 양혜왕과 주고받은 대화뿐 아니라 다른 나라 제후들과의 대화 내용이 실려 있다고 해요. 맹자는 공자와 마찬가지로 제자들과 함께 천하를 떠돌며 이상정치의 실현을 위해 애썼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종국에는 제자들과 더불어 후학양성으로 만년을 보냈다고 하네요.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맹자의 대표적인 사상인 왕도라는 개념이에요. 맹자가 왕도의 핵심개념으로 사용한 인의(仁義)는 공자가 인간이 갖추어야 할 주요덕목으로 본 것이며, 모든 덕의 기본과 바탕으로 인(仁)을, 실천덕목으로는 의를 꼽았어요. 왕도와 패도는 백성의 마음을 얻는 것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드러나는데, 힘으로써 사람을 굴복시키는 것은 마음으로부터 복종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덕으로써 사람을 복종하게 하는 것은 진실로 복종하는 것이라고 했어요. 하(夏)의 마지막 왕 걸(桀)과 상(商)의 마지막 왕 주(紂)는 폭정으로 천하를 잃었는데, 이는 백성을 잃었기 때문이고 백성을 잃었다는 의미는 백성의 마음을 잃었다는 거예요. 천하를 얻으려면 백성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데, 맹자는 백성의 마음을 얻는 방법으로 『논어』에서 공자가 '인(仁)'과 '서(恕)'의 의미로 공통적으로 언급한 '자기가 원치 않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지 말라' (417p)를 응용하여 천명에 따라 인정을 베풀어야 민심을 잃지 않는다고 했어요. 천명사상은 백성을 두려워하고 존중해야 하는 민본정치의 사상적 근거가 되고 있어요. 또한 맹자는 벼슬을 하려는 자들이 가져야 할 것은 도덕성이며, 이 도덕성이 붕괴되어 나라가 파탄나는 상황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어요. "어질고 현명한 사람을 신뢰하지 않으면 나라는 (사람이 없는 듯) 공허하고, 예와 의로움이 없으면 상하가 문란하고, 제대로 된 정강이 없으면 재물의 쓰임이 부족하다." (442p) 나라를 망치는 요인 세 가지는 인재등용의 실패, 공무원의 기강 해이, 정치 강령의 빈곤으로 본 거죠. 혼란한 시대를 살았던 맹자는 인간다움을 실현하기 위하여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았는데,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만 육체의 욕구 등에 의해 그 본성이 발휘되지 못하므로 그 욕구를 절제하는 방법으로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한 거예요. 현재 우리 사회도 인간다움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어요. 맹자는 잃어버린 본래의 마음을 되찾아야 한다면서 '구방심(求放心)'이 학문의 목적이라고 했는데,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배우고 있는지 깊이 반성해야 할 것 같아요. 공자도 "사람이 불인(不仁 : 어질지 못함)이면, 예가 무슨 소용이며 음악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284p)라고 했어요. 나라를 망치는 것은 불인한 자가 위에 있으면서 아랫사람을 무례하게 대하고 백성은 본받아 배울 것이 없는 것에서 일어난다고 했어요. 공자왈, 맹자왈... 옛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네요. 인간의 마땅한 도리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 모두가 가야 할 길이네요.



맹자가 말했다. "살인할 때 몽둥이나 칼로써 하는 것이 차이가 있습니까?"

양혜왕이 말했다. "차이가 없소이다."

맹자가 말했다. "그럼 칼이나 정치로써 사람을 죽이는 건 차이가 있습니까?"

양혜왕이 말했다. "차이가 없소이다."

이어서 맹자가 말했다. "수라간에는 두툼한 고기가 있고 마구간에는 살찐 말이 있으나 백성은 허기진 얼굴을 하고 들판에는 굶주려 죽은 시체들이 즐비하다면 이것은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게 하는 꼴입니다."

맹자는 칼이나 몽둥이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나 정책의 부재 등으로 사람을 죽게 만드는 것이 별반 다르지 않음을 논리적으로 비유하며 말한다. 따라서 군주가 자신의 배만 채우고 자신이 애용하는 말은 살찌게 하면서 백성을 굶어 죽게 만드는 것은 칼이나 몽둥이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고 보았다. (1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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