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워크 - 가정과 자유 시간을 위한 투쟁의 역사
헬렌 헤스터.닉 서르닉 지음, 박다솜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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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워크》는 일의 미래를 다룬 책이에요.

이 책의 핵심은 시간이에요. 자본주의 아래서 우리의 시간은 많은 부분이 노동으로 채워져 있어서 우리 소유가 아니라고 볼 수 있어요.

저자들은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물음이 의미 있게 던져지려면 우선 우리의 시간이 우리 소유여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의 시간이 자유 시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하는 노동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임금노동이 아니라 재생산 노동이에요. 재생산 노동이란 육아, 돌봄, 집안일 등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활동인데 임금을 받는 노동이 아니라서 그동안 진짜 일로 인정받지 못했어요. 가사노동은 금전적 이득과 구별되며 여성이 주도하는 역할로 고착화되면서, 가정내에서 이루어지는 무보수 재생산 노동의 양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거죠. 이 책에서는 사회 재생산 노동으로 일컬어지는 가사노동에 관한 역사와 논쟁을 살펴봄으로써 불평등하고 억압적인 현실에서 벗어나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을 극대화하는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요. 과거에 비해 한국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높아졌지만 OECD 평균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며, 돌봄 의무를 지고 있는 여성을 노동력에서 배제시키는 데 일조했어요. 한국의 젠더 임금 격차는 아주 크고, 여성에게 가정 내 무보수 돌봄 노동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초저출산, 인구절벽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볼 수 있어요. 두 저자는 한국 사회야말로 일과 가정과 자유 시간에 대한 접근법이 필요할 거라고 했는데 매우 공감하네요. 탈노동 사회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현실을 더 나은 사회로 만드는 과정의 일부라는 것, 우리가 자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필수 노동을 최소화하려 하는 이유를 제대로 이해할 때 현실적인 부분들이 바뀔 수 있어요. 사회 재생산을 위한 탈노동 미래를 가능하게 만들 제안들을 정부 차원에서 구체적인 대책으로 마련할 수 있다면 희망이 있다고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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