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게임 2
박상우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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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사방이 다 막혀버린 것처럼 답답한 순간이 있어요.

그럴 때 문득 상상한 적이 있어요.

이건 현실이 아니다, 이건 꿈이다.... 물론 부질 없는 짓이지만 가끔은 상상의 힘이 필요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운명 게임>은 꽤나 독특한 소설이에요. 

주인공 이보리는 불교가 아닌 샤카무니의 깨달음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이보리는 자신을 '이보리'라고 칭하면서 타인을 대하듯이 자신의 말을 전하고 있어요.

솔직히 1권을 읽으면서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종잡을 수 없었어요.

창조주라는 신과 그들의 창조물인 인간의 관계가 종교를 뛰어넘어 우주로 확장되고 있어서, SF 소설이 되고 있었으니까요.

이보리는 세상을 사는 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보기'라고 이야기했어요. 

이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 샤카무니를 석가모니라고 부르고, 이 세 문장을 '무아(無我)'라고 압축한 건 중국 불교의 영향인데, 문장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굳이 경전을 읽을 필요 없이 바로보기가 가능하다고 말했어요.

그러나 이 정도의 설명으로 그 뜻을 이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소설가는 그 의미를 알려주기 위한 소설을 쓴 거예요.

인류의 역사, 철학, 과학... 또 어떤 지식이 필요할까요. 어쩌면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은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깨달음으로 봐야 할 것 같아요.

우주적 존재와 미션의 등장은 설득을 위한 새로운 장치라고 생각해요. 거대한 세계 앞에서 우리는 한낱 미시적 존재이므로.

'인생이 나의 것이 아니라는 진실'에 대하여, 소설가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어요.

소설은 소설일 뿐.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진실 여부를 판단하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굳이 토론의 장으로 끌고 가지 않기를.

2권까지 다 읽고나니 한 가지는 확실히 알 것 같아요. 운명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해결의 열쇠는 무엇인가?"

아홉 영 중 다른 하나가 이보리에게 다시 묻는다.

"사랑과 감사입니다."

"사랑과 감사는 상승 차원의 답인데, 그것은 자율충천의 반영인가?"

"사랑과 감사가 샤카무니의 일깨움으로 생성되는 상승 차원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나의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아니다, 이것은 나의 자아가 아니다'가 실현되면

이 우주에는 오직 사랑과 감사만 충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226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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