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퍼시픽 실험 - 중국과 미국은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하는가
매트 시한 지음, 박영준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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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 사는 노인이 말馬을 잃어버렸다.

그것이 축복이 아닌지 어떻게 알까?"

    - 중국 격언 


<트랜스퍼시픽 실험>의 첫 장에 적혀 있는 문구입니다.

우리가 다 아는 '새옹지마(塞翁之馬)'가 등장하다니, 처음엔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은 "중국과 미국은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하는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저자는 양국 관계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던 중, '새옹지마'라는 격언을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단순히 전화위복이라는 해석에 앞서, 예측불가능한 운명 앞에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교훈을 준다고 이야기합니다. 중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변화의 물결에 대처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 책은 트랜스퍼시픽 실험 중,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선 "트랜스퍼시픽 실험"이란 무엇일까요?

트랜스퍼시픽 실험 Transpacific Experiment 이란 오늘날 두 초강대국 사이에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민간 차원의 외교적 교류를 말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골든스테이트 Golden State 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 주, 그리고 세계의 중심이라고 자부하는 국가 사이에 형성되는 학생, 기업가, 투자자, 이민자, 그리고 갖가지 아이디어의 역동적인 생태계를 의미합니다. (19-20p)


저자는 처음 중국을 방문한 지 10년, 그리고 트랜스퍼시픽 실험에 관련된 자료를 수집한 지 6년간 언론인이자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캘리포니아와 중국을 왕래했다고 합니다. 중국과 캘리포니아 사이에 다리를 놓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과 때로는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아냈습니다. 

교육, 기술, 영화, 녹색투자, 부동산, 미국의 정치 등 여섯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 · 중 간의 민간외교라는 실험 현장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중국인 이민자 역사를 살펴보면 달라진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중국인 이민자가 대부분 노동자 계층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이 되었다면, 요즘 새롭게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인 이민자의 입장은 다르다고 합니다. 그들은 부유한 교외 지역에 거주하면서 높은 급여의 기술직이나 투자 업무에 종사합니다. 새로운 세대의 중국계 운동가들은 최근에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연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도시의 시의회로 진출해 보수 성향의 중국계 미국인을 위한 정치적 전위부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부분에서 매우 놀랐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실리콘밸리와 워싱텅 DC의 이론가들은 인터넷 통제로 인해 장차 중국의 기술 생태계가 활기를 잃고 경제 전체가 침체에 빠질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견해를 표명한 사람들 중 대표적인 인물이 전 부통령 조 바이든이었습니다. 그는 2012년 미국 대사관에 모인 학생들에게 "혁신은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는 곳에서만 가능하다"(144p)라고 단호하게 말했다는데, 당시 바이든 부통령이 위챗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중국공산당은 자신들이 곧 몰락할 거라는 세간의 예상을 깨고 수십 년 동안 건재함을 과시했으니 말입니다. 실리콘밸리의 미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현금 없는 결제 시스템과 통신, 상업적 거래가 완벽하게 통합된 세계를 꿈꿔왔는데, 중국은 보호주의와 재생적인 혁신의 조합을 통해 바로 그런 세계를 만들어냈습니다.

지난 달 트럼프 대통령은 위챗 서비스 제공업체인 중국 텐센트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에 반발하여 소송이 제기되었고, 미 샌프란시코 연방법원은 원고측, 즉 위챗 사용자 연합 측의 추가적인 근거 요청을 기각했다고 합니다. 아직 최종 판결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법적 공방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다가오는 11월 3일 대선 결과가 몹시 궁금해집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공화당) vs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지난 대선 결과처럼 완전히 예상을 빗나갈 수도 있습니다. 현재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이 우세하지만 중요한 건 선거인단이니까.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대선에서 패할 경우 대법원에 갈 것이라면서 불복을 시시한 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트랜스퍼시픽 실험>은 계속 지켜봐야 할 실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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