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지붕 한 가족 1부 - 사연 없이 여기에 온 사람은 없다
황경호 지음 / 행복에너지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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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주년을 맞는 광복절, 그러나 2020년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선열의 고귀한 희생과 정신을 기린다면, 이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때 그 엄혹했던 시절을 살아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우리 민족의 얼을 되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지붕 한 가족>은 193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기 다른 운명을 짊어진 한민족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역사 소설입니다.

두 권 중 첫 번째 이야기는 1932년 4월 경상도 사천에서 시작하여 1948년 9월 조선 평양으로 이어집니다.

일제강점기의 한반도에서 중국 만주벌판까지, 조선 땅에서 만주로, 다시 남과 북의 분단국가와 인근의 일본, 중국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디아스포라. 

이 단어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영화 <헤로니모>를 통해 조국의 독립운동을 하던 이들이 전 세계에 흩어져 살게 되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디아스포라는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이르던 말이었는데, 점차 여러 이유로 고향에서 타지로 이주한 사람들을 일컫는 의미로 확장되었다고 해요. 

'네 지붕 한 가족'도 일제강점기에 고향을 떠났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살아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디아스포라입니다. 역사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휘둘린 개인은 너무도 보잘것 없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굳은 의지를 버티어 내는 모습이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피눈물이 흐르는 시대인지라 역사를 배울 때도 무거운 마음이었는데, 이 소설을 읽으니 치열한 삶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자꾸만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우리가 이 땅에서 자유를 누리며 살 수 있다는 건 모두 그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금희야, 아버지가 요리 가다가 차 오면 빨리 병원에 갈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자거라.

인제 병원에 가서 약 먹고 주사 맞으면 괜찮아질 꺼다."

"아바이, 우리 그거 하면서 가자."

"그거? 알았다."

눈물을 삼키면서 영덕이 입을 연다.

"니 이름이 뭐꼬?"

"배금희."

"너거 엄마 아빠 이름이 뭐꼬?"

"엄마는 정은심, 아빠는 배영덕."

"너거 아빠 고향이 어디고?"
"경상남도 사천군 곤양면 중항리 안도 마을."
"너거 할아버지 할머니 이름이 뭐꼬?"

"할아버지는 배상수, 할머니는 황언년."

이까지 듣고 영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린다.

"아바디, 지금 우시는가? 엄마 우는 거는 봤는데 우리 아바디 우는 거는 처음 보네.

아바디, 너거 외가집은 어디고라고 물어봐야지. 내 외할아버지한테 물어봤는데."   (383-3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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