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경제학자들의 대담한 제안 - 사상 최악의 불황을 극복하는 12가지 경제 이론
린다 유 지음, 안세민 옮김 / 청림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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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청거리는 세계 경제를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기에 빠진 세계를 구해낼 슈퍼영웅은 없지만, 그 대신 역사상 최고의 경제학자들을 소환해냈어요.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대담한 제안>은 오늘날의 경제 문제를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이론으로 풀어낸 책이에요.

저자는 지금 세계 경제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평가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점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사실 책에서 언급한 지금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지만 그럼에도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아요. 이미 세계는 몇 번의 금융 위기를 지나면서 새로운 방식의 대안을 찾아냈어요. 

이 책의 본질은 오늘날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위대한 경제학자들이 누구이며, 그들의 이론을 통해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는 데에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래서 열두 가지의 질문과 그에 알맞은 답을 해줄 경제학자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자는 시대순으로 경제학자들을 선택했고, 질문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위대한 경제학자인데도 배제된 경우가 있음을 밝히고 있어요.

처음에 등장하는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을 탄생시킨 창시자로서, 대표작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의 개념을 설명했어요. 이것은 보이지 않는 시장의 힘이 수요와 공급이 같도록 하여 가격을 설정한다는 것을 의미해요. 자유방임의 경제를 주장한 스미스는 시장의 힘에 개입하려는 정책 담당자를 회의적으로 바라보았어요. 스미스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정부가 경제를 재조정해야 하는 데 찬성하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21세기의 디지털 혁명은 스미스가 예상 못했던 기술적 진보로 인해 그의 견해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어요. 따라서 재조정은 시장의 기능을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필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주목할 점은 그가 무엇보다도 인간의 노력을 믿었다는 점이에요.

미국의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뉴욕 증권 시장의 대폭락 Great Crash 가 발생하기 직전인 1929년 10월, 주식 가격이 영원히 하락하지 않을 고원에 도달했다고 선언했어요. 피셔의 예상은 잘못되었고, 이후로도 경제 회복을 전망하면서 불명예를 안게 됐어요. 결과적으로 피셔는 거의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가 경제학에 기여한 부분은 놀라워요. 실제로 그는 미국 최초의 경제학자였고, 오스트리아의 위대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피셔가 미국이 배출한 가장 위대한 경제학자일 수도 있다고 했대요. 그만큼 현대 경제학에서 많은 부분이 피셔의 연구에서 비롯되었대요.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여는 교환방정식이에요. 화폐 공급이 변했을 때 물가 수준에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예측하는 방정식인데 경제학에서 통계적 방법론을 제시한 이론이에요. 어빙 피셔의 통찰은 1990년대에 하이먼 민스키에 의해 되살아났어요. 민스키는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투기적 버블을 경고한 인물이에요. 피셔의 부채 디플레이션 이론이 신용 버블이 경제를 무너뜨려서 불황과 공황으로 끌고가는 과정을 설명한다면, 민스키의 금융 불안정성 가설은 신용 버블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설명하고 있어요. 피셔는 잘못된 경제 예측으로 파산에 이르렀지만 그가 남긴 30권의 책과 연구는 재평가가 필요한 최고의 경제학자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어빙 피셔와는 대조적인 인물이 바로 존 메이너드 케인스예요. 다른 경제학자들과는 상당히 차별화된 점은 케인스가 똑똑한 투자자였다는 점이에요. 또한 케인스는 영국 복지 정책의 근간이 된 <베버리지 보고서 Beveridge Report(1942)> 작성에도 관여했고, 케인스 혁명의 장본인이에요. 케인스의 경제학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1970년대까지 경제학계를 지배했으며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경제학자와 정치철학자의 사상은 옳을 때나 틀릴 때나 일반적으로 알려진 수준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실제로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이것 말고는 별로 없다. 

자신은 그 어떤 지적인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생각하는 현실적인 사람도 대개는 이미 죽은 경제학자의 노예다. 

... 

일찍 드러나든 늦게 드러나든, 좋은 것에 대해서든 나쁜 것에 대해서든, 위험한 것은 기득권 세력이 아니라 사상이다."  

       (228-229p)


세계적인 여성 경제학자 조앤 로빈슨(1903~1983)은 우리가 경제학을 공부해야 할 이유 중 하나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어요.

"경제학을 공부하는 목적은 경제 문제에 대해 이미 만들어진 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자들에게 속지 않는 방법을 배우고자 하는 것이다."   (336p)

위대한 경제학자의 따끔한 지적인 것 같아요. 매일 쏟아지는 경제 전망에 속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려면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됐어요. 



모두 열두 개의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각 질문마다 적용되는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저자의 관점에서 해석한 답이 나와 있어요.

1. 정부가 경제를 재조정해야 하는가? = 애덤 스미스

2. 무역 적자, 왜 중요한 문제인가? = 데이비드 리카도

3. 중국은 부유해질 수 있을까?  = 카를 마르크스

4. 불평등을 극복할 방법은 없는가?  = 앨프리드 마셜

5. 우리는 또다시 세계 대공황을 맞이할 위험에 처해 있는가?  = 어빙 피셔

6. 투자를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  = 존 메이너드 케인스

7. 무엇이 혁신을 일으키는가?  = 조지프 슘페터

8.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자본주의의 미래는 무엇인가?  =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9. 임금은 왜 오르지 않는가?  = 조앤 로빈슨

10. 오늘날 중앙은행은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 밀턴 프리드먼

11. 왜 소수의 국가만이 번영하는가?  = 더글러스 노스

12. 저성장이 우리의 미래인가?   = 로버트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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