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별 1 - 경성의 인어공주
나윤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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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날 사람은 언젠가 만나게 된다고 했던가요.

책도 마찬가지.

네이버웹툰을 즐겨 보는 사람이 아니라서, <고래별>을 알지 못했어요.

우연히 신간으로 나온 책 표지를 보고, 반했어요.

어릴 때 자주 보던 순정만화를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인 그림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책표지 그림은 주인공 허수아가 바다 속으로 들어간 장면이자, <고래별>의 첫 장면이기도 해요.

바다에서 나온 수아는 해변으로 떠밀려 온 죽은 고래를 보았어요.


... 혼자 나온 바닷가에 고래가 죽어 있었다.

... 하필 신 한 짝을 잃어버리는 통에 맨발로 집에 돌아온 것보다도,

평소보다 늦게 들어와 몸종 언니들에게 혼이 난 것보다도

죽은 고래를 본 것이 내게는 더 서럽게 느껴졌다.

   

1926년, 전라북도 군산.

친일파 여 가(家)의 집에 몸종으로 팔려, 10년간 아씨를 모시는 수아의 이야기.

서럽고, 아프고, 슬프고... 찰나의 사랑,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어요.


우와, 정말 그림이 예술이네요.

책표지를 벗겨내어 펼쳐보면 안쪽에도 그림이 그려져 있어요. 기다란 포스터처럼.

아름다운 인어공주와 함께 다음의 문장이 적혀 있어요.

"내가 불어넣은 숨으로

다시 얻은 생이라면.

그 삶으로 나를 사랑하기를."


동화 중에서 유독 <인어공주>를 싫어하는데, 그 이유는 딱 하나예요. 인어공주가 불쌍해서.

<고래별>의 부제가 '경성의 인어공주'인 것을 보고 예감했지만, 1권을 읽고나니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우리 역사에서 암흑기와 같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친일파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서... 아무래도 주인공의 비극은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기 때문에.

세상에 인어공주의 사랑처럼 숭고한 마음이 있을까요.

<고래별>은 그 사랑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같기도 해요. 우리는 이미 나라를 사랑하는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희생으로 오늘을 살고 있으니.

지금의 삶을 감사하며, 뜨겁게 사랑하며 살아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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