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피스트
헬레네 플루드 지음, 강선재 옮김 / 푸른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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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불륜, 거짓말, 배신... 그리고...

왜 그럴까, 아무도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모두 진실을 말하는 게 아니니까.


<테라피스트>는 어느 부부의 이야기예요.

주인공 '나'의 이름은 사라, 30대 초반의 심리학자로 집의 차고 위층을 상담실로 개조하여 소수의 환자를 받고 있어요.

남편 시구르는 건축가예요. 지금 살고 있는 집은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고, 시구르가 직접 리모델링을 하고 있는데 언제 완공될지 알 수 없어요.

요근래 시구르는 밤늦게 집에 오는 일이 잦았어요. 지쳐서 구부정한 자세로 어깨에 도면통을 메고.

3월 6일 금요일 새벽, 사라는 시구르가 이마에 입을 맞출 때 잠에서 깼다가 나가는 모습을 얼핏 보고 다시 잠들었어요.

시구르는 친구 토마스의 산장에 간다고 말했어요. 오전 상담을 마친 사라는 점심을 먹으면서 시구르가 자동 응답기에 남긴 음성 메시지를 들었어요.

잘 도착했다고.

그런데 저녁에 시구르의 친구들한테 전화가 왔어요. 시구르가 오지 않았다고. 

너무 놀란 사라는 시구르에게 전화했지만 통화 연결음만 들리다가 자동 응답기로 넘어갔어요. 무슨 일이지?


"시구르가 사라졌다. 그는 거짓말을 했다. 

여기까지는 반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의 도면통, 사라졌던 그 회색 플라스틱 원통이 다시 나타났다.

그것이 내가 아는 전부다. 

이것은 이 집에 누군가가 들어왔음을 뜻할까, 아니면 내가 이끌어낸 결론에 불과할까.

나는 명철하게 생각하려 노력해야 한다. 

겁에 질린 뇌가 제멋대로 날뛰지 않도록 해야 한다."   (102-103p)


처음부터 이상했어요. 주인공 사라는 심리학자이면서 동시에 신경증 환자와 같은 증상을 보였어요. 지나치게 모든 디테일을 기억하는 것. 물론 아무도 모르게, 오직 사라 내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에요. 또렷하게 기억한다는 걸 굳이 말할 필요는 없으니까.

사라는 연락 두절이 된 시구르가 걱정되어 실종 신고를 했어요. 

3월 9일 월요일, 집에 경찰이 찾아 왔어요. 시구르가 죽었다고, 그는 크록스코겐의 숲에서 발견됐고 거긴 시구르의 아버지 소유였던 오래된 산장이 있는 곳이에요. 경찰은 그가 살해됐다고 말했어요. 이때 사라의 반응은, 일반적이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한테도 연락하실 건가요?" 라고 물었거든요. 시어머니에게 시구르의 소식을 전해달라고 했거든요. 

나중에 시구르의 시신을 직접 보러 갔을 때, 그를 보자마자 흐느꼈어요. 흐느끼지만 눈물이 나지 않았어요. 그저 흐느끼기만 했어요.

경찰들은 점점 사라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어요. 사라의 기억은, 진짜 사실인 걸까요?


사라는 남편이 실종된 이후 누군가 집에 들어온 기척을 느꼈어요. 하지만 경찰들은 침입의 흔적이 없다고 말했어요. 당연히 죽은 남편일 리도 없겠죠.

남편 시구르의 사무실을 찾아간 사라는 그동안 몰랐던 남편의 비밀을 알게 됐어요. 그는 왜 사라에게 거짓말을 했을까요?

거짓말, 끔찍한 건 거짓말로 빚어낸 허상이 아닐까 싶어요.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


실제로 심리학자가 쓴 심리스릴러라서 그런지, 주인공 사라의 내면이 세밀하게 묘사된 것 같아요.

부부의 세계는 온갖 장르가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아무도 모르는, 그들조차도 몰랐던 세계를 엿본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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