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 중국 민주 자유를 위한 간절한 외침
우쩐룽 지음 / nobook(노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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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자>는 치열하게 중국 민주 자유를 외치는 한 남자의 실화예요.

저자 우쩐룽은 한국의 중국 정치 난민 1호인 인물이에요.

그는 평생 중국의 자유와 민주를 위한 글을 써 왔으며, 한국에서 도망자로 산지 올해로 18년째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있어요.

2002년 겨울에 중국을 탈출하여, 2007년 4월에는 우쩐룽을 포함한 중국의 민주인사 5명이 한국 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으나 법무부는 불허 결정을 내렸어요.

그날로부터 법무부와의 지루한 공방전이 시작되었고 드디어 2008년 11월14일에 한국의 대법원은 중국 민주인사 5명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어요.

이 책은 우쩐룽이 어떤 계기로 중국을 탈출하여 정치 난민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그 삶의 기록이자 투쟁기라고 할 수 있어요.

도대체 우쩐룽은 왜 이토록 고단하고 힘든 길을 택했을까요.


"나는 민주화운동의 영웅도 아니고, 과학자나 학자와 같은 유명인사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존재일 뿐이다. 

내가 아무리 나 자신을 깨어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더라도 대중들은 내가 쓴 글을 보지도 못했으니

내가 하는 말들은 그저 나의 독백일 뿐이다. 

그리고 내가 출국하면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내가 쓴 글이 아니라 내 머리 속에 담긴 '사상'뿐이었다.

...

1974년 4월, 첫 번째 원고를 마쳤을 때, 나는 내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저지른 죄는 '정치적인 죄'가 아닌 '사상죄'이다.

... 사상죄라는 조항은 찾을 수 없지만, 이는 중국에서 공공연히 존재하는 죄이다."  (58-59p)


참으로 억울하고 서글픈 인생인 것 같아요.

우쩐룽은 비밀리에 중국의 자유와 민주를 위한 글을 썼고, 2002년 홍콩의 한 출판사에 책을 내려다가 중국 공안에 발각되어 한국으로 탈출했어요.

결론적으로 그의 책은 세상에 나온 적도 없는데, 그는 이미 사상죄를 저지른 불순분자가 되었던 거예요. 한국으로 도망 나온 이유는 생존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책을 출간하여 중국의 민주화를 실현하고픈 의지였어요. 그의 말처럼 평범한 한 사람의 목소리가 거대한 중국을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외침은 계속되고 있어요.  

31년 전, 1989년 6월 4일, 중국인민공화국의 수도 북경 천안문에서 평화로운 방식으로 민주화를 요구하던 천여 명 이상의 사람들이 폭력진압으로 학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어요. 이른바 <6·4 천안문 민주화운동>은 '6·4 학살'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혔기에, 우쩐룽은 다시 그 명맥을 이어가야 한다고 외치고 있어요. 지구상에서 민주화 조류를 역행하는 중국 통치자들을 각성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어요.

지금의 중국이 얼마나 심각한 독재국가인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어요. 어떤 책에서 천안문 사건이 발생한 6월 4일을 의미하는 숫자 6·4 혹은 1989.6.4 등은 중국 포털에 검색 금지어로 올라가 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차단당한 단어라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요. 중국의 언론통제가 자국민을 넘어 외국기자들까지 탄압하는 수준이라는 뉴스를 보면서도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는데 <도망자>를 통해 절규를 들었어요. 우쩐룽은 대한민국 국민과 자유 세계시민에게 호소하고 있어요. 중국 민주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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