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가 여기에 있었다
조앤 바우어 지음, 정지혜 그림, 김선희 옮김 / 도토리숲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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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그 누구도 부모를 선택할 수는 없어요.

만약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부모님을 선택하고 싶은 사람은 정말 축복받은 존재예요.

<호프가 여기에 있었다>의 주인공 이름은 호프예요. 원래 이름 '튤립'에서 '호프'로 바꾼 건 인생에서 희망을 원했기 때문이에요.

호프는 이모와 함께 뉴욕에서 작은 마을로 이사해 식당 일을 거들고 있어요. 어느 한 곳을 떠날 때마다, 호프는 구석진 곳에 펜으로 글을 남겨 놓곤 했어요.

'호프가 여기에 있었다'라고 썼는데, 그건 자신이 그곳에 있었다는 흔적을 남겨 두는 일종의 작별 의식 같은 거예요. 호프는 살면서 그런 연습을 수도 없이 많이 했어요.

위스콘신의 작은 마을로 오기 전, 고등학교 2학년을 끝내기도 전에 학교를 떠나게 되어 섭섭하고 싫었어요. 

새로 정착한 마을의 식당에서 일하게 된 호프는 식당 주인 스툽 씨의 시장 후보 선거를 돕게 됐어요.

우연히 시작한 선거 운동이 호프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스툽 사장이 일어서서 화분을 식물재배용 조명 아래 다시 가져다 두었다.

"호프, 우리한테도 저런 일이 일어날 거야. 저걸 '접붙이기'라고 부른단다.

한곳에서 뭔가를 가져와 다른 곳에 붙이면 마침내 함께 자라는 거지.

우리는 같은 나무에서 시작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함게 자랄 거야.

한 달 정도 지켜보면 너도 볼 수 있을 거야." 

나는 날마다 사무실에서 화분을 지켜보았다.

물을 주고, 잎을 촉촉하게 적셔 줬다. 스툽 사장이 말한 대로 생각하는 게 나는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접붙이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스러웠다.

뭔가 잘못되면 나는 나아갈 수 없다는 암시에 갇히게 될 것이다.

"너무 조바심내고 안달하지 마."

스툽 사장이 말했다.    (277p)


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면 자란다고 해요.

부모, 세상에는 부모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어른들이 있어요. 그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상처받고 좌절하지요.

그래서 사회는 부모를 대신해서 그 아이들을 보살펴야 할 책임이 있어요.

청소년들에게 정치는 낯선 영역일 수 있어요. 호프처럼 선거 운동을 하는 기회가 생긴다면 깨닫는 것이 많겠지만 우리의 현실은 여의치가 않네요.

호프는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호프'라고 바꾸면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가는 멋진 소녀예요.

솔직히 호프와 같은 아이들을 보면 어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돼요. 더 분발하고 노력해야겠구나.

호프가 보여준 긍정적인 삶의 태도는 정말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모습인 것 같아요. 어른들이 좀더 믿을 만한 존재가 되어야 흔들리는 아이들을 단단하게 잡아줄 수 있어요. 스툽 사장의 '접붙이기'는 지금 힘든 시기를 버텨내는 우리 모두의 모습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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