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일까 상황일까
리처드 니스벳.리 로스 지음, 김호 옮김 / 심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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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일까 상황일까》는 어떤 책일까요?

가장 쉽고 단순한 방법은 직접 읽어보는 것.

그러나 먼저 읽은 사람으로서 소개하자면, '사회심리학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수 있어요.

특별히 추천 서문을 세계적인 경영사상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이 썼어요.

말콤 글래드웰이 이 책을 처음 읽은 건1996년, 굉장한 충격을 받았고, 마치 난생처음 안경을 착용한 뒤 갑자기 세상이 잘 보여 환희를 맛본 느낌이었다고 해요.

"내 삶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는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줬다.

수년 전 그는 리 로스와 함께 《사람일까 상황일까》를 썼다.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읽는다면 당신은 내가 쓴 《티핑 포인트》, 《블링크》,《아웃라이어》 등이 속한 책의 장르를 포괄하는

하나의 플랫폼을 발견할 것이다. 이 책은 내 삶을 바꿔놓았다."  (537p)

무슨 내용이길래 이토록 강렬한 느낌을 맛보았을까, 궁금하죠?

진짜 놀라운 건 이 책이 출간된지 20여 년이 흘렀고, 그동안 사회심리학은 더욱 깊숙히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다는 거예요.

눈에 띄는 변화는 문화심리학과 응용사회심리학의 발전이라고 해요.

과거 전통적인 일회성 실험은 쇠퇴하고, 한 번의 실험으로 확인할 수 없는 행동과 결과의 역동적 영향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들로 바뀐 거죠.

공동 저자 리처드 니스벳과 리 로스는 이 새로운 발전을 고려해서 개정판을 낼 수도 있었지만 그 대신 짧은 후기를 덧붙였어요.

인간 행동을 이해하고 영향을 주는 데 사회심리학이 어떻게 기여해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심리학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들은 이 책이 사회심리학의 핵심이 심장과 근육을 소개하는 가벼운 안내서라고 소개했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어요.

심리학 용어가 번역된 것이 더 헷갈렸던 것 같아요. 암튼 그런 소소한 부분들을 제외하면 흥미로운 내용이었고, 매우 유익했어요.


"무엇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결정하는가?"


사회심리학은 그 답을 찾는 도구라고 할 수 있어요.

재미있는 건 사회과학자의 예측이 번번이 빗나갔다는 거예요.

타인의 행동과 의도를 인식할 때 '사람'에 중점을 두고 '상황'의 영향력을 무시하는 실수를 저질렀던 거죠.

그 결과 성향(사람)에 근거한 예측은 완전히 틀렸어요. 한 마디로 인간 행동을 결정짓는 건 상황의 힘이에요.

사람들이 순진한 성향주의를 잘 받아들이는 이유는 사람과 상황의 혼동 때문이에요.

교수의 행동은 교수 같고 독재자의 행동은 독재자 같을 거라고 예측할 경우 그건 각자의 역할이 미치는 영향을 알고, 그 역할 행동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상응하는 성격 특성을 행위자에게 돌리기 때문이에요. 역할 행동에 대한 고정관념이 작용하여 정당화시키는 거죠. 특정인의 행동을 결정짓는 직접적인 결정요인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맥락에서 오귀인(misattribution : 행동의 원인을 잘못 착각하는 것)은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요.  

그러나 야심찬 상황주의자의 개입 역시 실패한 실험이었다고 해요.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 금연, 식생활 개선 프로그램을 포함한 많은 상황주의적 개입이 의도는 좋았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요. 물론 작은 개입이 성공한 사례가 있어요. 그러니까 개입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방식의 개입이냐를 따져봐야 한다는 거죠.

결국 이 책은 우리의 자발적인 선택을 통해 우리가 속한 사회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를 제공해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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