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석을 따라 제국에서 민국으로 걷다 - 3.1운동부터 임시정부까지 그 길을 걸은 사람들 표석 시리즈
전국역사지도사모임 지음 / 유씨북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표석 시리즈 세 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읽었고, 그다음은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그리고 표석 3권 <표석을 따라 제국에서 민국으로 걷다>를 읽으며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한 개인이 아니라 전국역사지도사모임으로 공동저자입니다.

역사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역사지도사들이 모임을 만들어 표석 연구한 내용을 책으로 발간했다는 건 대단한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세상에는 모르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알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역사가 그렇고, 그 역사를 품고 있는 표석이 그렇습니다.

표석 시리즈 책이 아니었다면 무심히 지나쳤을 표석들을 통해서 우리의 역사를 배우게 됐습니다.

이 책은 3 · 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관련된 인물과 사건을 본 독립운동사를 담고 있습니다.

2019년은  3 · 1 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이 되는 매우 뜻깊은 해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적혀 있을 정도로, 임시정부 수립과 독립운동은 대한민국 수립의 시작점이자 뿌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표석 위주가 아니라 독립운동사의 흐름을 따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세 번의 독립선언과 민족 대표 33인과 이종교의 연합, 대한제국의 쇠퇴와 임시정부 수립 과정을 자세히 알려줍니다.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몰랐던 여성 독립운동가에 주목했습니다. 상하이임시정부에서 안살림을 맡으면서 , 국내로 잠입하여 독립운동 자금을 조달하는 밀사 역할을 수행했던 정정화, 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 간우회를 조직한 박자혜, 기생들의 만세운동을 이끌었던 김향화, 최초의 여성 의병장 윤희순, 의열 투쟁의 조력자 이화림,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평생 독립을 위해 싸운 김마리아, 의열단의 김원봉과 결혼하여 항일 투쟁에 몸을 던진 박차정, 고문으로 두 눈이 멀면서도 독립운동의 명문가를 지켜낸 김락, 박열과 함께 독립을 위해 싸우다 감옥에서 죽어간 가네코 후미코, 일제의 수탈에 맞선 제주 해녀들...

국가 보훈처에 따르면 2018년 8월 15일 기준으로 독립 유공자로 서훈을 받은 사람은 1만 5052명이고, 그중에서 여성은 2.1%인 325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서훈을 받지 못하는 사유로는 활동 당시의 객관적인 입증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자료를 찾아 나라를 위해 헌신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안타깝고 비통한 것은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 중에 변절한 이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평생을 친일파 연구에 헌신한 임종국 선생은, 민족대표 중의 4명(최린, 박희도, 정춘수, 최남선)만큼은 변절했을망정 그래도 조선의 양심이었으니, 이들 4명의 죄상보다는 식민 전략의 정체에 대한 인식이 앞서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친일 행위는 용서될 수 없는 죄이지만 길어진 식민 지배에서 학교나 교회를 지키기 위해 저항을 멈춘 것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토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또한 일제강점기 한국 황족은 친일이든 반일이든 혹은 항일이든 모두 한(恨) 많은 역사의 희생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사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독립운동의 정신이며,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삶입니다.

이 책은 표석을 따라 독립운동을 기릴 수 있는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