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셔
백민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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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미세먼지가 극성입니다.

매일 마스크를 쓰고, 공기청정기가 필요한 현실... 그렇다면 미래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그려낸 미래 세계는 암울한 디스토피아...

장밋빛 미래를 꿈꾸기에 현실이 녹록치 않은 탓.


SF소설《러셔》도 역시나 디스토피아.


"올해는 호흡중추가 건설된 지 이십팔 년이 되는 해다.

'AD 28'이라 표기된다.

'에코 대미지의 날 이후 이십팔 년'이라는 뜻이다.

이십팔 년 전이면 그가 태어나던 해다.

그는 흔히 말하는 '에코 대미지 베이비'였다.

이 모든 게 교과서나 홍보용 팸플릿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그렇다고 믿고 있는 내용이다.

우리가 사는 시는 호흡할 공간이 필요했고, 그래서 가상 차원의 사막을 만들어냈다는 내용이다.

호흡 구체가 우리의 폐며 그것을 통해 우리가 호흡한다는 얘기다."   (81p)


주인공 모비는 길드의 에어 독에서 용병으로 일하는 능력자입니다.

미래 세계에서는 초월자, 능력자 그리고 일반 노동자 계급이 있고, 호흡중추 기지의 메인 시스템이 모든 권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주변 길드에서는 메인 시스템을 파괴하기 위해 초고속 러시를 감행합니다.

일단 모비의 캐릭터를 상남자로 설정한 것이 뭔가 시대역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파트너로 등장하는 메꽃, 음,,, 여전사의 이름을 굳이 메꽃이라고 정하고, 모비가 그녀의 이름에서 성적인 뉘앙스가 있다고 부연설명하는 건 더욱 이해하기 힘듭니다. 호흡 구체, 가상 사막 샘 샌드 듄, 폴립 군체, 에코 대미지 베이비, 초월의 나무, 이식 인간 등등 SF적인 요소는 넘쳐나지만, 모비라는 인물 때문에 미래 세계는 온라인 게임이나 VR게임의 배경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작가의 말을 보니, 이 소설은 1999년에 쓰여졌다고 합니다. 20년 전에 쓴 SF소설이었음을 알고나니 모든 게 이해됐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SF 소설계를 떠올려보면 거의 개척시대 수준이니까 그런 측면에서 의미 있는 작품으로 평가되는 것 같습니다.

《러셔》를 다 읽고나서 머릿속에 남는 건 '메꽃'이라서 찾아봤습니다.

덩굴성 다년초,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나팔꽃과 유사합니다. 꽃말은 속박, 충성, 수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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