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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들은 흥미를 끄는데

  내용은 끌어당기지 않는다.

 섬도 그랬는데 왜 그럴까?

" 여행, 산책, 포도주, 담배, 비밀, 침묵,

 독서, 수면, 고독, 향수, 정오, 자정"

 위 단어들을 보면 저절로 궁금해지잖아

 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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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 천양희

 

 

세상을 뜻대로 읽고 싶어
가출을 출가로
불성을 성불로
유수를 수유로 읽어보다가

 

세상을 거꾸로 읽고 싶어
정부를 부정으로
선생을 생선으로
교육을 육교로 읽어보다가

 

세상을 마음대로 읽고 싶어
가능을 능가로
입산금지를 지금 산에 들어감으로 바꿔 읽어보다가

 

세상을 생각대로 읽고 싶어
不二를 이불로
불행을 行不
유일을 일류로 착각하다가

 

삶은 삶 외에 더 읽을 것이 없어
나는 나 외에 더 읽을 것이 없어

 

각자를 자각으로 쓰고 말았네
실상을 상실로 쓰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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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멸치를 위한 에스키스 허 만 하

                          

 

마른멸치의 내부에는

헐리고 있는 초가집 내부에서 보는 것 비슷한 뼈대가 있지만

그보다도 더 훨씬 더 정교한 흔적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치 해부도 보다 섬세한 구도로 

멸치는 신체내부의 힘의 배분과, 균형 그리고 정확한 치수를  

선박설계도 처럼 관리한 증거를 화석처럼 가지고 있다

  

멸치의 빈 내강은 물을 치는 자세, 부드러운 몸짓 

그리고, 은백색 선으로 반짝이는 바다냄새를 슬픔처럼 담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못한다

  

그것은 난류수역을 회유하던 멸치때가  

물장구를 치면서 살아있는 물결처럼

산란을 위하여 밤에 내 만으로 헤엄쳐 들어오던 달빛같은 신비를

사람들이 역시 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바다에 대한 그리움으로

응고한 육질을 최후까지 떠받치고 있는 미세한 갈비뼈는

애처롭기까지 아름답다

 

꿈처럼 쓸쓸한 좌절의 역사를 내장하고 있는 마른 멸치

마른멸치의 어린뼈대를 보면 가을바다 물빛처럼 슬퍼진다

 

내가 응시하고 있었던 것은 마른 멸치가 아니라

순결한 감수성의 소유자가 몰살되어야 했던 바로 그 이유였던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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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으면서 키득키득

 역시 성석제는  웃음을 준다

 

 

 

 

 

 

 

 

 

 

 

 

 최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애 쓴 작가의 마음이

 느껴진다.

 시보다 사진에서 본 얼굴 이미지가 먼저 떠 오른다.

 모순의 보들레르

 여름휴가철에 읽으면 땀은 사라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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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 정용주

  

대체로, 소통은 하고 있으나 관여하지 않으면 섬이라 한다

가고자 하면 갈 수 있으나 마음에 두고 있으면 섬이라 한다

고요한 것 같으나 폭풍에 쌓이고 몰아치지만 잔잔해지면 섬이라 한다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면 섬이라 한다

 

그리워도 오지 않으면 섬이라 한다

그리워도 가지 않으면 섬이라 한다

 

무수한 섬을 모아 사람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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