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상식 히어로 - 모두를 위한 백전백승 보험 소송
허윤 외 지음 / 넘버나인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은 보험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부분의 국민이 보험을 들고 있고, 심지어는 수입의 상당부분을 보험료를 내는데 지출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출생 전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드는 태아보험도 있으니 실로 보험을 사랑해 마지 않는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사회보장 시스템이 취약해서일 수도 있고, 경제 상황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높기 때문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보험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가입하고 있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의뢰로 많지가 않다. 우리나라 보험 가입의 특성상 필요해 의해 먼저 알아보고 들기 보다는 지인 혹은 친인척의 권유나 부탁에 의해 가입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대문이다. 그러다보니 실제로 보험 상품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약관에 대한 설명도 그저 형식적인 것에 그치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막상 사고가 발생해 보험의 해택을 보려고 할 때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다. 

또 보험은 실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것에 반해 막상 궁금한 점이 생겨 문의해보려고 하면 제대로 아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고, 보험설계사 또한 보험 상품이 워낙 많기 때문에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에 대해 백프로 정확하게 알고 대답해주지 못한다. 그러니 막상 내 돈 내고 가입한 보험에 대해 제대로 알 수가 없어 당사자로서는 답답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기 보다는 보험에 관한 궁금증을 속시원하고 명쾌하게 대답해줄 수 있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 책을 선택하게 됐다.

 

책은 크게 교통사고, 사망, 암, 뇌심혈관질환, 실손보험 등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거기에 관련해 질문과 대답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질문별로 짧게는 한 두 페이지 또는 길어봤자 세 페이지 내에서 끝나기 때문에 중간중간 필요하거나 궁금했던 부분만 찾아서 읽어볼 수 있다. 

그리고 보험 약관이나 이론 위주의 어려운 설명이 아니라 실제로 주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기 때문에 한결 이해하기가 쉽고 편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그 중 대리운전 중 발생한 교통사고의 예가 나와 있었는데 대리운전기사가 교통사고를 냈을 때는 대리운전기사나 업체에서 가입한 보험으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사망사고 혹은 제3자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차주가 책임지는 것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운전을 한 사람(대리기사)이 책임을 져야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이렇게 남이 운전한 경우에도 내가 책임을 져야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밖에도 차가 있다면 누구나 가입해야만 하는 자동차보험의 구체적인 항목들에 대한 설명도 나와 있는데 자동차사고로 상해를 입은 경우 "자기신체사고"는 상해급수별로 보험가입금액에 대해서만 보상받을 수 있지만 "자동차상해" 특약은 상해등급과 관련없이 대인배상 지급기준에 따라 치료비와 휴업손해, 위자료도 모두 보상받을 수 있다고 하니 자동차 보험 가입시에느 자동차상해에 대한 특약을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위에서 소개한 내용은 아주 일부분이지만 알아두면 유용한 보험상식들과 남들에게는 정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던 질문들에 대한 속시원한 해결책들이 나와있으니 혹시라도 보험 때문에 답답했던 경우가 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만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볼티모어의 서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볼티모어의 서』는 골드먼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성장기를 다룬 성장소설이자, 골드먼가 사람들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는 회고록이기도 하다.

골드먼 집안에는 '볼티모어 골드먼'이라고 불리는 가족과 '몬트클레어 골드먼'이라고 불리는 두 가족이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편의상 사는 지역에 의해 볼티모어와 몬트클레어로 구분해 불렸지만 곧 볼티모어 골드먼은 성공의 상징이자 부의 상징이 되었고, 몬트클레어 골드먼은 평범하기 짝이 없는 소시민의 상징이 되어버린다. 

그도 그럴것이 책의 화자이자 몬트클레어 가족의 외동아들인 마커스의 큰아버지 사울과 큰어머니 아니타는 성공한 변호사와 의사로 상류층 사람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의 대저택에 살면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데 반해 마커스의 아버지와 어머지는 엔지니어와 의류 판매사원으로 지극히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 마커스는 부유하고 여유로운 큰아버지 가족의 삶을 항상 부러워했고, 자신도 몬트클레어 골드먼이 아니라 볼티모어 골드먼가의 일원이 되길 꿈꾼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볼티모어가에 자주 드나들게 되면서 사촌인 힐렐과 그의 친구 우디와는 항상 붙어다니며 '골드먼 갱단'이라는 이름을 짓고 변치않는 우정을 약속한다.

그렇게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았던 볼티모어 가족들에게도 서서히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지만 마커스는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결국 비극적인 그날의 사건을 맞이하고야 만다.  

앞에서 말했듯이 골드먼 집안의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의 기록이라 상당히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주인공인 마커스와 힐렐, 우디, 그리고 골드먼 갱단의 뮤즈인 알렉산드라까지 골드먼가의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자라났는지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보여주며 성장소설과 같은 구성으로 진행된다. 그렇기에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약간 밋밋한 이야기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의외로 아이들이 겪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시시하지가 않다.

그저그런 평범한 성장기에 그칠 수 있었던 이야기가 조엘 디케르라는 작가를 거치면서 등장인물들이 단순히 책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친구 또는 사촌으로 느껴질 정도로 살아숨쉬는 생명력을 갖게 된다. 그래서 독자들은 나중에 일어날 비극적인 사건에 더 안타까워하며, 그들의 어린시절을 함께 회상하고 추억하게 된다.

 

이야기는 마커스가 작가로서 성공한 현재의 삶과 과거 볼티모어가에서 골드먼 갱단으로 사촌들과 함께 했던 회상 장면이 교차로 진행된다.

현재 마커스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과거 엄청난 부와 명예를 지녔던 큰아버지의 삶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큰아버지가 지금과 같은 인생을 살게 됐는지 과거 사건들을 하나둘씩 보여주며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해낸다.

마커스 또한 골드먼갱단의 유일한 여성 멤버였던 알렉산드라와 우연히 재회하면서 과거에 두 사람이 연인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만 두 사람 또한 비극적인 그 사건 때문에 헤어지고 말았다는 사실이 나온다.

볼티모어가 사람들과 마커스에게 파국을 가져온 그 날의 사건이 도대체 어떤 것이었는지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궁금증은 더해가지만 비극적인 사건이 정확히 어떤 것이었는지는 후반에 가서야 결정적인 실체를 드러낸다. 그래서 결국 독자들은 엄청난 양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게 된다.


주인공인 마커스는 명성과 부를 모두 지니고 있었던 큰아버지 가족을 동경했고, 사촌 힐렐의 뛰어난 머리, 우디의 멋진 외모와 운동신경을 부러워했다. 하지만​ 나중에 결국 그들 또한 마커스를 부러워했음을 고백하고 서로를 질투했음을 알게된다.

인간은 왜 이리 어리석은지 항상 내가 가진것 보단 남이 가진게 더 좋아보여 가지지 못한 것을 욕심내다 결국은 손에 쥔 것까지 모두 잃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뒤늦게 자신이 가진 것들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 깨닫고 후회한다.

만일 그들이 현재에 만족하고 서로를 좀 더 소중히 여겼다면, 볼티모어 골드먼들을 덮친 그날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타인이 가진 것을 욕망하고 질투하는 순간 내가 누렸던 평범한 일상과 주변의 사람들이 시시하고 대수롭지 않아진다. 그럴때 진정으로 소중한 것들은 모래처럼 손아귀에서 빠져나가고 평온한 일상에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기게 된다. 볼티모어가의 사람들은 그 사실을 너무 늦게 알았고, 되돌리기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인생이 산산조각 나버린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겠지만 실상 알고보면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금이 가고 있었던 것이다. 

『 볼티모어의 서』 는 완벽한 행복 속에서도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의 욕망과 질투를 잘 보여주는 소설이다. 만일 이 책에서 엄청난 서스펜스와 스릴, 드라마틱한 전개를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의 끝없는 욕심과 나약함에 공감하는 독자라면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문학동네)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에서 2011년에 출간된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밀레니엄 시리즈의 1편이다.

이 시리즈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한국에서 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이미 영화로 제작돼 다음해인 2012년에 개봉했고, 전 세계적으로 2억 3천 달러라는 엄청난 흥행 수익을 거뒀다.


밀레니엄이란 제목은 주인공 미카엘이 편집장으로 있는 잡지 '밀레니엄' 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야기의 시작 또한 미카엘과 잡지사의 위기로부터 출발한다.

편집장인 미카엘은 어느날 우연히 만난 고등학교 동창 로베르트로부터 스웨덴 금융가의 스타 벤네르스트룀의 비리를 제보받게 된다. 미카엘은 제보받은 사실을 기사로 실어 벤네르스트룀의 비리를 고발했지만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하고 재판에서 지게돼 3개월의 실형과 어마어마한 벌금을 선고 받는다.

그 때 마침 엄청난 재벌이자 재계의 유력인사 헨리크로부터 자신의 조카 손녀인 하리에트의 실종에 관한 진실을 밝혀달라는 제안을 받는데, 헨리크가 대가로 제안한 엄청난 돈도 돈이지만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인  벤네르스트룀의 목을 갖다 바칠 수 있는 정보를 알려주겠다는 말에 혹해 일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 후 미카엘은 하리에트의 실종사건을 조사하면서 방에르 가문 사람들의 추악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천재적인 해커이자 조사원인 리스베트의 도움을 받아 함께 사건을 수사해 나간다.



일단 책을 다 읽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야기의 주된 사건은 하리에트의 실종이었지만 평범한 집안의 인물이 아니라 재계 유력인사인 방에르 가의 자손이다보니 여기저기 연관된 인물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몇 세대에 걸친 사건이라 얽히고 설킨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게다가 인물들의 이름 또한 흔하게 접하기 쉬운 미국식 이름이 아니고 스웨덴 이름이라 길기도 길고 생소했다. 

작가는 독자들의 이런 어려움을 미리 예상했는지 책 도입부에 방에르가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지도와 주요 인물들을 정리해 놓았으며, 중간에는 방에르가의 가계도가 등장한다.

​여튼 이런 복잡한 실종 사건에다 미카엘이 조사했던 벤네르스트룀의 불법 자금세탁이나 금융계 비리에 관한 이야기들까지 나오다보니 대충대충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많은 등장인물과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이해하기 어렵다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는데 이는 거미줄처럼 얽힌 이야기를 차근차근 풀어내는 작가의 필력과 탄탄한 스토리가 지닌 힘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이런 방대한 이야기 속에서도 독자들은 헤매지 않고 작가가 이끄는대로 마지막 장까지 읽어내려갈 수 있다. 

이 책은 여러가지 장점들을 지니고 있는데 탄탄한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가치관을 지녔지만 각자의 개성을 지닌 인물들로 어떻게 보면 심하게 별난 캐릭터들이라 상당히 흥미로웠다. 그 중에서도 리스베트란 인물이 가장 눈에 띄는데, 그녀는 천재적인 두뇌를 지녔지만 사회적으로는 철저히 고립된 생활을 한다. 외모 또한 보통 소설에서 흔히 등장하는 밝고 곧은 성품의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전형성에서 크게 벗어나 피어싱과 문신으로 온몸을 도배하고 오토바이를 즐겨타는 한없이 다크(?)한 해커로 등장한다. 이런 캐릭터는 지금까지도 볼 수 없었지만 앞으로도 한 동안은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독특한 인물이면서도 뛰어난 지력과 탁월한 추리력으로 독자들을 매혹시킨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한 여성의 실종사건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스릴러적 요소로서 작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실제 스웨덴에서 암암리에 자행되고 있는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해 고발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그래서 책의 제목에서도 버젓이 스포(?)를 하고 있듯이 소설에서는 철저히 짓밟히고 유린당하는 여성들의 실상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이는 작가가 실제로 어린시절 목격한 사건으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그 사건 이후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밀레니엄 시리즈는 미카엘이라는 남자 주인공이 주된 화자로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긴 하지만 사건의 중심에는 항상 여성이 있으며, 여성들이 더 강인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등장하기도 한다.

 


밀레니엄 시리즈 자체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재밌다는 이야기는 진작에 들었지만 계속 이어지는 시리즈물이라는 것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왔다. 하지만 이번에 직접 읽어보니 이 책이 왜 그렇게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지 알 수 있었다.

만일 혹시라도 나와 같이 시리즈물이라는 점 때문에 쉽게 도전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한 편마다 독립된 결말로 구성되어 있어 1편만 읽는다고해도 전혀 문제가 없으니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일단 1편의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 나도 모르게 뭔가에 홀린듯 2편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

엄청난 가독성과 탄탄한 스토리 덕분에 일단 1편을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마약과 같은 재미가 있으니 추리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강력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가장 무서운 이야기 사건
곽재식 지음 / 엘릭시르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특이한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독특하고 기발한 구성방식과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문제편, 풀이편, 해답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의 결말은 마지막 해답편에 가서야 속시원히 해결된다.


이 기묘한 이야기는 기나긴 백수생활을 청산하고 싶었던 주인공 '한규동' 이 수상하기 짝이 없는 차세대 인터넷 미디어 벤처 회사에 면접을 보게 되면서 시작된다.

회사의 면접시험은 세 가지 이야기 중에 골라서 한가지 이야기를 하는 것.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사만큼이나 예측할 수 없는 '이인선' 사장이라는 자가 제시한 주제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내가 아는 이야기 중에 가장 무서운 이야기

2. 남들 돈 번 이야기 중에 가장 기막힌 이야기

3. 누구 바람난 이야기 중에 최대한 길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


도대체 이런 이야기로 무슨 평가를 하겠다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어디라도 '합격'이라는 걸 해보고 싶었던 마음에 규동은 자신이 아는 " 가장 무서운 이야기 " 를 하기로 한다.

 

약 400페이지 가량의 분량으로 구성된 책에서 규동이 자신이 아는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130페이지 가량이 "문제편"에 해당하고, 이후에 이인선 사장과 규동이 이야기에 얽힌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이 200페이지에 걸쳐 "풀이편" 으로 진행된다.

전체 분량 중 4/1 이상이 무서운 이야기를 묘사하는데 할애되어 있는 만큼 규동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규동이 알고 있는 가장 무서운 이야기는 1940년대 옷 공장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일제시대 '임만섭'이라는 자가 일본인들에게 온갖 아부와 로비를 하면서 공장을 성장시켜가는 과정과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여공들에게 각성제를 주사하면서까지 무리한 노동을 시키고 결국엔 집단 자살인지 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이유로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무서운 이야기라는 주제로 스토리가 진행 되는데, 사실 가장 무서운 이야기라고 부를만큼 무섭지는 않았다. 물론 강제로 각성제를 주입당하다 결국엔 거기에 중독돼버린 여공들의 광기와 집단자살로 추정되는 의문스러운 죽음이 섬칫하긴 하지만 그게 가장 무섭다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규동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면접관인 이인선 사장은 시종일관 논리적이고 사실적 근거를 따져가며 이야기가 어느 정도 실제에 가까운지 검증해보려고 하기 때문에 독자들 또한 규동의 이야기를 단순히 무서운 이야기로만 받아들이기 보다는 이성적으로 생각해보게 된다.

 

문제편이 끝나면 풀이편을 통해서 규동이 들려준 이야기가 단순히 괴담으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옷 공장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거기선 아직도 죽은 여공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우여곡절 끝에 이야기 속 임만섭의 공장으로 추정되는 곳을 방문했다가 직접 귀신을 목격하고 그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

사실 문제편에서 규동이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보다는 풀이편에서 진실을 추적해 가는 과정이 더 공포스럽다. 여기선 진짜로 귀신이 등장한다. ㅎㄷㄷ

​이 과정에서 '이인선' 이라는 인물의 진가가 발휘되는데 자출신 특유의 예리한 감과 비상한 머리로 귀신의 존재를 파헤친다.

 


마지막 해답편에서는 무서운 이야기의 실체와 귀신이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인지 밝혀지는데 비교적 길었던 문제편과 풀이편에 비해 해답편은 너무 짧게 끝나 아쉬웠다. 차라리 문제편을 축약하고 해답편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는 원래 10부작 정도로 기획되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흥미로운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반해 그들에 대한 묘사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 특히 이인선 사장에게는 숨겨진 스토리가 더 많을 것 같은데 여기서는 아주 일부분만 밝혀져 있다.

하지만 캐릭터 자체가 워낙 독특하고 매력적이라 추후에 시리즈로 나올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만일 앞으로 시리즈물로 계속해서 작품이 이어진다면 이 책에서는 알 수 없었던 등장 인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밝혀지길 기대해본다.


혹시 제목 때문에 엄청나게 무서운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문제편'까지만 읽고 약간은 실망할 수 있지만 '풀이편'과 '해답편'에서는 그런 실망이 사라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전개가 이어지니 혹여 문제편이 무섭지 않다고 책장을 덮으려 한다면 아직은 섣부른 판단이니 꼭 풀이편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가장 무서운 이야기 사건』 은 "가장 무서운 이야기" 보다는 "사건" 에 방점이 찍혀 있는 소설이다. 귀신이 등장하는 비현실적이고 초자연적인 스토리가 아니라 눈으로 보이는 현상을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추리해가는 이야기이니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삼성보다 작은 회사가 좋다 -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성장하려면 작은 기업에서 시작하라
김인옥 지음 / 라온북 / 201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일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 당신이 선택한대로 취직할 수 있다면 어디로 가길 원하는가?

대답은 들어보지 않아도 열  명중에 아홉 명은 대기업일 것이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알법한 대기업에 다닌다고 하면 남들 앞에서 폼도 날 뿐더러 일반적으로 연봉 또한 많다. ( 물론 대기업이라고 전부 연봉이 센 것은 아니다. ) 

하지만 이름도 한 번 들어본 적 없는 중소기업이라고 하면 남들에게 말하기 꺼려지고 어딘지 모르게 위축되기도 한다. 이유는 우리가 흔히 중소기업이라는 단어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 즉 복지도 안 좋고, 일은 고되고, 급여는 낮고, 근무 시간도 길다는 그런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이런 고정관념은 중소기업이 가진 장점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들어 중소기업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만든다고 말한다.

물론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는 여러가지 복지나 급여 면에서 부족할 수는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조직문화가 경직된 대기업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직무들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대기업은 많은 사람이 근무하는만큼 생각보다 이직이 잦은 편이기 때문에 어떤 자리에 공백이 생겨 언제 누가 그 자리에 와도 대신할 수 있도록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런 시스템의 힘은 생각보다 강해 업무 역량이 좀 모자라는 사람이 그 자리에 오더라도 크게 지장이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만큼 개인의 역량이 돋보이기 쉽지 않고, 한 분야에 관련된 업무만 전담하게되어 다른 일들에 대해서는 경험해볼 기회가 적다.

그에 반해 중소기업은 일반적으로 조직이 작다보니 한정된 부서에서 다양한 업무들을 모두 처리해 내야한다. 그러다보면 한 가지 업무 외에 다른 제반 업무들도 병행해서 하게 되기도 하고 내 업무 외에 다른 부서 일을 도와주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된다. 그만큼 이것저것 귀동냥으로 듣는것도 많아지고 이 사람, 저사람으로부터 어깨너머 배우는 것들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 인생을 부분으로 만족하며 살래, 전체를 경험해보면서 살래? "


 

그 밖에도 저자는 여러가지 중소기업의 장점에 대해 언급해 놓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이 빠르고 확실하게 온다는 것이다.

낭중지추라고 했던가, 어딜가든 남들보다 훨씬 뛰어난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은 눈에 띄게 마련이다. 대기업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있겠지만 중소기업은 인원이 적기 때문에 그런 인재에 대한 소문은 대기업보다 훨씬 빨리 사장님의 레이더망(?)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우수한 인재는 놓치고 싶지 않아 보상을 빠르게 지급하려고 하고, 그에 대한 결과물은 일반적으로 연봉상승이나 승진으로 나타나게 된다.

" 노력한 만큼 보상과 초고속 승진이 보장되는 중소기업 " 



 

그리고 중소기업 중에서도 성장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 오랫동안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중소기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첫 째는 회사의 업력을 볼 것. 기본적으로 한 업계에서 최소 10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기업이라야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둘 째로는 회사의 아이템(기술력)을 볼 것.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지,  미래 유망 산업과 관련된 제품인지 등 그 회사의 생산 품목에 주력해야 한다. 그리고 셋 째로는 출퇴근 시간.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출퇴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위치에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한다.


 ​" 사회 첫발을 어디에 내딛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안하고 답답하다고 아무 곳에나 들어가선 안되고, 또 대기업만 찾으며 허송세월을 보내서도 안 된다.

아이템이 좋은 회사가 있으면 기본적인 정보를 찾아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제대로 고민해보고 입사지원을 해야한다. "

 


저자는 연매출 20억원의 작은 중소기업을 200억 원의 회사로 성장하는데 기여한 직장인이다. 작은 중소기업이 성장해가는 걸 바로 눈 앞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중소기업에 대한 애정이 많고, 경험과 지식이 또한 풍부하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중소기업의 여러가지 장점과 모범 사례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장점을 강조하려다보니 오히려 중소기업의 단점은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소기업은 여러가지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오히려 깊이가 부족해 반드시 전문적인 소양을 필요로 하는 직군에서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여러가지를 두루두루 아는게 좋은 것이냐, 아니면 한가지를 깊이 아는게 좋은 것이냐는 직무의 특성과 관련이 있지 어느 한 쪽이 반드시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그리고 대기업에서는 끊임없는 경쟁과 재교육을 통해 업무 스킬을 향상시킬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반면, 중소기업에서는 당장 코 앞에 닥친 시급한 일을 처리하기에도 바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따로 공부하지 않는 이상은 별도로 교육을 받기가 어려운 편이다. 물론 이는 회사의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항상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대기업은 업무와 관련하여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이런 시스템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비해 월등히 잘 구축되어 있다. 이렇게 원활히 잘 작동되는 시스템 속에서 일해본 것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직장인들에게는 돈 주고도 못살 귀중한 경험이 된다. 처음에 어떤 방법으로 일을 배우냐가 나중에 은퇴할 때까지 일하는 방식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어떤 곳이 더 좋다, 나쁘다 말할 수는 없다. 사실 사람마다 성향과 업무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대기업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남들의 시선만 의식해 대기업을 선택했다가는 치열한 그들의 리그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자신이 종사하고자 하는 업무와, 그 업무에 맞는 기업의 형태를 고민하고 그리고 자신의 성격이 어느 쪽에 더 적합한가를 정확히 따져보고 그 후에 결정해야 어느 곳을 가든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