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업의 성실신고와 법인전환 실무 - 조선생의 절세 황금키
조남철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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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업을 시작해야겠다라고 마음을 먹은 뒤 가장 먼저 하는 고민이 바로 "개인사업자"가 될 것인지 "법인사업자"가 될 것인지 선택하는 일이다. 아무래도 개인사업자는 법인처럼 등기 등의 절차가 없고 사업자등록증만 발급받으면 되기 때문에 설립시 여러모로 편한 점이 많다. 그래서 예전에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개인사업자로 등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개인사업자는 설립이 간편하고 회사 자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법인사업자보다 세금을 많이내고, 회사가 부도 등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개인이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다. 하지만 법인은 개인사업자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고 회사가 어려울 때도 자신이 낸 자본금 내에서만 책임을 지면되기 때문에 최근에는 소규모로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법인으로 등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고 최근 설립되는 벤처기업들 같은 경우는 대부분 외부로부터 투자 받을 상황을 고려하고 사업을 시작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법인으로 설립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기존에 개인사업자로 시작한 후 사업이 잘돼 매출 규모가 점점 커지게 되면 세무조사나 경영상의 어려움 등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법인으로 전환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 때 개인에서 법인으로 전환할 때는 신규로 법인설립을 할 때보다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보통 개인사업자 때의 사업을 그대로 이어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사업실적이나 부동산, 재고자산 등의 승계 문제로 재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인기업의 성실신고와 법인전환 실무>는 이렇게 개인에서 법인으로 전환시 신규 설립, 포괄양수도, 현물출자 등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게 나에게 유리한지, 그리고 사전에 어떤 사항들을 고려해야하고 준비해야하는지 구체적인 판례를 통해 알려준다.

책은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는 성실신고확인제도란 무엇이며 매출 규모가 어느 정도되는 회사가 대상인지, 그리고 성실신고확인서를 제출했을 경우 어떤 조세혜택이 있는지 설명되어 있다.

그리고 두 번째 파트에서부터는 본격적으로 법인전환의 장단점과 법인설립시 어떤 서류들을 사전에 작성하고 준비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여기서는 우리가 흔히 들어본 법인등기부등본의 역할과 기재된 내용에 대해 설명해주고, 법인등기에 필수적인 정관 작성법과 임원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법인을 구성하는 기관인 주주총회와 이사, 대표이사, 감사 등의 역할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는데, 일반적인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들어본 단어와 직책들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정의와 역할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는데 이번 장에서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드디어 법인전환의 여러가지 유형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나열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신규법인 설립과 포괄양수도, 세 감면 포괄양수도, 현물출자, 중소기업통합 법인전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규법인 설립은 말 그대로 신규로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이사항이 없으며, 일반적인 신규 법인 설립시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하면 된다.

포괄양수도는 개인사업자 때의 재고자산이 있는 경우 사용하는 방법으로 '사업장별'로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말 그대로 '포괄적'으로 승계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세 감면 포괄양수도는 개인사업을 포괄양수도하는 것으로 사업자가 그 사업에 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다른 사업자에게 승계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각종 조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조세 혜택이 있는만큼 여러가지 제약들과 사후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전에 꼼꼼하게 확인한 후 진행해야 한다.

현물출자 법인전환은 개인사업자의 사업용고정자산을 법인에게 현물출자하여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금전이 아닌 재산을 출자하는 것을 말한다. 설립시 자본금을 현금이 아닌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재산으로 출자하기 때문에 부담이 완화되며 여러가지 법인전환 방법 중 현물출자 법인전환이 조세혜택이 가장 많다. 하지만 혜택이 많은만큼 절차또한 가장 까다롭고 세무당국과의 분쟁이 일어날 소지 또한 많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통합 법인전환은 2개 이상의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사업자가 1개의 법인으로 통합되는 것을 말한다. 2개 이상의 사업장을 통합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현물출자보다 오히려 단순하다. 하지만 개인사업자끼리의 통합이 아닌 법인사업자가 포함된 경우라면 해당 법인사업자는 최소 1년 이상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이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네 번째, '법인전환과 영업권' 파트에서는 법인전환시 가장 많은 이슈와 분쟁거리인 영업권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영업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권리이므로 거래 당사자들끼리 임의로 가격을 책정할 경우 탈세 등 여러가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영업권에 대한 가치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감정평가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섯 번째는 가업승계에 관한 내용으로 중소기업의 유지 발전을 위한 정책인 '가업상속공제'에 대해 소개한다. 기본적으로 가업상속공제는 가업을 상속해주는 사람이 10년 이상 계속해서 경영한 중소기업 등을 상속인에게 승계하면 가업상속재산가액의 100%까지 상속 공제해주는 제도로 최대 500억까지 공제된다. 하지만 이런 점을 악용해 명의만 넘겨받고 실제 경영은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도 있기 때문에 실제 경영여부를 매년 점검하고 발견될 경우 상속세를 추징한다.

이 책은 주로 개인에서 법인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신규 법인 설립시 필수적인 제출 서류와 제반 절차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개인으로 설립할지, 법인으로 설립할지 고민 중인 사람들이나 신규 법인 설립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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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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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한자와 시리즈 <한자와 나오키3_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이 출간됐다. 앞선 1,2편도 물론 재밌게 읽었지만 개인적으로 가독성이나 속도감 등 재미를 순서로 매기자면 3편>1편>2편 순인 것 같다. 그만큼 이번 3편은 기업 M&A라는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관련 지식이 전무하더라도 전혀 어렵지 않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앞선 1,2편에서는 한자와가 은행의 온갖 비리들과 맞서 싸우며 은행의 심장부나 다름 없는 도쿄중앙은행 영업부 차장 자리까지 올라갔다가 사내 정치 싸움에 휘말려 도쿄센트럴증권으로 좌천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자와가 새로 부임하게 된 도쿄센트럴증권은 도쿄중앙은행의 자회사지만 업계 경력이 짧아 모회사인 도쿄중앙은행에서는 좌천된 사람들이나 가는 곳(?)이라는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쿄센트럴증권은 전뇌잡기집단이라는 IT 기업으로부터 라이벌 격인 도쿄스파이럴을 인수할 수 있도록 자문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게 된다. 두 회사 모두 IT 벤처 업계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유명기업으로 인수 규모도 클 뿐만 아니라 이 건이 성공할 경우 도쿄센트럴증권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도쿄센트럴증권에서는 사활을 걸고 이 일에 매달리게 된다. 다만 한자와는 대형 M&A 경험이 없는 도쿄센트럴증권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던 차에 전뇌잡기집단으로부터 자문계약해지 통보를 받게 된다. 표면적인 이유는 도쿄센트럴증권의 대응이 너무 느리다는 것이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자문사가 모회사인 도쿄중앙은행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조사하던 중 증권사 내부에 모회사인 은행과 결탁하고 M&A 정보를 빼돌린 직원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한자와는 '당한만큼 갚아준다.'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모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자회사의 일을 빼앗은 도쿄중앙은행 증권영업부에게 일격을 가하기 위해 조용히 뒤를 캐기 시작한다. 그러다 도쿄중앙은행 증권영업부장 이사야마와 전뇌잡기집단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하고 M&A 자체에 커다란 부정과 음모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만 이 일을 밝히게 되면 보나마나 모회사와의 관계가 틀어질게 뻔하고 가뜩이나 윗사람들에게 미움을 사 자회사로 쫓겨난 마당에 증권사보다 더한 곳으로 좌천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자와는 그런 사내 정치싸움과 조직논리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길을 가기로 결심한다.

1, 2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 편에서도 역시나 직장인들의 히어로, 한자와의 활약이 돋보이지만 3편의 부제인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답게 잃어버린 세대로 불리는 젊은 사원 '모리야마'와 도쿄스파이럴의 젊은 창업자 '세나' 의 역할 또한 크게 다뤄진다. 모리야마와 세나는 기존 세대들이 만들어낸 거품의 붕괴로 살을 깎아내는 고통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잃어버린 세대'들이다.

모리야마는 취업 빙하기를 뚫고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불평 한마디 할 여유없이 노력한 끝에 도쿄센트럴증권에 취직하지만 정작 거품을 만들어낸 윗 세대들은 호경기에 입사했다는 이유만으로 한 자리 차지한 채 꼬박꼬박 월급만 받아가는 무능력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세나는 주식을 하던 아버지가 갑작스런 불경기로 망하게 된 후 대학도 가지 못하고 작은 회사를 창업한 후 지금의 IT 벤처기업으로 키워낸다. 하지만 자신이 그렇게 힘들여 세운 회사를 기성 세대들이 통째로 뺏으려들자 울분을 참지 못한다.

이처럼 잃어버린 세대를 대표하는 젊은 모리야마와 세나는 나이든 윗 세대들의 꼼수와 술수에 굴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 싸운다. 이와 반대로 겉으로 보기에는 번듯하게 성공한 것처럼 보였던 윗 세대들이 젊은 시절의 꿈과 열정을 잊고 탐욕에 눈이 멀어 잘못된 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미래는 기성세대가 아니라 잃어버린 세대인 젊은이들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역시 세대간의 갈등은 끊임없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데 옆 나라 일본에서도 이런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자와 같은 진짜 어른이 힘의 논리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지키며 젊은 세대들을 바른 길로 이끌어주려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 기성 세대에 대한 희망이 남았있다는 사실을 잊지않게 만든다.

나는 계속 싸워왔어. 세상과 싸운다고 하면 막연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조직과 싸운다는 건 눈에 보이는 사람과 싸우는 거야.

그거라면 나도 할 수 있잖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잘못되었다고 말했고, 입씨름을 통해 몇 번이나 상대를 박살내왔지.

어떤 세대든지 회사라는 조직에 틀어박혀 그곳에 안주하는 녀석은 적이야.

끼리끼리의 친목질을 통해 자기 식구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종종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리는 사람도 있지.

그런 녀석이 회사를 썩게 만드는 거야.

p.192~193

나 역시도 회사 생활이 길어지면서 사회 초년생 때 가졌던 마음가짐이 퇴색된 것을 느낄 때가 있다. 현실적으로 한자와처럼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살기엔 녹록치 않은 세상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의 마음과 신념을 잊지 않도록 다시금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머리 속으로 그려봤을 법한 이상적인 상사인 한자와의 모습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히어로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월급만 축내는 기성세대에서는 벗어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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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웃는 순간
찬호께이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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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평소 <망내인>, <13·67>과 같은 사회파 추리소설로 유명한 찬호께이가 이번에는 특별하게 호러 미스터리 장르로 돌아왔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사회파 추리소설 작가가 쓰는 초현실적이고 환상적인 호러물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띠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염소가 웃는 순간>에서는 아주 전형적이고 뻔한 스토리의 캠퍼스 호러물이 등장한다. 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7대 불가사의에 관한 이야기로 등장인물들은 막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이다. 캠퍼스, 신입생, 기숙사, 7대 불가사의라니 이런 소재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등 여러나라의 하이틴 영화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설정이다. 그런데 이런 흔하디 흔한 클리셰 범벅의 이야기도 찬호께이가 쓰면 다르다고 자신있게 말하니 기대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었다.

등장인물은 총 9명으로 남녀 신입생 8명과 4학년 선배 1명이다. 이 중 '아화'는 이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남들보다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아주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오죽하면 자기 소개할 때 평범한게 특징이라고 할 정도로 평범의 극치를 달린다. 외모도 평범, 성적도, 성격도 평범한 주인공은 자신이 묵게된 기숙사에 떠도는 7대 불가사의 이야기를 듣고도 자신처럼 평범한 인물에게는 귀신도 재미없어서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평범하다.

기숙사에 입소하게 된 첫날 아화는 고등학교 친구인 '버스', '위키'와 함께 휴게실에서 신입 여학생들과 4학년 선배인 '아량'을 만나게 된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아량 선배로부터 노퍽관 기숙사에 얽힌 7대 불가사의와 11년 전 기숙사에서 났던 화재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11년 전 발생한 화재 이전에도 불이 났던 적이 있는데, 100년 전 현재의 기숙자 자리에 살던 이스트베스트 백작이라는 사람이 지하실에서 주술의식을 벌이다 화재로 사망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 때 이스트베스트 백작이 주술의식을 벌였던 지하실이 실제로 지금의 기숙사 지하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화와 친구들은 아량 선배와 함께 지하실로 향한다.

지하실에 도착한 아화와 친구들은 바닥에서 주술의식에 사용되었던 염소 그림의 도안을 발견하고 그 곳에서 버스가 제안한 초혼게임을 하게 된다. 이 후 모두들 다시 올라와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지만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나갔던 '칼리'라는 여학생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칼리를 찾던 중 아화의 친구 버스가 <444호실> 미스터리에 등장하는 책상에 먹혀 버리고 만다. 그리고 사라진 칼리는 7대 불가사의 중 <거울에 비친 모습>에 등장하는 거울 속에 갇혀 있었는데 거울 속에는 긴 머리를 늘어뜨린 귀신이 칼리를 향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아화와 친구들은 평소 괴담과 주술에 관심이 있었던 샤오완으로부터 자신들이 장난삼아 한 초혼 게임이 기숙사에 떠돌던 귀신들을 소환해버렸다는 사실을 듣게 되지만 7대 불가사의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친구들은 하나 둘씩 사라지게 된다.

과연 지극히 평범한 주인공 아화는 사라진 친구들을 구해내고 무사히 살아서 기숙사를 빠져나갈 수 있을까.

이야기는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도입 부분에 기숙사 7대 불가사의에 해당하는 내용들이 먼저 소개된다. 이후 앞에 소개한 불가사의대로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인데 불가사의에 대한 이야기를 몰아서 듣는 것이 아니라 각 장 마다 사건이 분리되어 불가사의 내용 다음에 바로 현재의 사건이 이어지니 이야기의 집중도와 몰입도가 더해졌다.

노퍽관 7대 불가사의는 대략적으로 아래와 같다.

<444호실>

교통사고로 죽은 여학생이 매일 밤 자기가 살았던 444호실로 돌아와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데 룸메이트가 자신의 자리를 치울까봐 포스트잇에 "내일 돌아올께"라는 글을 남겨놓고 사라진다.

<거울에 비친 모습>

화장실에 서로 마주보게 설치된 거울 앞에 서면 거울이 서로 반사돼 거울 앞에선 사람의 얼굴과 등이 무한히 반복되는데 한 여학생은 그 속에서 자신의 얼굴이 아닌 낯선 여자의 얼굴을 보게된다. 이후 두려움에 떨던 여학생은 룸메이트에게 전화했지만 룸메이트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다음날 룸메이트가 기숙사로 돌아와보니 그 여학생은 목이 180도로 돌아가 뒷통수가 천장을 향한 채 죽어있었다.

<5층 반>

기숙사 5,6층에 살던 커플이 엘리베이터에 탄 후 남학생이 5층에서 내렸지만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고, 실종된 지 이틀만에 엘리베이터에서 갑자기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된다. 이틀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남학생은 정신착란 상태가 되었고 엘리베이터를 점검하던 사람들은 5층과 6층 사이 엘리베이터 통로에서 '구해줘'라는 글씨를 발견하는데 그 글씨는 마치 누군가 벽 안쪽에서 쓴 것처럼 반대로 쓰여있었다.

<나무에 매달린 시체>

한 남학생이 어느 날 기숙사 계단에서 창밖 나무를 바라보니 나무에는 죽은 시체들이 걸려 있었고 눈을 비비고 다시 확인해보니 시체들은 사라져있었다. 이런 현상은 매일 반복됐고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나무에 걸려있던 시체들이 하나씩 줄었다. 드디어 나무에 걸린 시체가 한 구 뿐인 마지막 날 내일부턴 시체가 보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남학생은 웃었지만 그 시체는 환영이 아니라 실제로 나무에 목을 매단 자신의 룸메이트였다.

<방문세기>

새벽 3시부터 해 뜨기 전까지는 기숙사 복도에서 방문을 세지 말라는 규칙을 어기고 한 커플이 방문을 세는데 세다보니 방문 갯수가 1개 더 많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무서워진 커플은 복도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가도가도 복도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그 곳에서 탈출하기 위해 남학생은 어느 방의 문을 몸으로 들이받는데 남자는 그 길로 7층 창밖으로 추락한다.

<살아있는 조각상>

비오는 날 남학생 몇 명이 기숙사에 세워진 염소 조각상 한 바퀴를 돌아오는 달리기 시합을 한다. 한 명씩 조각상을 돌고 들어올 때마다 조각상이 달라진 것 같다고 한 남학생이 이야기했고, 달리기가 끝나고도 남학생 중 한 명이 돌아오지 않자 찾아 나서보니 조각상 옆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조각상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한 남학생이 누구였는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불길 속의 원혼>

기숙사에는 사감 가족이 살고있었는데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된 아내는 동반자살을 위해 새벽 3시에 가스밸브를 연다. 하지만 가스 냄새를 맡은 남편이 깨어나자 다급해진 부인은 라이터를 켰고 그 순간 화재가 일어나 딸을 제외한 일가족은 사망한다. 이후 새벽 3시만 되면 죽은 가족의 모습이 기숙사를 떠돈다는 소문이 들린다.

역시나 추리 소설의 귀재답게 귀신이나 유령이 등장하는 호러물이지만 추리 소설의 구성을 놓치지 않고 이야기 전반에 복선과 트릭을 깔아놓았다.

그래서 이야기의 결말에서 그 동안 깔아놓았던 떡밥들이 어떻게 회수되는지 보여주는데 마치 호러물을 탈을 쓴 추리소설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하게는 불가사의에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의 인과관계를 통해 사건들 간에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던가 거울에 갇힌 칼리를 구하는 장면에서 칼리의 손목 밴드가 반대쪽에 채워진 것을 보고 칼리의 모습이 거울에 비친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장면은 추리소설에서도 쓰일 법한 트릭이었다.

이런 방식으로 찬호께이는 초현실적인 호러물에서도 논리적으로 사건을 설명함으로써 이야기 속 사건들이 초현실적이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고 현실처럼 느끼고 납득할 수 있게 만든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550 페이지가 넘는 긴 분량이다보니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 1장은 하이틴 캠퍼스물 같은 분위기로 약간 지루하게 느껴졌다. 물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 2장부터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호러물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러물의 분위기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고 추리 쪽으로 장르의 변주가 이뤄진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아쉽기도 했다. 만약 찬호께이가 쓰는 본격 호러물을 기재한 독자라면 이야기 중반부까지 한 껏 기대감과 재미를 고조시킨 후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결국 이성의 끈을 놓지 못하고 사건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찬호께이에게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논리적으로 설명되는 호러물이 존재할 수 없는 건 아니지만 호러는 초현실적인 맛에 읽는건데 한참 그 재미를 쫓아가다가 마지막에 호러물을 추리물로 바꿔버린게 아닌지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호러도 찬호께이가 쓰면 다르다는 자신감답게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태의 호러물을 접하게된 것 같아 신선했다.

 

필력 좋은 찬호께이답게 흡입력과 가독성은 최고였지만 그래도 역시나 찬호께이는 사회파 추리소설로 보는게 가장 반가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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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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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샌가 이상하게도 우발적으로 한 사람을 죽인 범죄자보다 계획적으로 여러 사람을 죽인 사이코패스 살인마에 대한 이미지가 더 좋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사람들과 전혀 다르지 않은, 오히려 더 호감가는 인상에 주변 사람들과 대인관계가 좋은 스마트한 사람일 것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이건 살인의 추억이나 한니발같은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연기한 캐릭터가 인상 깊게 남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여러 사람을 살해하는 동안에도 붙잡히지 않았으니 당연히 치밀한 계획을 세울 정도의 지적인 능력을 갖춘 인물일 것이라는 추측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 책에서도 무려 24명의 무고한 아이들을 살해한 매력적인 사이코패스가 등장한다. 하이무라 야마토라는 이름의 이 남자도 역시 잘생긴 외모에 친절하고 젠틀한 빵집 사장님으로 10대 후반의 어린 남녀 아이들을 잔인하게 고문한 뒤 살해한다.

그는 자신의 범죄가 순탄하게 계속되자 한순간 방심하게 되고 결국 피해자가 도망쳐 경찰에 잡히게 된다. 그 후 자신이 저지른 모든 범죄를 인정했지만 단 1건의 살인만은 끝까지 부인한다. 그가 인정하지 않는 단 1건의 사건은 23세 여성이 살해된 사건으로 10대 아이들을 타겟으로 삼는 범인의 강박적 패턴에서 벗어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그가 아무리 범행을 부인해도 신경쓰지 않았고 하이무라는 그 사건에 대해서만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었다. 어차피 그 1건이 무죄라도 사형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래도 자신이 짓지 않은 죄를 뒤집어 쓰지 않겠다는 마지막 자존심으로 주인공인 마사야에게 도움을 청하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마사야는 어린시절 동네에서 영재로 이름 꽤나 날렸지만 각 지역의 인재들이 모인 명문고에 진학한 후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정신이 무너져버려 결국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른 후 삼류대 법학부에 입학하게 된다.

예전이라면 상대도 하지 않았을 삼류대 동기들에 대한 혐오감과 이런 곳에 입학하게 된 자신의 현실에 자괴감을 느끼던 찰나 어린시절 자주 들렀던 빵집의 사장님이자 지금은 연쇄살인마가 돼버린 하이무라로부터 자신의 무죄를 밝혀달라는 편지를 받게 된다. 마사야는 하이무라를 면회한 후 어린시절 모두에게 경외의 대상이었던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 자신의 존재감이 살아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어린시절에 대한 향수와 하이무라에 대한 알 수 없는 연민을 느낀 마사야는 결국 그의 부탁을 들어주기로 하고 하이무라의 과거 행적과 주변인들을 탐문하며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과연 하이무라는 자신의 말대로 누명을 쓴 것인지 아니면 마사야가 그의 거짓말에 놀아나고 있는 것인지 진실은 마지막 책장을 덮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보통 반전에 자신있는 작품들은 표지에서부터 반전을 강조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독자들도 반전이 무엇일지 맞추기 위해 사소한 장면 하나 하나까지 의심하며 읽게 되는데 이 책은 반전에 관한 그 어떤 강조나 경고의 메시지도 없이 읽게 된 터라 마지막 반전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이런 강렬한 반전을 선사하기 위해 작가는 주인공 마사야와 하이무라와의 관계에 대한 기초를 충실히 쌓는데 주력한다. 독자들이 마사야와 하이무라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가 된 것인지 납득하지 못하면 결말에 대해 충분히 공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이무라의 어린시절을 지켜봤던 보호관찰자나 친구들의 입을 빌어 그의 불우했던 과거를 충실하게 설명해 줌으로써 마사야가 하이무라에 대한 동정심과 연민을 느끼게 되고 빵집을 운영할 당시 도움을 주었던 이웃, 연인 등 주변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하이무라의 민낯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피해를 입었던 피해자와 그 가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잔인한 범죄에 대해 듣게 되는데 여기서도 하이무라가 저지른 가학적이고 잔인한 범죄에 대한 묘사보다는 어떻게 피해자들과 만나게 됐는지, 그리고 피해자들의 어떤 심리적 약점을 파고들었는지 그 과정에 집중하며 하이무라가 다른 사람들에게 환심을 얻는 방법이나 태도를 위주로 묘사한다.

 

 

단지 살인사건이 누명인지 아닌지 사실을 밝히기 위해 시작한 취재는 사실여부에 대한 판단보다는 하이무라가 왜 연쇄살인범이 될 수 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그의 본성이 진짜 악인인지 가려내는 방향에 집중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마사야는 하이무라에 대한 감정적 동조와 동경에 이르러 점점 그와 닮아가게 된다. 이후 마사야는 하이무라에 대한 동경을 넘어서 그의 살인욕구까지 닮아가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사형에 이르는 병'인 살인에 대한 욕구가 평범한 사람에게까지 전염될 수 있는 것인지 물음을 던진다.

타인에게 쉽게 흔들리고 동조하는 인간의 나약한 본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그리고 무엇보다 반전이 돋보이는 소설이었다. 누군가를 죽고 죽이는 서스펜스와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줄거리는 아니었지만 인간의 본성에 대한 고찰과 불우한 환경이 과연 범죄자에게 면죄부가 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되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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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최고의 나를 만들 것인가 - 원하는 것을 이루게 만드는 심리학적 방법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지음, 장원철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매년 새해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반복하는 일이 있다. 계획 세우고 작심삼일하기. 그리고 실패하고 자괴감에 빠지기.

새해가 되면 다이어리에 계획을 쓰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올해도 이 계획들이 실패할 걸 예감한다. 그런데도 매년 새해 계획을 세우곤 하는데 해가 바뀌어도 목표는 예년과 비슷하다. 왜냐하면 작년에 계획한 바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ㅠㅠ.

물론 계획했던 모든 일을 달성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매년 실패하고 마는 계획도 있긴 하다. 가장 대표적인 게 다이어트, 혹은 운동하기. 두 번째는 공부하기. 공부라고 해도 학교 다닐 때 배우던 과학, 수학 같은 과목은 아니고 현재 업무와 관련된 지식 습득이나 재테크, 경제와 관련된 책 읽기나 자격증 취득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학교만 다니던 학창시절과 달리 지금은 회사에 다닌다는 핑계로 조금만 바빠도 계획했던 일들을 바로 뒷전으로 미루기 일쑤였고 그러다 보니 취득하려고 했던 자격증 시험은 신청하고 취소하고, 또 신청하고 취소하길 반복했다. 생각해보면 아예 공부를 못할 정도로 바쁘거나 피곤했던 것도 아닌데 막상 닥치면 하기 싫은 마음에 작은 핑곗거리 하나만 생겨도 옳다구나하며 미루게 됐다.

문제는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니 스스로가 한심하다는 생각과 자괴감에 빠지게 됐는데 마침 우연히 보게 된 이 책에서 "실패의 본질적인 이유는 의지박약이나 노력 부족이 아니라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의 방법을 찾지 못했던 것뿐"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띄어 읽게 되었다.

저자인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은 심리학자이자 동기부여 센터 부소장을 맡고 있으며 사람들의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하는지, 또 자기통제력을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개인의 특성에 맞는 해결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은 크게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파트인 <최고의 나를 위한 마음가짐>에서는 구체적인 목표 세우기와 자신의 성향 파악에 대해 설명한다. 일단 어떤 계획이든 실천하기 위해서는 목표가 필요한데 우리는 생각보다 그 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는다. 그래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목표는 쉽게 달성할 수 없는 높은 목표를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접근하는데 이때 접근 방식은 보통 2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이유 중심적 사고, 두 번째는 행위 중심적 사고이다.

이유 중심적 사고란 '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상적 사고방식이고 행위 중심적 사고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체적인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 두 가지 사고방식은 자신의 행동에 동기부여를 하는데 각각 다른 특성과 장단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사고를 하는 사람인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책에서 독자 스스로가 자신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질문지를 통해 체크한 후 목표에 따라 어떤 사고방식이 적합한지 파악하고 그에 맞게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두 번째 파트인 <최고의 나를 위한 목표 세우기>에서는 목표의 유형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고 상황에 따라 어떤 목표 선택법이 효과가 있는지 알려준다.

목표의 유형에는 크게 성과목표와 향상 목표가 있는데 성과목표란 남들보다 뛰어난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려는 욕망, 향상 목표는 기술과 능력을 향상시키고 계발해 더 나아지려는 욕망의미한다. 상황에 따라 성과목표가 더 강한 동기부여를 할 때도 있고, 향상 목표가 더 강한 동기부여를 할 때도 있지만 어렵고 복잡한 난관들이 많은 문제일수록 성과목표보다는 향상 목표를 선택할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어려운 목표일수록 성과를 내기 위해 긴 시간과 지속적인 흥미 유지가 필요한데 이때 향상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과정 자체를 즐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받는 것을 주저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더 많이 인내할 수 있다고 한다.

앞에서 목표를 선택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이론적으로 접근했다면 세 번째 파트인 <최고의 나를 위한 실천 가이드>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 설정법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한다.

계획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그리고 가정법 형식으로 세우는 것이 좋은데 단순히 '열심히 공부하기'가 아니라 '평일 저녁이면 잠자리에 들 때까지 내 방 책상에서 적어도 4시간 이상 공부하겠다.' 와 같이 구체적으로 만들고 반복적으로 읊조려 마음속으로 내재화 시키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장애물을 통제할 계획 또한 만들어놔야 하는데 이때도 마찬가지로 '만일 친구가 찾아와 pc 방에 가자고 하면 나는 주말에 가자고 할 것이다.'와 같이 가정법 형식의 계획을 세워 장애물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유혹을 뿌리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기통제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자기통제력은 근육과 같아서 사용할수록 강해지고 사용하지 않을수록 약해진다고 한다. 자기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원하지 않는 작은 일들을 도전과제로 삼으면서 단련시키는 방법이 있는데 예를 들어 단 음식 먹지 않기, 매일 팔굽혀펴기 하기, 매일 독서하기와 같은 과제들에 도전하면서 자기통제력을 단련시킨다. 이때도 단 음식을 너무 먹고 싶을 때는 과일 1조각을 먹겠다는 식의 계획을 세워두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근육도 많이 쓴 이후에 휴식이 필요하듯이 자기통제력도 많은 양을 소진한 이후에는 피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회복 기간 동안에는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게 몰아붙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자기통제력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회복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애초에 많은 자기통제력이 필요한 행동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고칼로리의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 중간에 끊기는 쉽지 않듯이 애초에 이런 일들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자기통제력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렇게 자제했을 때는 스스로에게 다른 인센티브를 준다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저자는 목표 달성의 실패를 단순히 개인의 노력 부족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단지 노력하는 방법이 잘못됐으며, 자기통제력도 근육처럼 단련하다 보면 단단해져 쉽게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목표한 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책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방법을 일상 속에서 하나씩 실천하다 보면 작심삼일이었던 의지박약도 작심 삼백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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