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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자전거여행 - 전2권 ㅣ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평점 :
지금 쓰고자 하는 것은 진짜리뷰가 아니다. (하긴, 진짜 쓰고 싶은 책들에 대한 리뷰는 아직까지 시작도 못 해보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을 다시 사게 되기까지의 경위를... 푸념삼아 적어본다.
명절을 맞아, 가만히 있으려니 또 뭔가 허전해서, 책장을 다시금 정리했다. 그러던 중, 생각의 나무에서 출간되었던 하드커버 <자전거 여행>을 펼쳤다. 역시 김훈은 소설보다 수필이지, 생각하며 책장을 넘기다보니, 책에서 "쩍!"소리가 났다. 제본이 뜯어졌다. (이렇게 적고보면 대단히 크게 갈라진 것 같지만, 그렇진 않다. 하지만 어쨌거나 책의 제본이 벌어진 건 사실이다.) 이 책은 한 달여 전에도 살펴보았었다. 그때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날엔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가 해진 것을 발견하고 문학동네판으로 새로 구매하기도 했다.
연이어 책들이 해진 것을 보면, 내가 책을 굉장히 막 다루는 사람이라서 책이 쉽게 상한다거나 책을 너무 열심히 읽어 해질 정도라는 위편삼절의 고사를 실천한 사람 같겠지만, 그렇지 않다. 책에 관한 한 결벽증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고 있는 내가 책을 막 다룰 리가 없다. 또 김훈의 책을 유독 아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상적인 제본의 책이 해질 만큼 책을 많이 넘겨보진 못 했다.
그렇다면 연이은 김훈 책의 파손은 무엇때문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의 나무' 출판사가 문제다. 이 출판사의 김훈 책들 제본마다 문제가 일어났다. 2009년이었던가, <칼의 노래>의 경우 멀쩡한 책이 있음에도 오래 두고 보겠다는 생각으로 생각의 나무판 하드커버 양장본을 다시 샀었는데, 이 양장본을 포함하여, <현의노래>, <자전거 여행> 등이 최근 모두 사달이 났다.
슬픈 마음에 같은 출판사의 <바다의 기별>, <밥벌이의 지겨움>,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도 다시금 넘겨 보았다. 당장 뜯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책을 넘길 때의 소리가 부드럽지 못하고, 오래된 접착제의 마르고 건조한 소리가 '틱, 틱' 난다. 으아!
하지만 이미 문 닫은 출판사를 원망해서 무엇하리. 결코 넉넉한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 <칼의 노래>, <현의 노래>에 이어서 <자전거 여행>시리즈도 문학동네판으로 다시 사기로 했다. 덕분에 다른 책을 사 볼 계획은 또 다음 기회로 밀렸다. 슬프고, 조금은 화나지만, 새 옷 입은 이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려니, 설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