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마디마디가 아득히 시려옵니다.
육중한 늑골이 가슴팍을 짓누릅니다.
가뭄이 든 뇌는 쩍쩍 갈라져 바스라집니다.
이 뻣뻣히 말라 비틀어진 몸뚱이.
삐끄덕 삐끄덕. 간신히 고개만 끄덕입니다.
살아는 있는걸까요.
예쁘게 꽃 핀 바람으로 폐포를 가득 채워봅니다.
건조한 썩은내만이 역류해 나갑니다.
아무래도
심장을 어딘가 두고 온 모양입니다.
어디에 있을까-
내 방 두번째 서랍 구석
자주 가는 카페 창가쪽 테이블
저번 주에 놀러간 친구 집 화장실
어딜 가봐도 텅 빈 발자국 뿐입니다.
그제서야 깨닫습니다.
심장을 어제에 놓고 왔나봅니다.
나는 오늘에 있지만
나는 어제에 삽니다.
뜨겁도록 차가운 겨울.
포근히 내리는 함박눈과
머릿속을 새하얗게 덥힌
작고 아담한 손. 난로.
저기. 아픈 어제에 나를 두고 왔습니다.
여기. 미련한 어제에 갇혀버렸습니다.
나는 오늘도 어제를 걷습니다.
얼마나 더 걸어야 오늘이 올까요.
이건 참말이지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