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 일기를 쓰고 싶은 날이었다. 이렇게 강렬하게 오늘의 일을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오늘 아침부터 나의 운수좋은 2016년 3월 5일이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기자단 봉사를 가는 날, 앞머리가 길어 앞머리를 잘랐는데 너무 많이 잘라서 눈썹이 보이고 말았다. 너무 심각해서 앞머리를 까긴 했는데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최대한 잘 정리를 하고 방학이 끝나고 새학기 새로운 기자단친구들과의 만남에 설레서 행복하게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 그러나 나는 문을 여는 순간 깜짝 놀라 "oh my.."라고 외칠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곳에 최근에 나와 싸운 반 남자 아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어떤 말을 해야할까 심각한 고민을 하다가 2시간동안 정색을 하고 앉아 있었던 것 같다.

 봉사가 끝난 뒤 집에 가는 버스를 타려고 버스정류장에 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는데 마스크는 챙겨왔음에도 우산은 챙기지 않아서  같은 봉사단에 있던 한 우리학교 후배 친구가 우산을 씌워주었다. 고마웠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졸다가 내려야할 정류장을 놓치고 말았다. 나 혼자 급히 버스에서 내렸을 때는 비가 상당히 많이 내리고 있었다. 난 오늘 학원을 2개나 가야했기에 가방이 무거웠고, 손에는 작년 기자단 활동 책자를 내것과 우리학교 선배에게 전해줄 것을 양손에 들고 있었다. 책자들을 품에 앉고 모자도 없는 외투를 벗어서 머리에 쓰고 추하디 추한 꼴로 집에 달려갔다. 집에 아무도 없었다. 옷을 정리하고 졸려서 조금 잔 뒤 학원에 갔다.

 수학학원에서 3월 모의고사를 위해 귀납법을 풀었다. 어려웠다. 난 한 문제도 못풀었다. 울고 싶었다.비도 오는데 너무 우울했다. 영어학원을 가기 싫었다.

 저녁밥도 혼자 먹었다. 우울했다.

 학원을 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그날 너무 우울해서 매우 천천히 횡단보도를 건넜다. 내가 건너는 사이 빨간불이 되어버렸다. 차와 살짝 쿵했다. 넘어졌다. 아팠다. 눈물이 났다. 자동차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친절하셨다. 난 학원에 연락을 하고 아저씨, 아주머니와 병원에 갔는데 병원이 그날만 1시까지 하는 날이었다. 어쩔 수 없이 돌아왔다. 아팠다. 그러나 나는 외고생답게 불굴의 의지로 학원에 가서 공부를 했다. 아팠다. 지금도 아프다.

  이글을 멋있게 쓰다가 뭘 먹으러 갔었는데 그동안 인터넷이 끊겨 있었다. 글이 하얗게 날라갔다. 원래는 글이 이렇게 허접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멋있게 쓰는게 힘들어서 이렇게 허접하게나마 글을 남긴다. 글을 쓰는 동안 3월 6일이 되었다. 다행이다. 정말 운이 나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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