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외국어고등학교(이하 대일외고)의 체육 대회의 이름은 '대일 한마당'이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학교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이다. 시험 종료 직후인 5월 7일, 대일외고는 잠실체육관에서 '대일 한마당'을 열었다.
대일한마당의 종목은 피구, 농구,
줄다리기, 계주, ox퀴즈로 총 5개이다. 1,2,3학년 분류하여 각 종목의 경기를 갖고 피구는 여학생만 농구는 남학생만 나머지 종목은 혼성으로
진행된다. 피구나 농구 그리고 계주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한마당이 열리기 약 1달반 전부터 중식시간 석식시간을 이용하여 연습해왔다.
모든 학교의 체육대회가 그렇듯, 대일외고도 각 종목의 신청자만 경기에 참여하게 되고 나머지는 관중석에 남게 된다. 관중석에 남겨진
학생들은 체육대회에서 소외되기 십상이다.
ㅊ고등학교의 한 학생은 경기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할 것이 없어서 지루한 시간을
보냈다며, 체육대회에서 핸드폰 게임만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대일한마당에서는 모든 학생이 즐거워했고, 모두가 체육대회 이후 땀에 젖어있었다.
전교생을 즐겁게 만들 수 있었던 대일외고 만의 비결은 바로 '응원'에 있었다. 대일한마당의 꽃은 그 어떤 경기가 아니다. 바로
응원이다. 대일한마당은 서양어과(불어, 독일어), 동양어과(중국어, 일본어) 그리고 국제어과(영어과, 스페인어과, 러시아어과) 총 3개의 팀으로
나뉜다. 각 과마다 '과 티'라고 불리는 옷이 있고, 각 과마다 응원단과 약 10개의 응원가가 있다. 응원단은 그 어떤 선수들보다 열심히
연습하고, 당일날은 새벽부터 잠실체육관에 가 연습했다. 응원단들은 응원가들을 배우고 다른 학생들에게 가르쳐줘야 한다. 체육선생님들은 대일한마당이
다가오면 체육시간을 응원연습시간으로 내어준다. 그만큼 응원은 한마당에서 매우 중요한 존재이다.
응원은 매우 조직적으로 진행된다.
서양어과의 경우 시작할때는 응원의 기본인 '부아카'라 불리는 응원가를 외치고, 분위기가 고조되면 '정관사(독어)'란 응원을 하며, 승리를 하면
'미안쏭'을 부른다. 이 모든 것은 응원단장인 과대표의 지휘에 맞춰 진행된다. 과대는 응원가의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들고 휘두르고 과의 모든
학생과 응원단은 같은 동작으로 같은 응원가를 외친다. 그 누구도 응원에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한마당 종료 후 학생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쉬어
있었다. 자신의 과의 경기가 있을 땐 학생들은 밥을 먹다가 일어서 응원을 하기위해 움직였다. 김밥을 하나 물고 다시 일어나는 표정에서는 기쁨이
담겨있었다. 어떤 학생들은 경기 관람보다 응원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일한마당은 선수들만 경쟁하지 않는다. 응원도
경쟁한다. 더 큰 목소리로 더 세게 발을 구르며 상대의 응원을 견제한다. 각 과의 응원가에는 상대편을 견제하는 응원가들이 있다. 국제어과의 경우
"국제 이긴다! 동양(서양)! 발린다!!"라는 구절의 응원가가 있다. 서양어과와 국제어과의 경기에서 국제어과는 이 응원을 사용했고, 이에 대응해
서양어과는 이 응원가를 각색하여 "서양 이긴다! 국제! 발린다!!"라고 국제어과를 향해 소리쳤다. 계주경기에서는 동양과 서양이 모두 국제를
상대로 이 응원을 외치는 재미있는 경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패자도 있었고, 승자도 있는 경기였으나 모두가 열심히 즐겼기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가질 수 있었다. 2015년 대일한마당의 우승팀은 '국제어과'였고 가장 낮은 점수를 얻은 팀은 '서양어과'였다. 한마당 종료
후 타과 학생들은 서양어과에게 '(꼴)찌서(양)'이라며 놀리기도 했으나, 응원만은 정말 최고였다며 박수를 보내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서양어과의 한 학생은 한마당이 끝난 후
"이렇게 재미있는 체육대회는 처음이었어. 졌는데도 막 우울하지도 않고, 그냥 재미있었던
같아. 하지만 내년엔 1등 탈환해야지. 우리는 웨스턴 이니까!!"
라며 즐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응원은 경기에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게
만들어주는 도구이다. 현대 스포츠 중 응원이 가장 발달된 스포츠는 바로 '야구'이다.
팀마다 팀의 티와 팀의 구호가 있고, 선수마다
특성을 살린 응원가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의 팬들은 자신의 팀에 대한 사랑이 매우 강하다. 사실, 축구경기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룰도
상당히 복잡한 스포츠가 야구이다. 그러나 언제나 야구장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야구의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야구에는 '응원'이 있기 때문이다.
조직화된 응원은 팀에 대한 소속감을 높이고 자신도 선수들 중 한명과 같은 열정을 갖게 한다. 같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은 응원가를 부르며
유대감을 얻기도 한다.
'응원'은 위대하다. '응원'은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경기를 만들어 준다.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체육대회, 대일한마당의 비결은 '응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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