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 글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9
너대니얼 호손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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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스터란 여인은 영국에서 미국보스턴으로 도망을 왔다. 남편은 불의한 사고로 출발이 지연되었다. 남편이 돌아왔을 때 처음 본 부인의 모습은 간통의 상징인 A자의 글자를 가슴에 달고 사람들의 앞에서 벌을 받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사람들의 멸시를 받으며 살아가야 했다. 시간이 흐르고, 헤스터의 선행들에 마음을 열어가지만, 오랜시간 그녀는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헤스터의 전 남편인 칠링위스교수는 자신이 그녀의 남편이었단 사실을 숨긴 채 당시 최고의 목사였던 딤스데일의 주치의로 활동한다. 칠링위스는 우연히 그의 가슴 속 A자를 보고, 헤스터와 불륜을 저지른 사내가 바로 딤스데일 이었음을 알게된다. 그러나 칠링워스는 딤스데일에게 화를 내지 않고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말하겠다며 협박하지도 않는다. 그는 그저 딤스데일과 대화를 나누며 괴로움에 사로잡힌 그의 마음을 해부하고 헤집어 놓을 뿐이었다. 딤스데일은 점점 괴로워 졌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죄악된 인간인지 숨긴채 말씀을 전하는 것에 자책했다. 결국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군중앞에서 자신의 죄를 세상에 드러낸다. 그리고 그는 악화된 건강과 큰 사건들로인한 충격들로 군중앞에서 헤스터의 품에 안겨 숨을 거둔다. 그로부터 머지않아 칠링워스도 죽음을 맞이한다. 

 

이 책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누구였을지 생각해 보았다. 들어난 죄인이었던 헤스터일까, 숨겨진 죄인이었던 딤스데일일까? 헤스터도 괴로운 삶을 살았다. 세상은 헤스터와 그의 딸 펄에게 고개를 돌렸고, 질타했다. 사람들은 그녀의 선행의 손길조차 거부했다. 반면 딤스데일은 가는 곳마다 사랑받았고, 천사에 비유되기도 했다. 그러나 난 숨겨진 죄인이 더 괴로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대와 함께 죄를 저지르고 고통 받고 있는 그 사내의 이름을 부니 밝혀주시오! 그 사내가 고귀한 자리에서 내려와 치욕의 처형대 위 바로 그대 곁에 서게 될지라도 평생 동안 마음의 죄를 감추고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나을 것이오,”

이는 딤스데일이 당대 최고의 목사로서 헤스터를 재판하며 죄악된 일을 함께한 남성의 이름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장면이다. 자신이 바로 그 죄악 된 남성이었던 딤스데일의 이 말에는 그의 마음이 진실로 들어난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사람들의 멸시가 두려워 자신의 입으로 밝힐 용기는 없었으나, 헤스터가 밝혀주기를 진실로 바라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헤스터는 사람들의 멸시를 딤스데일이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끝내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의 선택은 7년 동안 딤스데일을 괴롭게 만든다.

슬프게도, 그는 양심이 있어서, 겉으로는 죄 없는 성직자이나 하나님 말씀에 어긋나는 큰 죄를 지은 자신의 본 모습에 크게 자책한다. 그가 괴로운 이유는 겉과 속이 다른 자신의 모습 뿐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죄가 행여 누구에게 들어나게 될까봐 괴로워했다. 헤스터의 관련이야기만 나와도 호흡이 불안정해 졌고, 자신의 죄 많은 본 모습을 누군가가 알게 될까 두려워 잠도 편히 자지 못했다.

 

사람들은 죄를 지으면 감추기에 급급하다. 그러나 죄라는 것은 숨길 때 더 큰 고통으로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 같다. 오히려 헤스터처럼 죄가 드러났을 때, 자신의 죄에 대해 그 값을 지불할 때, 자신의 죄로 고통 받지 않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다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도 생기게 된다. 헤스터의 선행은 거절을 받고 질책을 당하기도 했으나, 7년 이란 긴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변화되었다. 간통의 A를 천사의 A라고 말하는 사람도 생겼다. 그녀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죄를 지은 우리에겐 두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 드러내느냐, 숨기느냐. 대부분의 사람이 숨기는 것을 택한다. 그러나 죄를 숨기는 것은 결코 지혜로운 선택이 아니다. 자신의 죄를 용서받고 새로워 질 수 있는 기회를 뺏기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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