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베트의 만찬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명작
이자크 디네센 지음, 추미옥 옮김, 노에미 비야무사 그림 / 문학동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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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르티네와 필리파라 자매는 베를레보그라는 작은 마을의 목사 딸로 사랑도, 치장도 하지 않고 살았다. 그 마을을 들르는 모든 젊은 남자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워낙 절제하는 삶을 살아온 자매는 그들의 사랑을 잘 받아주지 못 한다.

 

그러던 어느날 얼떨결에 그 자매는 도망치는 프랑스 여자인 바베트를 가정부로 맞이하게 되었다. 바베트는 자매의 가정과 마을의 경제까지 알뜰히 구성해 갔고, 이는 혼란했던 마을을 안정시키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바베트와 그들이 함께 살기 시작한지 12년째 되는 해, 그 해는 고인이 된 목사의 100번째 생일이었는데, 바베트는 복권에 당첨이 된다. 바베트는 자신의 돈으로 목사의 100번째 생일 만찬을 준비하겠다고 간청했고, 자매는 마지못해 그를 받아드린다. 만찬으로는 기이한 음식들이 올라온다. 처음에 마을 사람들은 수상한 눈으로 보기도 했으나, 만찬에 올라온 놀라운 음식들은 모두를 감동시켰다. 그 음식의 이름과 값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들은 조용히 수저를 입으로 가져갈 뿐이었다. 만찬이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주위 이웃간의 분란이 해소되었고, 오랜만에 서로를 따스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 만찬으로 바베트는 당첨된 만 프랑을 모두 썼다.

 

 

이 이야기를 종교와 예술로 묶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음식이란 것이 얼마나 사람을 가깝게 만들어 주는지, 또 한사람이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고, 모두가 행복해질 일을 할 때 얼마나 세상이 아름다워지는지를 느꼈다.

 

바베트는 만프랑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 마을을 위해 남기로 했고, 그 마을을 위해 그 만 프랑도 다 썼다. 그리고 그녀의 그런 희생과 베품은 냉담해졌던, 마을을 다시 평화롭고 화목하게 만들었다. 서로 눈을 흘기던 이웃들은 음식을 통해 서로와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었고, 평생 원수를 만들었던 사건을 웃으면서 얘기 할 수 있게 되었다. 천상의 곳이었다는 표현이 쓰일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었다고 한다.

 

천상의 곳은 나누었을 때의 가능한 곳인 듯 싶다. 금전적인 것을 나누든지, 아니면 자신의 재능을 나누던지, 모든지 나누었을 때, 천상의 곳이라 형용될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대화를 하고 화합을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세상. 그런 ‘아름다운’ 세상이 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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