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서대문구청 기획상황실에서는 오전 9부터 3시간 동안씩 서대문구 청소년 참여예산학교가 열렸다.

중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참여가능한 행사였으나, 고등학교 3학년생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친구가 함께 신청해서 온 경우도 있었지만, 혼자 온 학생도 많았다. 다들 처음 만났을 때는 서로가 어색해 말도 꺼내지 않고 있었고, 문석진 구청장님이 오셔서 인사하실 때도 다들 조용하기만 했다.

구청장님께서는 학생들 하나하나와 악수를 나누시고, 학교를 물으셨다. 다 서대문구의 학교들이다 보니, 적어도 한 번씩은 들어본 학교였다. 어쩌다 보니 내 앞에는 우리학교 후배가 앉아 있었다. 이리저리 둘러보니, 작년 우리 학교이셨던 선배님들 얼굴도 보였다.

총 30명 정원이었으나 36명까지 인원이 늘어났고, 뽑기로 총 6개 조로 나뉘게 되었다. 중학교 3학년이 나이 어린 측에 속할 줄 알았으나 2학년의 비율이 상당히 높아서 나는 중학교 3학년 C조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았다. 첫째 날은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친구와 떨어진 팀이다 보니, 팀원 모두가 서로 '처음보는 분'이었다.

3가지 키워드로 팀원들끼리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꿈, 취미, 좋아하는 사람등을 적었고, 게임이나 가수들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예상보다 빨리 서로와 친해졌다.

가위바위보로 36명 전체가 인사하는 시간도 가졌다. 명덕외고 고쓰리라면서 자신을 소개했던 언니도 있었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여자라고 말하는 오빠도 있었다. 팀원들은 주사위 놀이로 서로를 더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내가 속했던 C조는 어느 사이에 원래 알던 사람들인 양, 친해졌다.

시작하고 2시간이 지나서야 서대문구와 돈이야기를 꺼냈다. '나에게 천만 원이 있다면?' 이라는 질문에 팀별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돈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강했으나 막상 돈을 쓸 곳을 생각해보니 쓸 곳이 없다며 400만 원을 기부한 애도 있었다.

DSLR을 사고 싶다는 것이 가장 많이 나왔다. 다들 돈을 취미생활로 사용하고 싶다고 했다. 30분 동안은 서대문구 지도를 펴고 서대문구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의 학교를 표시하고, 집을 표시하고, 서로 가깝게 사는 것을 인지하고는 "완전 그냥 동네사람 이시네"라며 웃기도 했다.

2일차에는 1일차와는 달리 예산에 대한 설명을 2시간 동안 듣게 되었다. 지루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퀴즈도 있고, 동영상도 있어 생각보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새롭게 알게 된 소식도 많았다. 서대문구에 서대문이 없다는 사실이다. 서대문인 돈의문이 일제의 철도 사업으로 소멸되었다고 한다. 서대문구는 서울의 25개의 구 중 하나이고, 14개의 동으로 이뤄지며 서울시의 약 3%로 비교적 작은 구라고 한다. 서대문에서 지낸것도 10년이 되어가는데, 알던 사실보다 모르던 것이 더 많았다.

서대문구가 내린 주민의 정의는 '구에서 일하거나, 배우거나, 활동하거나, 거주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 모든사람들이 서대문구 주민이고, 이들은 서대문구의 주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고,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주민 참여예산이라는 것이 생기게 된 것이다.

서대문구의 1년 예산은 약 3100억 원이었고, 주민참여예산은 1%로 31억 원이었다. 1%라서 적어보였으나, 어린이 공원도 보수하고, 청소년 시설도 세우는 등 상당히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예산 정책의 심사기준은 '시급성', '다수의 혜택','효율성','적합성','이해충돌',현장방문'이며, 이를 판단하여 매번 정책을 채택해 실행에 옮긴다고 한다.

우리는 서대문구의 5개의 정책 중 이 기준들에 따라 수우미양가를 매겨 점수를 주고 발표했다. 우리조는 어르신 쉼터 확충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른 시설에 비해 상황이 매우열악해 보완이 아닌, 설치가 필요해 보였기 때문이다. 또, 예산은 더 약자에게 우선적으로 쓰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조 뿐아니라 전체적으로도 가장높은 점수를 받은 사업이었다.

마지막 날엔 우리가 직접 예산을 쓸 곳을 정하고 발표하고, 토의하는 과정을 가졌다. 우리조에서는 통학로를 넓히자는 의견, 무인자전거 대여 시스템을 늘리자는 의견, 다목적놀이터를 설비하자는 의견, 학교 멘토링을 더욱 확대시키자는 의견 그리고 수련회를 가정형편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을 지원하자라는 의견이 있었다. 토의를 거쳐 멘토링을 확대시키는 의견과 수련회비 지원이 조내에서 채택되었다.

각 조에서 뽑힌 의견을 발표를 하게 되었다. 독서실과 카페를 합쳐놓은 형식의 청소년카페를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고, 아나바다운동을 구내에서 실시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가장 많은 논란이 되었던 의견으로는 특정 M중에 잔디구장을 설치하자는 것과, 아리수의 염소냄새를 필터링을 한 번 더 거쳐 없애자는 의견이 있었다.

한 사람당 3개의 투표권을 가지고, 이 의견들을 투표했다. 3개의 의견이 채택되었고 상부로 올라가게 되었다. '서대문구 예체능'이라는 의견과 '수련회비 지원' 그리고 '청소년카페 설치'였다. 구 운동회인 서대문구 예체능의 효과는 서대문구의 단합이었고, 수련회비 지원의 효과는 자본으로인해 학생들을 학교에서까지 소외받게 하는 것을 막도록 하는것이었다. 청소년카페는 청소년의 편안한 학습효과를 위한 것이었다.

이 안건들은 9월 말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사업 선정을 위한 위원회 개최에서 채택되어야 실행이 가능해 진다. 청소년이 모여서 낸 의견들이 직접 시행되길 바란다.

같은 구에사는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소통하며, 토의를 통해 구를 운영하는 것에 참여하게 되어 즐겁고 가치있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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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 2014-08-08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채택된 수련회비 지원이 저의 의견이었다는 겁니다, 뭐.. 그렇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