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집 1~7 세트 - 전7권 - 개정증보판 장애공감 1318
야마모토 오사무 지음, 김은진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평소 장애인에 관심도 없던 내가 이 글쓰기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장애인에 관한 책을 읽었다. 내가 선택한 책은 일본작가의 ‘도토리의 집’이라는 7권짜리의 만화책이었다. 장애인들만의 일터인 도토리의 집을지어가는 과정을 여러사람의 시점에서 서술한 책이었다. 그림체는 약간 어두웠다. 장애를 갖은 사람들의 어두운 현실을 느낄 수 있는 그림체 였다.

중복장애인들의 농아학교이야기 였기에 중복 장애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그려져 있었다. 그 아이들은 특히 성장이 늦었고, 청력과 정신적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과격했고,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자해행위를 하기도 했다. 대소변을 7살이 되도록 가리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러나 그 농아학교에서 교육받으면서 자해행위를 멈추게 되었고, 대소변도 가릴 수 있게 되는 등 성숙해 졌다. 그러나 그들이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미도리는 자신이 먹던 음식을 꺼내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었고, 키요시는 길 가의 돌들을 집 안에 진열 해 놓거나, 다리위에 펼쳐 놓기도 했다. 그런 자식의 행동에 화가난 부모들은 소리를 지르고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좋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더 심한 정신적 문제를 발생시켰다. 힘이 빠져 반 포기 상태로 그들의 행동을 자세히 지켜보던 부모와 선생들은 행동들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미도리가 음식을 뱉어낸 것은 자신이 맛있던 음식을 다른 사람도 맛 보게 해 주고 싶었던 것이었고, 키요시가 돌들을 옮기고 다녔던 것은 돌들에게 세상을 구경시켜주고 싶어서였던 것이다. 남과 나누려는 마음이 없는 이기적인 우리로서 이해가 쉽지 않은 따뜻한 행동이었다.

우리는 장애인들에 대해 큰 편견을 가지고 산다. 우리와 생김새가 다르다고, 또 우리와 다른 행동을 한다고 해서 피하고 무시하고 손가락질 한다. 나도 지금까지 그래왔다. 옛날 할머니 아랫집에 사시던 정신장애를 가진 할아버지와 마주쳤을 때마다 인사는 했지만 내 마음 속 꺼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할아버지와 깊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았고, 거부감이 느껴졌다. 할아버지는 내게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단지 내 마음 속에 장애인에 관한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애인은 우리보다 못난 사람들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보다 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정신적으로 더 훌륭한 사람들일 지도 모른다. 우리들의 장애인들에 대한 잘못 된 편견들은 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 지 책을 통해 확실히 느꼈고 지금까지 편견을 가지고 장애인들을 바라본 것이 너무나 죄스러웠다.

지금까지 내가 접한 장애인들의 관한 책들은 모두 장애를 ‘스스로’ 극복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동 스토리였다. 그러나 이 책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장애인들이 사회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의 일원이 되는 이야기 이다. 난 장애라는 것이 혼자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몸과 정신의 한 부분이 힘든 사람들은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일부러 비장애인들과 한 곳에 넣어 일을 시킬 필요성은 없지만 그들만의 일터를 마련해주어, 스스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장애인들의 일터인, ‘도토리의 집’이 만들어 지기까지는 십수년이 걸렸다. 그 사이에 많은 고비들이 있었다. 사람들의 편견이 있었기 때문에 땅을 구하기가 힘들었고, 국가의 도움이 없이 개인 개인의 사비로 지어진 건물이기에 자원 마련에도 오랜 시간과 어려움이 있었다. 장애인들도 하나의 인간이다. 그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가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터전을 만들어 주어야 하고, 사람들이 장애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장애인들도 ‘편견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이 진정한 인간이 사는 세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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