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길 (반양장) - 박노해 사진 에세이, 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민주화를 위해 오랜 감옥살이도 하며, 우리의 사회를 위해 큰일 해주신 박노해 시인이 '다른길'을 주제로 사진전을 여셨다. 사진이 참 많았다. 아날로그식 흑백 인화 사진이 참 많았다. 흑백 필름 모양은 꼭 그림같았고, 감성에 젓어들게 만들었다. 디지털보다 더 깊은 맛을 느끼게 했다.

 사진 하나하나마다 설명과  글귀가 달려 있었다. 글이라는 게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다시 느끼고 왔다. 사진보다 글귀에 감동받았고, 그 글귀로 사진이 마음깊이 남겨졌다.

 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 잘 살지 않는 나라라고 할 수 있는 그 곳을 다니며 찍으신 사진들은 '천국은 가난한 자의 것'이란 성경 말씀이 떠오르게 했다.

 

 

 사진전에 들어가는 곳에 써 있는 글귀이다.

 다른길을 걸으신 박노해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다.  '격한 공감'을 했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것임에도 다른사람들이 정해놓은 길로만 가려하고 그 길만이 있는듯이 대하고, 그 길을 끝까지 잘 밟으면 '엘리트'라 부른다. 가끔 우리는 우리의 '다른길'을 까먹고 다른사람이 원하는 길을 가곤한다. 박노해씨의 다른길을 보며 나의 '다른 길'을 꿈꿀 수 있었다.

 

화산의 땅이라 불리우는 인도네시아 부터 '다른 길' 이 시작된다. 장엄한 화산앞에서 나도 모르게 경건해 졌다. 자연앞에서 감사하며 노동하고 힘들지만 웃으며 그들은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화산의 선물로 살고 있으니 자신들도 누군가의 선물이 되어야 한다며 농부들은 허리숙여 일한다고 했다. "자신의 등을 딛고 인류를 오르게 하는 빛의 디딤돌"이었다.

 "하늘 호수와 고기 잡이"란 제목의 사진에서는 자식과 부모의 관계를 정말 아름답게 표현해 주었다.

 " 부모란 이렇듯 아이와 한 배를 탄 좋은 벗이 되어 그저 믿음의 침묵으로 지켜보고  삶으로 보여주며 이 지구별위를 잠시 동행하는 사이가 아니겠는가."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어떠한 것인지 너무 알맞게 그리고 너무 감동스럽게 그려져 있었다. 더이상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아름다운 관계이다. 부모와 자식이란.

 350년 식민지 동안 일본과 네덜란드는 그들의 운동장을 없에 온 몸에 전족을 해 버린 꼴과 같게 만들었다고 한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게 하며 그저 자유의 공기를 누비게 하면 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는 자유의 공기를 누빌 수 없다. 우리도 온몸에 전족을 당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잠시 이들이 너무 부러워 졌다.

 

'짜이가 끓는 시간' 이 작품에서 ;이만하면 넉넉하다'란 이 말귀가 너무 마음을 울렸다.

그 어떤 것을 먹고도  더 이상 넉넉함을 모르는 우리가 너무 불행했다.

 

 

  학생으로써 아름다운 배움터라는 사진앞에서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지식경쟁제도가 아닌 대 자연에서 그들은 아름다운 삶을 배운다.

 아름다운 배움터. 우리의 배움터도  감히 아름답다란 말을붙일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도한다.

 

 

  '다른길'을 걷고 싶어졌다. 세상이 만들어 놓고 하나씩 지워버리는 길들이 있는 지도 위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 나만의 별의 지도위에서 길을 찾아가고 싶다. 길을 찾아 나서면 그 길도 나에게 올 것이다. 내가 살면서 별의 지도를 찾고 나의 길을 만나길 기도한다.

 

  가난하여 가장 높은 곳에 살지만 정말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 자본주의 속에서 경쟁에 치달아 사는 우리와 '다르다.'

  좋은 삶을 살아가는 그들을 쫓아 나도 '다른 길'을 찾아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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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sang 2014-02-2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의 것을 빼앗지 않는 삶

annsang 2014-02-2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에게 나눌 수는 있어도 빼앗기지는 않는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