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 사촌 오빠네 군대에 면회를갔습니다.
잘생긴 우리 오빠야는 장교로 철원에서 근무 중입니다~ 오빠가 저희 가족들을 최전방 구경 시켜주겠다고 해서 전 처음으로 군대 안으로 들어가 모았습니다. 막 오빠한테 사병들이 다 존댓말쓰고, 충성충성 하는 걸 보니 뭔가 상당히 웬지 뿌듯 하더라고요..*w*
처음에 땅굴을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올라 갔습니다. 그런데 날이 추웠다가 약간 포근해 지자 눈이 녹아 '노면이 미끄러워 서행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차가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차 3대가 모두 돌아 버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내려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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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선 전망대에 올라갔는데, 문이 잠겨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GP와 GOP라는 오빠가 근무하는 곳을 위에서 조금 바라보고 내려갔습니다. 궁예의 태성국이 바로 이 곳 이라고 하더군요~
오빠는 GP에서 현재 일하고 있다는데 비무장 지대안으로 들어가기도 한다더라고요. 그런데 문젠 오빠가 GP와 GOP가 Groun Of Point와 Ground Position이라고 했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 General Out Post와 Gaurd Post라는 군요... 오빠아...
GP가 북한군과 가장 가까운 곳인데, 북한군과 소통이 가능하다고 해요. GP와 GOP의 위치는 찍을 수 없다더라고요.
아, 그 군대 안으로 차량이 들어가기 위해서 출입증도 받아야 했습니다. 밑에 있는 간판은 그 곳 화장실 간판인데 총을 들고 있더라고요. 호호호..
그리고 그 옆에 사진은 노동당의 사진입니다. 완전 비실비실 푹 하고 쓰러질 듯하지만 무척 고풍스럽고 약간 유러피안한 냄새를 풍기더라고요. 1층을 그래도 좀 있지만, 2,3층은 완전 폭삭 무너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김정일도 머물렀던 곳이고, 이 곳에서 반공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엄청난 고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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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리도 갔었습니다. 이 월정리역은 서울에서 원산으로 달리던 경원선 철마가 잠시 쉬어가던 곳인데, 남방한계선에 있습니다. 남방한계선을 보면서 상당히 신기했습니다. 저 벽만 넘으면 비무장 지대이고 비무장 지대 4km만 넘으면 북한이라는게 실감나지 않았습니다. 그 유명한 "철마는 달리고 싶다!"를 제 눈으로 보게 되어서 참 뜻깊은 기회였습니다. 유엔군의 폭격으로 부서진 인민군 화물열차는 앙상하게 뼈대만 남아 있었습니다.
이 남방한계선을 지키던 군인들을 오빠의 도움으로 가깝게 볼 수 있었습니다. 총을 그렇게 가까이서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사진은 촬영할 수 없었지만 까맣게 생긴게 무섭기도 하고 약간 장난감 같기도 했습니다.
군인 식당을 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상당히 너무 짱짱 저렴한 가격이었습니다. 갈비탕이 3500원이더라고요. 양도 상당했습니다. 밥도 얼마나 한공기가 가득한지 다들 반도 못 먹었습니다. 맛은 어땟냐고요? 군인들의 손맛이 느껴지더라고요. 냉면은 어찌나 쫀독쫀독한지 끊어지지가 않아요. 비빔냉이라고 정말 국물도 없이 비볐더라고요, 호호호 갈비탕은 고기가 4점 정도 있었고, 국물은 그냥 그냥했는데, 맛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배불리 먹었고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참고로 서빙해 주던 키 큰 군인 오빠야는 어찌나 훤칠하고 반반하던지 호호호호~ 친구들게 자랑했습니다.)그리고 그쪽의 군인 시장은 또 갑시 얼마나 저렴하던지 시중가의 반도 안되는 가격이었습니다. 그래서 세재고뭐고 잔뜩 사왔습니다.
춘천에서 설 명절을 보내고 방금 올라왔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설 명절 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