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조건

오만과 편견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오랜만에 푹 빠져서 읽은 책이었다. 어제 새벽 4시 30분까지 이 책을 다 읽고 잤다. 한동안 책을 너무 안 읽었더니 생겨버린 두꺼운 책 공포증도 말끔이 사라진 듯 했다.

 '오만과 편견'이라는 책 제목에 대한 편견으로 책을 펼때의 기분은 유쾌하지 않았고, 또한 이 팩의 결말이 분명 새드일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남녀간의 세세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이 책의 이야기에  제인오스틴이라는 여작가의 삶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그녀는 노처녀로 살다가 죽었지만, 아름다웠고, 빙리와 같은 남자와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조건'에 모자라는 여성으로써 청혼을 받지 못 했다. 그 후 다른 재산가와 결혼 할 기회가 있었으나, 그녀는'사랑'하지 않은 남자와는 결혼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혼을 거절했다. 그녀는 글 속에서 자신이 하지 못한 사랑을 이루어 냈다. 엘리자 베스나 제인은 모두 사랑으로 다아시와 빙리와 결혼을 했다. 그녀가 원하던 사랑을 통한 결혼 이었다.

 신데렐라의 느낌이 없지는 않다. 그렇게 부유하지 않던 자매가 돈있고 .격식있고 집안 좋은 아들들과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제인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엘리자베스만은 신데렐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아시와 엘리자 베스 중 그 누구도 그 사랑의 갑이라 할 수 없고 을이라 할 수 도 없이 동등한 위치에서 사랑을 했다. 오만과 편견이라는 단점을 서로가 보완하며 정말 아름다운 사랑을 했다. 또한 엘리자 베스틑 신데델라 처럼 수동적인 결혼을 한 것이 아니다. 청혼을 거절 할 때도 자신이 스스로 결정해 거절한 것이고, 결혼을 마음먹을때도, 자신이 스스로 결정한 것이다.

엘리자베스는 정말 매력적인 여성이다. 지적이고, 어디서든지 자신감이 있으며 그 시대의 여성상처럼 집안에서 아름답게 꾸미고 노는 것을 즐기며 헛 폼을 잡지도 않았다. 많은 길을 혼자서 걸어 갈 수도 있었으며,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는 멍청이도 아니었다. 그런 그녀였기에 정말 딸들을 신데렐라로 키우고 싶어했던 베스부인에세 밉보인 것일 지도 몰랐다.

 이 책에서 총 4쌍의 커플이 나온다. 리디아의 커플, 샬럿의 커플, 제인의 커플,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커플이다. 각 커플마다 특정한 성격이 있다.

 리디아와 샬럿의 결혼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리디아는 '사랑'만으로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도망쳐 덜컥 어린나이에 결혼을 했다. 그들은 '사랑'과 '조건'중에서 사랑을 택한 케이스가 된다. 자유분방한 그 커플은 기존에 조건에 의한 결혼이 이뤄졌던 사회에 대한 반항이었으며 충격이었을 것이다. 사랑의 조건을 따지던 시대에 사랑만 보고 결혼한 다는 것은 충격이었고, 이 이야기 안에서도 큰 충격으로 그려진다. 반면 샬럿의 결혼은 조건에 충실했던 전통적이 결혼이었다. 샬럿은 안정적인 수입을 가진 그와 결혼을 한다. 아름답지 않았던 샬럿은 자만함에 빠져 사는 콜린스와라도 결혼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 당시의 전형적인 여성이다.

 제인과 엘리자벳의 결혼또한 조건을 위한 전통적인 결혼으로는 볼 수 없다. 그들의 결혼에는 어려움이 있었으며, 그들은 사랑으로 그 난관을 극복한 것이었다. 그들의 결혼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던 것은 아름다움만으로 얻어낸 사랑이 아니라 그들의 밝고 쾌활한 성격, 그리고 마음가짐으로 얻어낸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랑'과 결혼이라는 주제에 대해 상당히 잘 다루고 있다. 빙리양의 질투로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변하게 만들고 얄팍하게 만들 수 있는 지 볼 수 있었으며, 서로에 대해 오만과 편견으로 나쁜 감정이 있던 사람들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되어 사랑에 빠지는 모습도 신기하고 오묘한 사랑의 과정을 보여주는 듯 했다.

 사회의 전통적인 면과 대응하는 사랑을 보여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였으며, 그 어떤 책보다 매력적인 해피엔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