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64년 겨울 다시 읽는 한국문학 23
김승옥 지음 / 맑은소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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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운 겨울날 처럼 사람의 마음은 또 차가워지고 있다.

각박하고 냉정한 현실 속 사람들은 자신의 안녕과 안위에만 초점을 맞추고 살아간다.

 안과 나는 선술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나 다 하나의 질문도 서로에 대한것이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깊이 들어가려 하지 않고 자신 스스로도 남에게 비춰지는 것을 꺼려한다.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옆에 있던 어떤 아저씨가 자신과 함께 있기를 원한다. 둘은 혼자가 좋았으나 마지못해 같이 있기로 한다. 그 남자는 그날 아내가 죽었고 그 아내의 시신을 해부용으로 넘기고 받은 돈을 쓰기 위해 나와 있던 것이었다. 혼자 쓸 수는 없이니 같이 써 달라는 그의 청이었다.

 안과 나는 그러기로하고 길을 나선다. 아저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누군가 따뜻한 말을 건네기를 바랬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들이 아저씨에게 하는 말은 너무나도 형식적인 안부의 말 뿐이었다.

 어떤 사람의 슬픈 이야기를 듣고 함께 슬퍼해줄 만큼 세상이 따뜻하지 않았던 것이다.

 

 혼자 외로이 잠에 들기 싫었던 아저씨는 여관에 나와 안과 함께 들어가면서 같은 방을 쓰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나'와 '안'은 남과 함께있는것이 번거로웠다. 끝끝내 안은 아저씨의 외로운 제안을 뒤로하고 각각 방을 썼다.

 다음날 안이 나의 방을 찾아왔다. 그아저씨가 자살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어젯밤 행동에 대해 후회하거나 자책하지 않았고 안쓰러워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안녕에 피해가 갈 까봐 서둘러자리를 뜰 뿐이었다.

 

 이런 사회의 끝은 모두가 외로워지고 안쓰러워지는 것 뿐이다. 그리고 그 외로움의 끝은 결국 죽음일 것이다.

 

 점점 혼자가 되게 만드는 사회이다. 추운 겨울이 와도 마음만은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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