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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ㅣ 민음사 모던 클래식 58
모옌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개구리.
현재 중국의 인구는 14억에 다다른다. 국민의 수가 너무 많은 중국은 1978년부터 인구정책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너무 지나치게 많은 인구수를 줄이기 위해 강제적으로 출산을 제한하는 것이다. 1가구 1자녀 정책이라 불리는 인구 정책으로 많은 목숨을 빼앗아 갔다.
이 책에 나오는 고모는 중국의 한 당원으로써 산아제한 정책을 실행하라는 당의 명령을 따른다. 그녀의 손에서 많은 아이들이 죽어 갔다. 그러면서 정관수술과 임실 중절수술을 하기까지 이른다. 그녀는 가족도 가리지 않았고, 조카의 자식과 그의 부인마저 그녀의 손에서 죽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멈추지 않는다. 땅굴을 파서 도망가고, 강물에 몸을 던져가며 아이를 낳고 말겠다는 여성들을 다 잡아서 결국은 아이들 낳지 못하게 한다.
많은 생명을 잔인하고 비참하게 앗아간 산아정책을 비판할 수는 없는 노력이다. 산아제한 정책을 실행하지 않았다면, 중국은 14억보다 훨씬 많은 인구들이 살게 됨으로써, 전 세계 적으로 식량난을 일으키게 되었을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고 고마운 정책이었다.
몇 명의 희생으로 국가와 다수가 이익을 보게 되었다. 다수가 이익을 얻게 되었다면 이것은 옳은 일이 아닐까? 계획 생육으로 인해 사라졌던, 지금도 사라지고 있는 생명들을 보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할 뿐이다.
그러나 결국은 굳세게 밀고 나가며, 계획 생육을 강력히 주장했던 고모마저도 자신의 행동에 무모했음을 느낀다. 고모는 이렇게 중얼 거린다. “나는 원래 아기가 태어날 때 들리는 울음소리를 가장 좋아 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음아이거든요. 하지만 그날 밤 들었던 개구리 울음소리엔 원한과 굴욕이 깃든 것 같았어요. 마치 상처 입은 아기의 정령들이 호소하는 것 같아다니까요.” 자신이 죽인 아이들을 떠올리고 미안해하고, 괴로워한다. 아마 고모는 죽을 때 까지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다. 여러 명의 소중한 인생을 망가트린 계획 생육은 다수에게 이익이 된 행위이기는 했지만 결코 옳은 일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어렴풋이 느낀 사회의 문제점이 또 있었다. 벌금만 내면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해주는 중국의 정책이다. 부유한 사람들은 벌금을 내고 아이를 키울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죽여야만 했다. 벌금을 못 내서 자식을 죽여야만 하는 부모의 마음은 더욱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돈이 없다고 아이를 낳을 자격까지 박탈당해야 하는 세상이 경악스러울 정도였다.
가족계획 정책이라는 멋들어진 말로 포장된 계획 생육은 지금도 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개구리의 울음소리에 마음 아파하지 않고, 아기들 울음소리에 웃음 짓는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