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지 한씨연대기 삼포 가는 길 섬섬옥수 몰개월의 새 창비 20세기 한국소설 25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의 끝은 외롭고, 비참하고, 쓸쓸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짐이 되었으며, 사라지기를 바라는 존재가 되어 쓸쓸히 변변한 치료도 받지 못한채 죽는다.

6.25당시를 그린 작품으로써 그 시대의 아픔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 작품의 전개방식은 나름 독특했다. 한씨의 연대기와 죽음을 묘사한 뒤 그의 젊은 시절 이야기로 돌아가는 방식이었다.

한씨는 원래 북한의 의사였다. 그는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6.25 총동원명단에서 누락되어 중앙인민 병원에 파견되어 군인들이 치료받는 특병동의 담당의로 파견되었다. 그러나 그는 특별동이아닌 더 심각한 환자들이 넘쳐나는 보통병동으로 가 위급한 환자들을 치료해 주곤 했다. 어느날, 그는 특병동의 명을 거부하고 한 아이를 살리다가협박당하기기도 했다. 착한 마음씨를 갖고있던 그였다.

도망간 친구인 서학중의 행방을 추궁당하다 사형을 선고받지만 끝까지 그의 행방을 불지 않았을 정도로 믿음직한 사람이기도 했다. 총으로 사형을 집행당한 그는 다행이도 총알이 빗나가 기적적으로 살아난다. 어쩔 수 없이 그는 가족들에게서 떠나 월남을 하게 된다.

가족들이 그립기는 했으나, 남한에서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일을 시작했고, 새로운 부인도 맞이하고, 친구들도 만들었다. 그에게 다시 행복한 삶이 찾아오는 듯 했다. 그러나 동료들과 사이가 틀어진 그는 간첩으로 내몰린다.

그는 간첩이 아니었지만, 그에게 좋지 않던 사사로운 감정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이 걸리자, 그가 고발한 것일 거라 의심을 했고 그 의심은 점점커져그를 간첩으로 내몰기에 이른다. 다시 어렵게 되찾은 행복에서 고통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이 시대엔 인권유린이 만발하였다. 아무런 잘못없는 사람을 데려다가 극심한 고문을 하기 일쑤이며, 무죄일 경우 다른 죄라도 끌어내와 벌을 주었다. 북한이건, 남한이건 마찬가지 였다. 이러한 인권유린은 전쟁의 비참한 산물이었다. 서로를 믿지 못했으며, 그러한 마음들은 스스로를 이기적으로 만들었고,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다.

한씨는 무죄였으나 그가 당한 고통에 대해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 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일 이 있었다는 것은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 였다는 것보다 부끄러운 일이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 남기고 가는 것은 비참함 뿐이다. 한 사람의 소중한 인생을 이렇게 비참하게 짓밞아 버리는 전쟁은 다시는 되풀이 해서는 안 될 일이다.

6.25기념으로 우리에게 틀어 주어야 할 영상은 명석한 머리로 전투기술을 빠른시간에 습득하여 잘 싸워준 군인들을 칭송하는 것이 아닌 인권유린이 만발하고, 잘못된 행위들을 했던일에 대한 영상이다. 그리고 우리가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

6.25는 동족간의 서로 씻을 수 없는 상처 였으며 결코 뒤풀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