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평면 - 삶을 결정하는 공간 배치법 ㅣ 좋은집 시리즈
혼마 이타루 지음, 박승희 옮김 / 마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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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초등학교 시절까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았습니다. 화단에는 작은 식물들이 있었고, 아버지가 화단 한 구석에 분수도 조그맣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마당에는 탁구대도 들여 놓아 주셨죠. 건물 구조는 기억자였는데, 나의 방은 중앙 마루와 떨어져 있었고, 마당에서 툇마루를 지나 곧장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툇마루 아래는 새끼 강아지 한두 마리가 낑낑 거렸습니다. 남향집으로 언제나 햇볕이 적절히 들었죠. 관리가 쉽지 않다는 이유로 우리는 아파트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줄곧 아파트에서만 살았습니다. 아파트라는 게 원하는 대로 공간을 배치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저 주어진 공간에 나의 삶을 맞추어 살았습니다. 이 ‘닭장’에서 언제 탈출할까(?)하는 마음으로 항상 나의 집을 꿈꾸어 왔죠. 은퇴 후 내가 직접 설계하고 세운 집에서 사는 게 나의 로망입니다. 시골 한적한 곳에 땅도 사 놓았습니다. 절대 투기용이 아니라, 노후대비용입니다. 이런 나에게 이 책, <최고의 평면 : 삶을 결정하는 공간 배치법>은, 비록 머리로만이지만, 꿈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거공간(住居空間), 즉 집은 우리의 하루하루의 삶을 안정되고 쾌적하게 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당한 온도, 습도, 환기 등이 필요하겠죠. 그러나 이런 생리적 안락함을 넘어, 정서적 심리적 안락함을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공간의 높이라든가 빛의 상태, 마감재, 색감 등도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책 chapter1에서는 츨입구와 현관, 부엌과 가사 코너, 화장실과 침실, LDK(Living Dining Kitchen), 작업실 등에 관한 공간 배치를, chapter2에서는 빛과 바람, 시선이 통하는 평면을 다양한 ‘에스키스’(esquisse, 설계자의 머리속에 담고 있는 공간구성을 대략적으로 그린 것)를 통해 보여주고 설명합니다. 나는 노년에 부부가 살 집을 생각하고 있기에, 가사노동의 동선에 따른 효율적인 부엌과 다용도실과 펜트리(pantry)의 배치, 침실과 서재와 욕실 등의 개인생활공간(private space)등에 관심을 갖고 살펴보았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집이라는 것, 어떤 외적이고 객관적인 기준보다, 주인의 취향에 맞고 주인이 살기 좋으면 좋은 집일 것입니다. 집은 그 주인의 가족자서전이라는 말이 있죠. 집은 작을수록 인간적이고 더 가족적이 될 것입니다. 또 여러 용도에 따라 공간(space)이 적절히 배분되고, 또 공간 배분의 비례가 적절하고, 동선에 따라 잘 배치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나에게 가장 적절한 집을 지어볼 생각입니다. 아직 은퇴하려면 일이십 년이 더 남았지만, 내가 설계하고 세운 집에서 사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부터 하나하나 준비해 봐야죠. 이런 준비과정에서 이 책은 나의 생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하게 도와주는 고마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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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
빌리엔 & 오르바르 뢰프그렌 지음, 신선해 옮김 / 지식너머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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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은 돈이다. 그러니 약속을 잘 지키고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하지 말라.’ ‘습관에 따라 일하지 말고, 창조적으로 일하라.’ ‘쓸데없는 공상을 하지 말고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라.’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이런 소리를 수없이 듣습니다. 과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無爲)은 게으른 것이고 시간을 죽이는 일일까요? 여기 매우 흥미로운 책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소하고 하찮게 여기는 순간들에 이 사회를 지탱하는 힘과 개인의 삶을 의미있게 하는 놀라운 지혜가 담겨 있음을 이 책은 깊게 통찰하고 재미있게 알려 줍니다.

  이 책은 소위 ‘비사건’(非事件)이라 할 수 있는 세 가지 것들을 연구하여 그 사회적 의미를 밝히고 있습니다. 기다림, 일상적 습관, 그리고 공상에 관한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연구하다보면 몸과 마음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행동들, 아예 인식되지 않거나 무시당하기 쉬운 행동들이 어쩌면 우리의 삶과 우리가 사는 사회에 더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런 비사건을 연구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지요. 그런데 이 책은 그 어려운 작업을 훌륭하게 해내면서, 현대인들에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의 의미와 유용성을 잘 알려 줍니다.

  사실,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기다림을 연습하고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곳곳에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교통신호등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병원이나 쇼핑몰 계산대 앞에서도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자동적으로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에 우리는 시공간을 초월한 다른 곳에 가 있기도 합니다. 때로는 기다리는 것이 사회적으로 낮은 계급을 의미할 수 있어, 하나의 치욕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주변 세상과 타인, 그리고 자신을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렇게 기다림은 지루함의 원인이 되고 동시에 놀라운 통찰력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일상적 습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거의 무의식적으로 행동합니다. 습관은 우리 삶의 중추를 이루고 있지만, 그렇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는 습관이 중지되거나 변화할 때입니다. 사실 습관은 우리 삶의 올가미도 되지만, 버팀목도 되는 법입니다. 공상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쓸데없는 현실 도피적 상상만은 아닙니다. 공상은 현실과 대조를 이루는 창조적이고 의미심장한 세상으로 이뤄집니다.

  그렇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기다림은 시간낭비고, 습관은 비창조적인 행위이고, 공상은 쓸데없고 위험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삶의 다양한 차원의 문제가 숨겨져 있습니다. 이런 무위 혹은 비사건들은 오히려 삶의 현실을 뒤엎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를 가능하게 하고, 개인의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의 근간에는 이런 창조적인 기다림과 습관과 공상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말 의미있는 주제를 훌륭하게 다룬 멋진 인문학 서적입니다. 사소한 일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순간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분주하고 바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만 살 일이 아닙니다. 때로는 여유를 가지고 기다릴 줄도 알고, 때로는 무의식적인 습관의 소중함도 느끼며 행동하고, 때로는 창조적 공상도 필요합니다. 이 책을 읽으니 삶에 대한 통찰력이 생기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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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 하나님과 바르게 관계 맺는 법
스카이 제서니 지음, 이대은 옮김 / 죠이선교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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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인용한 체스터턴(G. K. Chesterton)의 글이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기독교의 이상을 시도해보고 부족하다고 생각한 이는 없다. 기독교의 이상은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도하지 않을 뿐이다.”(p. 16). 나는 기독교의 이상을 시도해 보았는지, 아니면 그 이상을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어느 정도의 선에서 타협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이 책에는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저자는 먼저 사람들이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사는지, 보편적인 네 가지 자세를 제시합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맞추는 삶, 하나님과 상관없는 삶, 하나님께 요구하는 삶, 하나님을 위한 삶입니다. 이런 자세들은 영어의 전치사로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맞추는 삶은 “under God”, 하나님과 상관없는 삶은 “over God”, 하나님께 요구하는 삶은 “from God”, 하나님을 위한 삶은 “for God”, 아주 명쾌한 설명입니다. 대체로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 생각한다면 ‘over God’은 아닐 것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under God의 자세로 살고 있지 않을까요? 다분히 율법주의적인 신앙생활, 하나님을 원인과 결과라는 공식에 끼워 맞추는 삶의 자세입니다. 아니면 ‘from God’의 자세입니다. 이것은 기복주의적인 신앙자세입니다. 자신의 욕망과 소원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께 구하는 삶의 자세입니다. 이런 자세보다 진일보한 자세가 ‘for God’의 자세일 것입니다. 성경말씀이 생각나는군요.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10:31). 나는 이것이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최상의 신앙 자세라고 생각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번도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소요리문답 1번의 답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 하나님을 위한 삶이 중요하지만, 그 뒤에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에 내가 관심을 집중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저자는 하나님과 관계 맺는 가장 중요한 자세는 ‘with’라고 말합니다. 즉,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입니다. 신앙적인 삶의 본질은 하나님을 갈망하고, 하나님과 함께 할 때 최고의 기쁨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은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끝나는 삶일 것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교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이 책의 부록이 나에게는 많이 유용했습니다. 여기에 제시된 세 가지 기도 형식은 ‘렉티오 디비나(Lectio Divina)’, 공동 기도서를 통한 ‘성무일도(offices)’, 위안과 고독의 시간들을 돌아보는 ‘성찰 기도’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함(with God)으로 하나님을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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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일과 영성 - 인간의 일과 하나님의 역사 사이의 줄 잇기
팀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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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켈러의 책 <살아있는 신>에서는 신의 존재와 성품에 대해, <왕의 십자가>에서는 마가복음에 묘사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두 권의 책 덕분에 나는 팀 켈러 목사님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일과 영성(Faith and Work)>은 큰 기대를 갖고 펼쳤고, 켈러 목사님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프롤로그에 소개한 톨킨(Tolkien)의 단편소설 ‘니글의 이파리’(Leaf by Niggle)의 내용이 가슴에 강렬하게 각인됩니다. 화가 니글(Niggle)은 나무 한 그루와 그 뒤로 펼쳐진 멋진 세계를 그리는 꿈을 품고 살았지만, 겨우 이파리 하나만 그리고 삶을 마감했습니다. 그것은 이파리 하나 그리는데 너무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이며, 이웃이 부탁한 일들을 거절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과연 천국에서 어떻게 평가받을까요? 새털처럼 허다한 시간을 낭비했다고 꾸지람을 받을까요, 남을 위해 희생했다고 칭찬을 받을까요? 그의 작품은 미완성이고 사람들에게서 잊혀져갔지만, 그가 꿈꾸던 세계가 영원한 참된 세계에서 이루어진 것을 깨닫습니다.

  이 책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세상에 살면서 각각 감당해야 할 일(노동)에 대해 성경적 시각을 제시합니다. 켈러 목사님은 ‘창조 - 타락 - 구속’이라는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해서 그리스도인의 일(노동관)을 설명합니다. Part1은 하나님의 창조 계획 속에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비성경적 세계관과 비교하며 가르칩니다. 그리스 철학자들은 통상적인 일을 짐승의 수준으로 인간을 전락시키는 행위로 보았지만, 성경은 사람을 짐승과 구별하는 존엄한 위치로 끌어 올려 주는 요소로 파악했다(p. 60)는 것입니다. 하나님도 정원사요 목수이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각 chapter의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 줍니다. “행복하고 싶다면, 주님처럼 일하고 주님처럼 쉬라”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 “자신만을 위해 일하지 말고 하나님과 세상을 위해 땀방울을 흘려라” 켈러 목사님은 목회자답게 신학적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성경적 노동관을 정확하게 가르칩니다. Part2는 인간이 타락함으로 일이 어떻게 노동이 되었는지를 가르칩니다. “밤낮없이 매달려도 입에 풀칠하기조차 버겁다.” “성공의 쳇바퀴를 따라 무작정 달리기만 한다.” 등. 인간의 타락은 일까지도 타락시켰습니다. 일은 탐욕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인간은 한평생 일에 얽매어 삽니다. Part3는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을 발판으로 일에서 행복과 만족을 누릴 수 있음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일도 구원받은 셈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건 세상일, 저건 하나님의 일’ 이렇게 이원론적인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일과 신앙은 별개의 영역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서도 하나님을 섬기지만 일을 통해서도 여전히 하나님을 섬깁니다. 일이 예배가 되게 해야 합니다.

  한 해를 시작하면서,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 어떻게 일하며 살아야 할지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 나의 일터에서의 모든 행위들이 주님의 영광과 하나님의 나라의 의를 위한 것들이 되길 기도하며,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일터로 나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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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서 만나는 사상 - 역사와 사회를 이끄는 30가지 사상의 향연
안광복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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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사회적 존재입니다. 절대 혼자 살 수 없는 법! 사회를 바라보는 신념에 따라 현실에 대한 이해도 비판도 천양지차일 것입니다. 여기, 아주 쉽고 재미있는 멋진 책이 나왔습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회, 정치, 경제, 예술, 국가 등에 관한 주요 사상과 철학을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 줍니다. 이런 주의(主義, -ism)를 나름대로 많이 접해 본 성인들에게도 꽤나 유용합니다. 저자의 말마따나 “교과서에 딱딱하게 소개되어 있는 사상들에 숨결을 불어 넣으려”(p. 7)한 시도는 적중했습니다.

  예를 들어, “공화국(res publica)이란 ‘시민의 것’을 뜻한다”(p. 15)라고 정의하고, 로마 공화국 시절과 오늘날 미국의 정치 제도를 명료하게 비교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공화주의가 독재에 맞서는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자유주의에 맞서는 사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또 대한민국은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이라는 점에서는 부끄럽지 않지만,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 나라라고 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뒤 이어 프랑스 혁명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던 계몽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킵니다. 사실, 인간의 합리적 생각(이성)이라는 것이 때로는 사람의 마음을 야만인보다 더 끔찍하게 만들곤 합니다. 저자는 자연스럽게, 이런 혁명적 사고방식의 반작용으로 여전히 중요한 가치체계인 ‘보수주의’를 말합니다. 저자는 ‘철학적 화두’에서 “보수주의는 ‘수구’와는 다르다. 보수주의는 지킬 것을 지키고 바꿀 것은 바꾼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목숨 걸고라도 지켜야 할 ‘전통’은 무엇인가?”(p. 40)라고 날카롭게 질문합니다.

  오늘날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혼동하는 자들에게 ‘사회 민주주의’ 챕터를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사민주의를 주창한 베른슈타인에 따르면, 의회 민주주의를 통해 사회주의 건설이 가능합니다. 러시아 혁명에 성공한 레닌이 유럽의 사회민주주의가 자본주의에 타협하면서 오염되었다고 실망감을 드러내며 자신들의 이념을 ‘공산주의’(communism)이라고 했다지요. 그러니까 사회주의는 서유럽 중심의 사회민주주의와 소련을 정점으로 하는 공산주의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에 드러난 사회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는 자유, 평등, 정의, 연대입니다. 결국 모든 사회 정치사상은 어떻게 하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들이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프랑스 혁명의 기치(旗幟)는 자유, 평등, 박애인데, 이러한 가치들은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면 평등이 훼손되고, 평등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개인의 자유가 희생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박애(博愛)’를 또 하나의 기치로 높이 들었던 것입니다. 보수주의든 진보주의든, 인간을 존중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들이 이 사회를 살만하게 바꾸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 책에서 설명하는 30가지 사상들은 나름대로의 장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좀 더 열린 시각으로 다양한 사회사상들을 살펴보면 우리 사회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이 책 청소년들뿐 아니라, 당리당략과 개인의 영달추구에 빠져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 정치인들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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