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 수시로 찾아오는 불안 때문에 죽을 듯 힘겨운 사람들을 위한 치유 심리
한기연 지음 / 팜파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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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마음이 확 끌렸다. 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니, 위로가 된다. 불안의 원인은 무엇인지, 불안에 감추어진 내면의 정체는 무엇인지, 더 나아가 불안의 유익은 무엇인지 알고 싶어 책을 들었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결점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춤,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해 자꾸 미루기, 등. 이러한 삶의 태도와 방식이 불안을 키운다. 이런 태도는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어린 시절 가정에서 학습되고 습관화 되었을 확률이 높다. 마음에 부정적인 지도가 만들어졌으니,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게 뻔하다. 사람들에게 거부당할까 불안하고, 그래서 타인에게 벽을 쌓고 있으면서도 사랑받기를 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Chapter4에 소개된 ‘불안의 늪에 빠지는 몇 가지 방법’을 읽으며, 바로 나에게 해당되는 사항임을 깨달았다. 확실하지 않은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불안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모든 일을 확실하고 완벽하게 해내려는 강박관념이 생긴다. 이런 사람은 일중독에 걸리기 쉽고 타인보다는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하고 냉혹하다. 그렇다. 나는 내가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만약의 경우도 다 예상하고 준비해야 하고, 완벽하게 일을 처리하려는 경향이 있다. 삶은 언제나 불확실한데, 불가능한 일을 꿈꾸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나의 불안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이게 마음을 먹어서 될 일인가?

 

이 책은 이런 불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친절하게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먼저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을 구분하려고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불안이 넘칠 때는 바로 멈춰서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천 사항은 다음과 같다(p. 161). (1) 식사시간을 평소보다 길게 잡고, 식사 전후 천천히 걷기, (2) 화장실 가는 시간을 수행의 시간으로 삼기, (3) 기지개를 켜고 거울을 응시하면서 눈 속 깊이 존재하는 나를 바라보기, (4) 천천히 숨을 쉬며 흐뭇했던 일을 떠올리기, (5) 나에게 위안을 주는 이미지를 가지고 다니거나 떠올리기. 오! 생각보다 실천하기 어렵지 않은 것들이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복잡한 심리학 이론을 말하지 않는다. 각 단락의 제목부터 핵심을 찌른다. 다양한 사례들이 나오고, 그 사례를 중심으로 심리학적인 내용들을 아주 쉽게 설명한다. 무엇보다도 ‘머물러 보기’가 나에게는 참으로 유익했다. 저자 한기연 씨가 임상-상담심리 전문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저자처럼 이른 아침 오롯이 홀로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래서 내 안에 있는 상처와 고통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며, 나를 다독이는 의식과 행동으로 건강한 자아를 만들어가야 한다. 삶은 언제나 불확실하다. 그러나 그 불확실은 불안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경이로 맞이할 수 있는 모험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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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드림 - 꿈꾸는 커피 회사, 이디야 이야기
문창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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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디야 커피 대표 문창기가 어떻게 자신의 꿈을 ‘로스팅’해서 이디야라는 커피 회사를 훌륭하게 키워 나왔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는 이 책에서 커피 회사 경영에 관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단지 저자가 어떤 마음자세와 정신으로 이디야를 이끌어 왔는지를 실패와 성공담을 곁들여 진솔하게 말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대표의 사람 됨됨이까지 엿볼 수 있어서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그는 IMF의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몸담고 있던 은행이 문을 닫자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이디야를 인수하여 12년 만에 이다야를 업계 최고 브랜드 파워로 성장시켰다. 초기 중국 진출에 실패한 것은 그에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는 빨리 성공하고 싶은 조급한 마음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해외진출에 성공하려면 그 무엇도 바꿀 수 없는 자기 브랜드만의 철학이 있어야 함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그는 주저 없이 커피연구소를 설립했다. 거기서 나온 비니스트 스틱커피, 나도 마셔봤는데 상당히 괜찮다.

 

그는 회사 발전을 위해 인문학 서적을 탐독한 결과, 내부고객, 즉 직원의 만족에 그 길이 있음을 깨달았다. 직원을 채용할 때도 스팩보다는 사람의 됨됨이를 먼저 고려했다. “사람이 가진 그릇의 크기는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얼마가 아니라 무엇을 담느냐 또한 중요하다. 큰 그릇에 담긴 구정물보다 작은 종지에 담긴 맑은 차 한 잔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니 말이다.”(p, 87). 이 글귀에 CEO의 경영철학이 잘 담겨 있다.

 

그는 ‘커피는 디테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객은 맛의 미세한 변화도 금세 알아챈다. 따라서 그는 좋은 재료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 직원들에게는 마케팅이나 가맹점 관리 같은 업무의 디테일을 강조한다. 현장에서 소통과 배려가 중요함도 강조한다. 또 1달 1권 독서와 독후감 발표를 꾸준히 이어간다. 독서가 없다면 이디야의 오늘도 없기 때문이란다. 커피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라고, 따라서 커피전문점은 커피가 아니라 문화를 파는 곳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커피는 삶을 여유롭게 해주고 관계를 이어주는 조연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내가 이 책에서 배운 진실 중 하나는 기업의 성장과 아름다움은 그 기업 CEO의 철학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문창기 대표의 경영과 인간에 대한 확고한 신념, 커피의 본질을 추구하는 사랑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주말 오후 집근처 이디야 커피점에서 이 책 <커피드림>을 읽으며 커피를 넘어 문화와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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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콘서트 1 - 위대한 사상가 10인과 함께하는 철학의 대향연 철학 콘서트 (개정증보판) 1
황광우 지음, 김동연 그림 / 생각정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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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황광우는 삶의 무게가 힘겨울 때 고전을 읽으며 삶의 지혜와 위안을 찾았단다. 사실 고전은 너무나 유명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읽지 않는 책이다. 사람들은 고전을 인류 정신의 위대한 유산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자들에게도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준다고 말하면서도 왜 고전을 읽지 않는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고전은 어렵고 따분하다는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전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데는 고전을 가르치는 철학자나 선생들의 책임이 크다. 현인들의 사상을 삶에 제대로 접목시키기 못한 채 현학적으로만 가르쳤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 점에서 황광우의 <철학 콘서트>는 즐거운 고전 여행의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

 

개정판 서문부터 흡입력이 대단하다. 황광우는 <철학콘서트1, 2, 3>을 출간함으로써 그야말로 철학의 대향연을 열었다. 저자는 각 책마다 서양인 6, 동양인 4, 10명의 사상가들을 모았다. 이들은 세상의 모든 사상의 기초를 세운 자들이다. 이 책의 아름다움은 그 어렵다는 철학과 사상을 구어체로 명쾌하게 설명한다는 점에 있다. 철학책이 이렇게 쉽고 재미있을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1권에서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석가, 공자, 예수, 퇴계 이황, 토머스 모어, 애덤 스미스, 카를 마르크스, 노자를 소개한다. 저자는 10명의 사상가를 한 번에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우선 소크라테스, 예수, 토머스 모어, 애덤 스미스를 읽고 이해한 뒤, 석가, 공자, 퇴계와 노자를 읽고 마지막에 플라톤과 마르크스를 읽으라고 친절하게 조언한다. 그의 조언을 따라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그리고 내 철학적 사고에 어떤 서광이 비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철학의 바다로 들어가 즐겁게 놀았다고 할까, 높은 계단을 한 단계 훌쩍 뛰어 올랐다고 할까. 삶을 치열하게 생각하며 살아야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생겼다.

 

인터넷 서점에서 <철학 콘서트> 2권과 3권을 신청해야겠다. 황광우의 <역사콘서트> 1, 2권과 <철학의 신전>, <사랑하라: 단 한권의 소크라테스 전>을 찜해 놓는다. 올해 안에 이 책들을 다 읽어보겠다고 다짐한다. <철학 콘서트 1>, 이 한 권의 책이 나를 철학의 세계로 들어가게 만들고 황광우의 열렬한 팬이 되게 했다. 그의 책들을 읽으면 삶의 지혜와 위안을 많이 얻게 될 것이다. 황광우와 함께 철학의 바다로 풍덩 빠져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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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읽어내는 과학 - 1.4킬로그램 뇌에 새겨진 당신의 이야기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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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상적인 뇌에서만 의미는 만들어진다.’ 이 한 문장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산다는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의미 있게 사는 것인가? 뇌 과학자 김대식 교수는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인간의 뇌에서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김교수에 따르면, ‘라는 자아의 핵심은 연장성(continuity)이다. 어제의 가 오늘의 로 이어짐으로 나는 라고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 뇌과학에서는 변치 않는 라는 존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렇다면 연장성이 없는 나는 나인가? 갑자기 골치가 아파온다. ‘는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했는데, 생각하는 존재가 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은가

 

한편, 인간의 뇌는 선택을 강요한단다. 사실 인간은 합리적인 존재라기보다 합리화하는 존재다. 다시 말해 학습과 경험을 통해 선택은 좌우된다. 또한 인간은 예측하고 행동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신의 존재를 상정할 수 있고, 믿음이라는 것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식으로 논리를 전개하다보니 나는 의미있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의미는 정상적인 뇌만이 만들어 낼 수 있다. 뇌를 가지고 있는 라는 존재가 사라지게 되면 세상의 모든 것은 의미를 상실할 것이다. 죽는다는 것은 컴퓨터에서 전원을 끄는 것과 같다고 한 스티브 잡스의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아무리 뇌과학이 발달해도 삶의 의미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는 듯싶다. 저자도 유한한 인생에 대해 슬퍼한다고 죽지 않는 것이 아니니 현재를 즐기며 살라고 충고하는 길가메시의 교훈을 말한다. 길가메시의 시대를 5,000년이나 지난 현시점에서도 뾰족한 다른 대안적 대답이 없다.

 

저자 김대식은 매우 자유롭고 유연한 생각을 가진 자임이 분명하다. 영생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답이 없지만, 어차피 수십 년 뒤에 나는 죽고 살아질 것이니 영생을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육체와 정신 모두를 가진 영생과 정신적인 영생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정신적인 영생을 택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존재의 의미는 찾지 못했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조금 더 유연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뇌과학을 통해 나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유쾌한 지적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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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인문학 - 삶을 위로하는 가장 인간적인 문학 사용법
김욱 지음 / 다온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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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이 예사롭지가 않다. 그는 문중의 묘지기로 전락한 노년에 작가가 되어 10권의 책을 내고 200권의 책을 번역했단다. 그 치열한 인문학 독서를 통해 저자는 어떻게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삶을 완성해 갔는지 알고 싶어졌다. 깊은 울림을 줄 책이라 기대하며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은 이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올해로 여든 일곱 살인 저자는 <상처의 인문학>에서 소개하는 수많은 작가들의 삶과 그들의 작품을 통해 삶이 아무리 고달프다 할지라도 끝내는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자신의 삶도 결코 녹녹하지 않았지만, 그는 지금도 여전히 청춘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고백한다. 상처를 통해 좌절하는 것은 인생의 하찮은 일이 아니다. 오히려 넘어졌을 때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고, 빼앗겼을 때 자신에게 진실로 소중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니체의 삶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사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고백은 나의 삶이 누군가로부터 사육되고 있다는 고백임을 명심해야 한다.”(p. 22). 아! 나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당하지 않고 살아왔다. 안정된 직장에서 20년 넘게 인정받으며 살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나만의 의미 있는 삶을 살아내고 있는가? 이육사(李陸史)는 좀 더 편하게, 좀 더 쉽게 살고자 하는 자신의 나약한 마음에 분노했다는데, 나에게는 이런 치열함이 없다.

 

서정주 시인의 삶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머슴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에게 가난은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가 스물아홉에 <매일 신보>에 가미가제 특공대원이 되어 미군 항공모함에 뛰어 들어 죽으라고 조선인들을 독려하는 시 <마쓰이 히데오 오장 송가>를 실었다. 이후 서정주는 시인으로 인정받고 해방 이후에도 화려한 삶을 살았다. 1980년 자신의 고향 전라도 광주에서 엄청난 살육이 자행되고 있을 때, 그는 전두환을 향해 ‘단군 이래 최대의 미소’라는 극찬을 날린다. 그리고 그 답례로 ‘단군 이래 최대의 시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이토록 가슴 저미도록 아름다운 시를 쓴 작가가 생계라는 명분으로 수많은 상처를 안고 살았다. 한편 민족의 언어로 시를 썼다는 이유로 일제의 감시와 탄압을 받은 <진달래꽃>의 김소월은 가장이라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결국 1934년 12월 24일 새벽 자살했다. 아!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네 인생은 이렇게도 깊은 상처를 입고 처절하게 살아간다. 김욱 선생의 고백처럼 인생의 공통점은 불행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 상처와 고통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꿈에도 꾸지 못했던 존귀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니체, 이육사, 서정주, 스피노자. 천상병, 김소월, 도스토예프스키, 슈바이처, 김동리, 프란츠 카프카, 톨스토이, 헤세 등, 이 책에 소개된 수많은 작가들로부터, 아니 이들과 이들의 작품을 소개한 김욱 선생을 통해 상처 입는 인생살이도 고귀한 것임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임을 배웠다. 상처받는 삶이지만 치열하게 나만의 삶의 살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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