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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삶에 대한 깊은 사유가 필요한 이유다. 지금 우리 한국 사람은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 시대에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재 모습을 정직히 들여다보면 천박한 자본주의와 성숙하지 못한 민주주의 사회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최진석 교수의 지적에 따르면, 그것은 철학이 없어서 제대로 된 자본가와 성숙한 시민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철학이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우리는 서양 철학을 수입해서 내면화하기에 급급했다. 이것은 진정한 철학이 아니다. “철학은 그 ‘내용’
자체로 규정된다기보다는, ‘사유’ 즉 살아있는 ‘활동’이기 때문이다”(p. 23).
최진석
교수는 건명원(建明苑)의 원장이다. ‘건명원’은 문화예술 분야의 창의적 리더 육성을 위해 설립된 재단이다. 여기서 ‘명(明)’은 해와 달이라는
대립된 두 존재가 하나가 되는 것을, ‘원(苑)’은 테두리 없는 야성적 들판을 상징한다. 건명원은 과거와 외부의 것만 답습하는 훈고적 사고방식과
이 사회의 오랜 정체적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학 지성적, 문화 예술적 차원의 상승을 꾀한다. 최 교수는 철학과 사상과 문화적 상승만이
“민족을 구하는 유일한 길”(p. 64)이라고 확신한다. 윤리(철학, 문학, 사상)를 통해 삶의 전략이 부재한 상황을 돌파하여 선도적이고
독립적인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류역사는 소수가 다수를 전복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간파한다. 어떤 소수가 다수를 전복하는가?
바로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소수다. 그에 따르면, 앞으로는 인간의 생각하는 힘이 주도하는 세계가 더 활짝 열릴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망 속에서 개인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참된 자신(眞人)을 찾아야 한다. 훈고적 방식으로는 기존 가치관을 벗어날 수 없고 참된
자신을 찾을 수 없다. 창의적 기풍으로 생각의 주도권을 가질 때, 참된 지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장자의 말을 인용한다. “참된
사람이 있고 나서야 참된 지식이 있다(有眞人而後有眞知)”(p. 241). 여기서 참된 지식은 덕(德)과 다르지 않는데, ‘덕’은 자기를 자기이게
하는 근본의 힘이다. 최 교수는 다시 <장자, 달생(達生)>편에 나오는 목계(木鷄)를 소개한다. 즉, 태연자약(泰然自若)>의
경지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삶과 사회의 혁명이 완수되려면, 혁명하려는 사람이 먼저 혁명되어야 한다. 그렇게 바뀌고 성숙된 존재는 더 이상
그냥 ‘개인’이 아니다. 그는 사회를 변혁시키는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德不孤 必有隣’(인격적으로 상당한 성숙에 이른 사람은
혼자가 아니고, 반드시 동조하는 사람이 생긴다)이다.
저자가
마지막에 인용한 <순자, 勸學>편에 나오는 글은 매우 도전적이다.
“흙을
쌓아 산을 이루면(積土成山), 거기에 바람과 비가 일어나고(風雨興焉)
물을
쌓아 연못을 이루면(積水成淵), 거기에 물고기들이 생겨나고(蛟龍生焉)
선을
쌓고 덕을 이루면(積善成德), 신명이 저절로 얻어져서(而神明自得)
성인의
마음이 거기에 갖춰진다(聖心備焉)”(p. 309)
중국에서
오랜 시간 철학한 사람답게 장자, 노자, 순자, 공자의 글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과 자신의 사상을 드러낸다. 그는 이런 철학자들의 사상을 그저
학습하고 내면화하기보다 이런 사상들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자신을 찾고 드러내려 한다. 최진석 교수는 이 책의 제목처럼 <탁월한 사유의
시선>을 가지고 독자에게 큰 도전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