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양으로 읽는 세계종교 - 인간과 세계와 종교 이야기
류상태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7년 1월
평점 :
한 때 목사였지만 이제는 종교 작가의 길을 가고 있는 저자의 이력을 익히 알고 있다. 그의 행적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책을 통해 조금 더 열린 시각으로 세계 모든 종교를 살펴 볼 수 있겠다 싶었다. 특히 6장과 7장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종교와 종교의 대화, 종교와 사회의 대화에 관심을 갖고 책을 펼쳤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다종교국가이다. 불교, 유교, 기독교 순으로 종교가 들어와 때론 갈등했지만, 오랜 세월 함께 공존하고 있다. 아직 이슬람교도 교세가 약하지만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종교를 넘어 유대교, 힌두교, 자이나교와 시크교, 도교, 신도, 그리고 한국의 신흥종교인 천도교, 원불교, 증산교까지 소개한다. 내용은 그렇게 깊지 않지만 상당히 균형 잡혀 있다.
인간은 나그네 인생길을 걸으며 우리의 본향은 어디일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물음에 답은 과학이 줄 수 없다. 질문 자체가 과학의 영역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종교가 필요한 것 아닐까? 물론 과학도 필요하다. 저자에 따르면 “과학이 없는 종교는 공허하고, 종교가 없는 과학은 인류를 파멸로 몰아갈 수 도 있다”(p. 35). 어쨌든 모든 종교는 궁극적인 질문에 나름대로의 답을 가지고 있다. 모든 종교는 삶의 이유를 찾고 있다. 그런데 세계 역사를 보면 이렇게 사람을 살리기 위해 존재하는 종교가 자신의 종교 이름으로 타종교의 사람들을 죽였다. 20세기 말의 보스니아 전쟁도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갈등이 자리잡고 있고, 21세기 9.11테러와 그 이후의 많은 전쟁들도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갈등 때문이다. 한국 사회도 종교간의 갈등이 종종 벌어진다. 특히 근본주의 기독교가 이슬람교에 대해 취하는 태도를 보면 우려되는 바가 많다. 비교종교학자 막스 뮐러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 같다. “하나만 아는 것은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이다.”(p. 234).
종교마다 교리와 종교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타종교에서 자신들의 잣대로 평가할 것이 아니다. 자신의 교리와 전통을 소중히 여긴다면, 다종교의 교리와 전통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종교의 근본정신은 진리, 사랑, 정의, 평화, 자유 같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교황 바오로 2세가 가톨릭교회의 과거 잘못을 공식인정한 것을 높이 산다. 교황은 “진리를 구한다는 이름으로 치러진 폭력과 다른 종교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보였던 불신과 적의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p. 253)고 말했다. 그리고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의 이론적 기반을 제공한 카를 라너는 ‘이름없는 그리스도인’ 이라는 개념을 선보였다. 이는 가톨릭 밖에도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기독교가 이웃종교에 대해 세 가지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한다. 첫째는 배타주의, 둘째는 포괄주의, 셋째는 다원주의다. 그는 배타주의 끝없는 갈등만 양산할 뿐이며, 우리는 포용주의를 넘어 다원주의로 나아가지 않으면 사회의 갈등과 싸움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p. 256). 나는 기독교인으로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돌아본다. 저자의 주장처럼 다원주의자가 되어야 하는가? 다원주의자가 되려면 사실 자신의 신념과 종교적 전통을 상당히 많이 포기해야 한다. 이것은 옳지 않다. 포용주의가 답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