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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 인생을 바꾸는 위대한 예술가들의 한마디!
함정임.원경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베를린에서 건축가로 활동하는 원경과 부산 해운대에서 살고 있는 동아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함정임이 예술가 318명의 일기장, 편지, 인터뷰, 논문 등 다양한 자료에서 발췌한 촌철살인의 명언을 소개해 놓은 것이다. 특히 함정임 교수의 이름을 보고 반가웠다. 그녀의 책 <그림에게 나를 맡기다>를 통해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예술과 인생을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이 책, <예술가들은 이렇게 말했다>에 수록된 예술가들의 명언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들이 가지고 있던 삶의 불안, 예술적 영감, 일상적 삶과 예술 활동 사이의 괴리와 균형 감각, 예술을 통한 삶의 희망 등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예술가의 말들을 40개 이상의 주제별로 묶어놓았다. 나에게는 특히 ‘예술’이라는 주제 아래 있는 글들이 흥미로웠다. “궁극적으로 예술은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려는 노력이다.”(Ultimately, art is trying to see things that other people don't see. _ Trevor Paglen). 그렇다. 예술은 인생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예술 작업을 하는 것 못지않게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창조적인 일이며 삶의 통찰력을 얻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볼 때 시 구절을 반복해 읽으며 음미하듯 감상하길 바란다.”(When people look at my pictures I want them to feel the way they do when they want to read a line of a poem twice. _ Rovert Frank). “감자 껍질을 벗기는 단순한 작업도 의식을 가진 행위라면 예술이 될 수 있다”(Even the act of peeling a potato can be a work of art if it is a conscious act. _ Joseph Beuys). 분명 예술은 어떤 특별한 의식이나 사유 속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현대 미술이나 음악에서 우연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도 예술이라 할 수 있을까? 우연에 의한 작품을 만들기를 의도했기에 예술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 뒤에는 ‘인물 색인’이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예술가의 글들만 찾아 읽어보는 즐거움도 썩 괜찮다. 나는 빈센트 반 고흐를 좋아하니 그의 글이 실린 페이지를 찾아본다. 65, 95, 137, 143, 284, 303 페이지. 살아생전 그의 작품은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그림을 그렸다. “작품에 대한 평가는 미래에 맡기고, 우리는 조용히 일을 계속해야 한다.”(One must go on working silently, trusting the result to the future.). “나는 내 그림이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참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내 그림이 돈의 값어치보다 더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I cannot help it that my pictures do not sell. Nevertheless the time will come when people will see that they are worth more than the price of the paint.).
이 책의 미덕 중 하나는 영어 공부도 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끔 애매한 번역이 있지만 큰 흠이 되지는 않는다. 하나만 살짝 지적해보면, 73페이지에 있는 다이앤 아버스(Diane Arbus)의 말이다. I never have taken a picture I've intended. They're always better or worse. 이 책에는 “나는 한 번도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사진을 찍은 적이 없다. 사진은 항상 더 낫거나 더 나쁘게 나온다”라고 번역해 놓았다. 원문의 의미는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사진을 찍은 적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의도한 대로 사진이 나온 적이 없다’는 뜻이다. 사진은 언제나 의도했던 것보다 더 낫거나 더 나쁘게 나온다는 말일게다.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들추어보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가끔 기대하지 않았던 문장에 가슴이 뛰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