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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 일렁이는 색채, 순간의 빛 ㅣ 해시태그 아트북
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 지음, 서희정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9월
평점 :
인상주의 화가의 주요 작품들을 한 권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입니다. 책 앞부분에는 인상주의 시대의 시작을 간략하면서도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튜브 물감의 발명으로 인한 손쉬운 야외 작업, 시시각각 변하는 색감, 빛, 미세한 순간의 포착, 유연해진 붓질, 즉흥적이고 생기가 넘치는 화폭, 등! 어쩌면 이렇게 감각적이면서 선명하게 인상주의를 설명해 놓았는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 책 표지에 적혀 있는 부제 또한 마음에 듭니다. ‘일렁이는 색채, 순간의 빛’! 인상주의의 특징을 이보다 더 간단명료하게 보여주는 문구는 없을 것입니다.
저자는 첫 작품으로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소개합니다. 당시 관람자들은 작품에서 벗은 여성을 보는 것은 익숙했지만, 이 작품의 벗은 여성에게는 신화적 의미가 담겨있지 않아 관람자의 관음증을 자극합니다. 이는 아카데미의 미술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입니다. 특히 벗은 여인의 시선이 당돌하게 관람자를 향해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시선은 우리에게 직시하라고, 위선을 떨치고 마네가 들려주는 현실을 당황하지 말고 받아들이라고 요구한다”(p. 16)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꼭 보아야 할 작품들’과 ‘예상치 못했던 그림들’로 구별하여 사십여 가지 작품을 보여줍니다. 마네, 모네, 드가, 카유보트, 르누아르, 피사로, 쇠라, 세잔, 고갱, 고흐, 등과 같이 이름만 들어도 떠오르는 작품들 뿐 아니라, 모리조, 용킨트, 기용맹, 니티스, 포랭, 체이스, 커샛, 소로야, 등과 같이 생소한 화가의 작품도 소개합니다. 아무래도 인상주의의 진면목을 보여준 모네의 작품이 가장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인상, 해돋이>, <건초더미, 눈과 태양의 효과>, <햇빛을 받은 루앙 대성당, 서쪽 외관>, <헌던 국회의사당, 안개를 통해 빛나는 태양>, <푸른 수련> 등, 빛에 의해 표현되는 다양한 인상을 보여줍니다. ‘인상주의’하면 누구나 모네를 제일 먼저 떠올릴 것이지만,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을 딱 하나(pp. 84~85) 소개한 것은 아쉽습니다. 그래도 ‘색인’ 바로 앞에 그의 작품 <나무와 수풀>을 부분 확대하여 두 페이지에 걸쳐 실어 놓았는데, 너무나 강렬하고 아름다워 한참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매력적인 미술책입니다. 누군가에게 인상주의를 소개한다면, 이 책을 건네주겠습니다. 출판사 ‘미술문화’의 ‘해시태그 아트북 시리즈’에 관심이 갑니다. 이미 출간된 <검정: 금욕과 관능의 미술사>와 <마녀: 유혹과 저주의 미술사>를 보고 싶군요. 출간 예정인 <금>, <악마>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