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을 양육하는 행복한 권사 - 권사는 하나님 교회의 어머니이자 행복 전도사이다 직분자 시리즈 3
김병태 지음 / 브니엘출판사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교회를 섬기는 행복한 장로>, <교회를 세우는 행복한 집사>의 저자, 김병태 목사님이 쓴 교회 직분론 세 번째 책입니다. 이 책은 세 가지의 직분론 중에서 가장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권사는 어머니의 마음을 가진 자여야 한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합니다. 왜냐하면 어머니는 자기희생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이죠. 교회처럼 아픔과 상처가 많은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 목사님은 “교회가 영적 병원이라면, 의사는 예수님이고, 목회자와 권사는 바로 간호사와 같다”(p. 39)고 명쾌하게 정의를 내렸습니다. “간호사 같은 권사,” 참 마음에 와 닿는 표현입니다. 권사님들이 교회에 오는 사람들의 작은 상처까지 이해하고 감싸주려면, 좋은 상담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 2장에는 상담에 대한 실제적인 지침을 친절하게 정리해 놓고 있습니다.  

한편, 권사는 탁월한 교사와 구역장이 되어야 한다고 3장에서 말합니다. 권사는 한문으로 ‘勸(격려할 권), 師(스승 사)’입니다. 정말이지 교회에서 목회자 다음으로 성도들을 권면하고 가르쳐야 할 직분이 권사인 셈이죠. 비록 성경에는 그 명칭이 나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권사의 직분처럼 목사님들 다음으로 교회를 신앙으로 세워주는 직분은 없다 싶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4장에는 ‘권사들은 목회를 돕는 효과적인 심방대원이 되라’고, 5장에서는 ‘피스메이커가 되라’고, 6장에서는 ‘목회자를 세워주는 권사가 되라’고 충고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교회에서 일어나는 일 -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 중에 많은 것들은 권사님들의 입을 통해 시작됩니다. 결국, 모든 교회 직분론의 원론으로 돌아가, 일꾼의 신앙인격이 제일 중요한 것입니다. 저자는 다른 직분론과 마찬가지로, 거룩한 영적 습관을 계발하고, 집에서 좋은 내조자가 되며, 스스로를 잘 관리하는 사람이 되라고 7, 8, 9 장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저는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김병태 목사님의 세 가지 직분론 중 ‘권사 직분론’을 제일 재미있게 읽고,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10 장, ‘행복의 오솔길을 찾아가는 권사가 되라’를 읽으면서 행복했습니다. 저도 교회에서 직분을 가지고 있음을 감사했습니다. 10장은 단지 권사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모든 직분자들에게 적용되는 근본적인 자세일 것입니다. 교회의 직분자들은 누구나 섬김의 자세로 일해야 행복할 것이며, 목사님들의 설교를 통해 마음껏 은혜를 누려야 행복할 것이며,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말고 창조적으로 즐겁게 일해야 행복할 것입니다.  

저는 교회의 직분을 감당하는 것이 무거운 짐이나 의무가 아니라, 행복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꾼 개개인이 주님을 닮은 인격을 가지고, 무엇보다도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의 모든 일꾼들이 맡겨진 직분을 감당하면서 ‘행복의 오솔길’을 걸어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행복의 오솔길’에 저도 있기를 소망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원영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기독교인의 집에서 태어나, 기독교인으로 교육받고, 기독교인으로 살고 있다. 당연히 불교의 문외한이다. 호텔에서 불교 경전을 조금 읽어 보고, 등산 갔다가 절에 들어가 본 것 외에는 불교와 접해보지 못했고, 스님하고는 말한 번 섞어 보지 못했다. 그러다 이 책의 제목,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를 접하고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에 열반에 들어가신 법정 스님의 책들을 몇 권 읽었었기에, 불교의 스님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참 쉽다. 나처럼 불교의 용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쓰인 것 같다. 수행자의 출가부터 시작해서 수행, 그들의 일상의 생활, 승가를 이루고 사는 공동체 생활의 장소 사찰과 그곳에서의 행사, 계율, 등을 아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때로는 그 모든 것의 기원이 되는 부처님과 그 제자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이 모든 삶의 모습들의 정신을 잘 가르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교에 대해 나 나름대로 정의한다면,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이며, 자기 개혁의 종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은 역경(逆境)을 이겨낸 성공이 아니라, 순경(順境)을 벗어버리는 ‘위대한 포기’를 통해 자유를 얻는 길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출가이며, 과정은 승가라는 공동체 생활이며, 마지막은 열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타종교의 입장에서, 출가는 어떤 점에서 가장 이기적인 행동같이 느껴졌다. 자신은 자유를 찾아 깨달음의 길을 떠나지만, 수행자가 떠남으로 해서 남은 모든 자들은 얼마나 고통을 받을까? 기독교의 핵심은 하나님 사랑과 함께 이웃 사랑에 있다. 남을 위해 사는 삶이 진정한 예수님의 제자의 길이라고 가르친다. 이런 점에서 불교는 너무 자아에 함몰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하나, 출가하지 않은 중생들은 아무리 성실하고 올바르게 살아도 깨달음을 얻거나 온전한 자유를 얻을 수 없을 것 같다. 내가 불교를 오해한 것일까? 그 깊은 도를 잘 모르는 나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수행편과 생활편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스님들이 탁발하는 방식을 읽으면서 물신주의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좋은 삶의 본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문’과 ‘수행’의 방식을 보면서 참 종교의 단아한 모습들을 보았다. “고요한 가운데 또 다시 치열한 하루가 시작된다. 나는 수행자다. 아침이 오는 소리를 들을 줄 알며, 자신을 비워 사유할 줄 아는 수행자다”(p. 99)라는 표현이 마음에 다가왔다. 자신을 비우는 것, 이것은 단순히 자신의 육체를 괴롭히는 고행(苦行)이 아니라는 것도 배웠다. 고요한 마음의 집중 곧 ‘정진’을 하기 위해 안거를 수행하고, “진정한 수행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뿐 아니라 다른 이의 삶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하는 것”(p. 106)이라는 표현에 동감이 갔다. 삼의일발(三衣一鉢)과 주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발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모든 종교의 지도자들이 추구해야할 단순하고 검소한 삶의 모습을 보았다. 또 함께 수행자의 길을 가는 도반(道伴)의 소중함을 배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교는 서양철학으로 말하면 에피쿠로스학파의 가르침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에피쿠로스(Epicurus)는 ‘우정, 자유, 사색’을 최고의 행복을 위한 조건으로 보았다. 최고의 행복(쾌락)을 추구한 에피쿠로스는 나에게 오두막 하나에 철학을 논할 수 있는 좋은 친구 그리고 먹을 음식이 있으면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했단다.  

이 책을 통해, 스님들이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행자의 길을 걷으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어떠한지를 보았고 이해하게 되었다. 다음에는 직접 불교의 도(道)에 대해 배워보고 싶어진다. 저자 원영 스님이 어떤 분인지 모르지만, 진실한 수행자일 것이다. 이 책 덕분에 앞으로 조금 더 관심을 갖고, 편견없이 불교의 가르침에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미있는 이야기 세계사 세용 지식곡간 3
호안 데 데우 프랏 이 피호안 지음, 테레사 마르티 호베르 그림, 맹성렬 옮김 / 세용출판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스페인의 아동도서 전문 집필 작가와 일러스트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독특한 세계사책이다. 처음 책장을 넘겼을 때, 사진과 그림, 일러스트가 어지럽게 펼쳐져 있어서 약간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 신문을 만들거나 ‘우리들의 작품’ 게시판에 큼지막한 아트지를 붙여 놓고 거기에 이것저것 그림과 사진을 오려 붙이고, 만화풍의 작업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작품들은 자신과 관련이 있는 내용을 찾는 즐거움이 있고, 전체 내용이 한 눈에 들어오는 장점이 있다.  

나는 역사책을 좋아하는데, 전문 역사학자들의 책보다 저널리스트 - 예를 들어 헨드릭 반 룬, 에른스트 곰브리치, 폴 존슨, 등과 같은 작가 - 의 책들을 즐겨 읽었다. 왜냐하면 역사학자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의 세부적인 문제에 집착하는 반면, 저널리스트들은 세계 역사의 큰 흐름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이야기 세계사>의 미덕 중 하나는 바로 세계 역사를 통시적으로 잘 보여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세계 곳곳의 역사를 나름대로 잘 배분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세계사가 너무 서양 역사 이야기에 치중하는데, 작가가 스페인 사람이라서 그런지 크메르, 티베트, 일본, 아라비아, 아프리카 등과 같은 지역의 역사도 잘 안배했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으로 꼽는 것은 각 문명과 시대의 주요 특징들을 쉽게 정리했다는 점이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이 처음 바퀴를 사용했고, 인더스 문명은 목화의 원산지이며, 중국의 4대 발명은 종이, 인쇄술, 화약, 나침반이다. 그리스 문화에서 피타고라스가 구구단을 처음으로 발명했다. 원통형 나무통은 컬트 문화의 특징이다, 등등. 이 책은 다양한 문화와 시대의 특징을 쉽게 정리하고 오래 기억나게 해 준다. 익숙한 용어지만, 잘 설명하지 못했던 것들도 쉽게 들어온다. 선사시대 건축물인 선돌과 환상열석과 고인돌의 차이, 고대 중국 사상인 도교와 유교와 불교의 특징 정리, 그리스 문화의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비교, 산업화 시대의 경험주의와 합리주의와 계몽주의와 진보주의 등에 대한 설명이 한 눈에 쏙 들어온다. 이런 것들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이 책은 초등학생과 청소년들 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세계사에 대한 흥미를 돋게 하는 훌륭한 책이다. 중학생 딸이 세계사를 공부할 때, 옆에서 넌지시 물어볼 생각이다. ‘너, 구구단을 처음 발명한 사람이 누군지 아니?’ ‘사람들은 왜 프랑스 혁명 때 자유, 평등, 박애를 슬로건으로 내세웠을까?’ 이 책 덕에, 딸에게 충분히 뻐기며 세계사에 대해 좋은 질문들을 던질 수 있게 되었다. ㅋ.ㅋ!  

이 책, 서재 한구석에 꽂아 놓고, 초등학교 게시판 신문 보듯 심심할 때 한 번씩 꺼내서 보고 싶은 책이다. 세용출판사에서 나온 지식곡간 시리즈, <지구의 역사>, <우주>도 어떤 책인지 보고 싶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회를 세우는 행복한 집사 - 집사는 교회의 기둥이자 목회자와 동역하는 또 다른 목회자이다 직분자 시리즈 2
김병태 지음 / 브니엘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교회를 섬기는 행복한 장로>의 저자, 김병태 목사님이 쓴 교회 직분론 두 번째 책입니다. 장로 직분을 말할 때와 똑같이 집사직에 대해 성경적 이해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성경적 교회관과 청지기 정신을 말합니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장로 직분론보다 더 근본적이면서도 넓고 균형잡힌 관점에서 집사직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행복한 장로>보다 <행복한 집사>가 더 마음에 듭니다.  

제 2장 ‘성경적인 교회관을 정립하라’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때로 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우리 교회를 바라보며 우리는 자신을 속인다. 우리는 그것이 ‘성장’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수적 증가가 곧 영적 성장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목사가 성도들이 뒤치다꺼리나 하는 ‘젖병 목회’에 주력하기 때문에 ‘훈련 목회’를 통해 성도를 강한 군사로 준비시키는 데 실패하고 만다.” 저자는 힘주어서, 건물에 얽매이지 않는 그리스도인, 병신도가 아닌 평신도의 자리를 회복하는 집사들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옳습니다. 중요한 것은, 적어도 목사님의 목회에 짐은 되지 않는 집사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집사직은 어떤 점에서는 작고 하찮은 직분입니다. ‘집사(deacon)’라는 말 자체가 ‘식탁에서 수종드는 종"이란 말이니까요. 그러나 그렇기에 매우 중요한 직분일 것입니다. 섬기는 자 없이 교회 공동체가 제 기능을 할 수 없으니까요. 집사들은 건강한 교회관을 가지고 교회 내 소그룹 모임에서 영적 리더가 되어 사람들을 신앙으로 이끌고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집사님들이야 말로 교회의 세포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세포 하나하나가 건강하게 살아있어야 몸이 건강한 것처럼, 집사님들이 영적으로 살아있어야 그 교회는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 3장 ‘올바른 청지기 정신을 갖고 섬기라’에서, 저자는 존 스토트 목사님의 말을 인용합니다. “제자는 돈과 소유에 대한 전적인 단순함이라는 삶의 특징을 가져야 한다.” 어디 집사들뿐이겠습니까? 장로님들과 목회자님들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진리일 것입니다. 저자가 들고 있는 콜케이트 회사나 기업가 스탠리 탬의 이야기는 약간 진부하지만 여전히 도전적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청지기 정신을 주로 교회 헌금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 점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이 복으로 주신 물질을 어떻게 사용해야 청지기로서 제대로 사는 것인지 좀 더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나머지 내용들은 <행복한 장로>와 중복되는 점이 많습니다. 물론 예화와 강조점은 조금 다릅니다만, 교회의 직분자라면 장로든 집사든 권사든 모두 마음에 새기고 실천에 옮겨야 할 것들입니다. 교회의 모든 직분자들은 목회자와 아름다운 협력관계를 이루고, 교회의 덕을 세우기 위해 특별히 언어사용에 유의하며, 건전한 사고방식과 넓은 이해력으로 성도들과 교제하고, 가정을 천국처럼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9장의 ‘아름다운 인격관리자가 되라’는 가르침입니다. 교회처럼 말 많고 상처 많은 곳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곳에 아름다운 인격으로 섬기는 집사님들이 넘쳐난다면, 분열과 상처를 넘어 은혜와 사랑의 물결이 더 넘칠 것입니다. “아름다운 인격을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을 느끼며” 집사의 직분을 감당한다면, 봉사에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행복하게 집사의 직분을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인뿐 아니라 교회도 행복할 것입니다. 한국 교회의 모든 집사님들, 주 안에서 ‘힘~ 내세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로 교양하라 -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의 가로질러 세상보기
이원복.박세현 지음 / 알마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만화 이론가 박세현 씨가 <먼 나라 이웃 나라>의 작가 이원복 씨와 나눈 열 나라에 관한 열 번의 인터뷰 내용과 이원복 작가에 대해 평가한 글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에는 만화가 전혀 나오지 않아 아주 조금(정말 아주 조금!) 실망했다. 그러다 이들의 대화 속에 나오는 여러 나라의 역사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지고 말았다. 네덜란드 편에서 일본의 막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네덜란드가 전해 준 식용유로 튀긴 음식에 홀딱 반해, 결국 콜레스테롤 때문에 생긴 암으로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를 읽는데, 괜히 웃음이 나왔다. 프랑스의 삼색기가 ‘자유, 평등, 권리’를 의미했다가 프롤레타리아 혁명이후 ‘권리’대신 ‘박애’로 바뀌었다는 이야기, 프랑스인들의 속물근성(snobbism)과 섬나라 영국인들의 외국인 혐오증(Xenophobia)의 기원 등, 정말 재미있는 상식으로 무장한(?) 교양 갖추기에는 제격인 책이다.  

일본 이야기는 요즘 지진과 쓰나미, 원전 사고 때문에 더 관심있게 읽었다. ‘태양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일본’이라는 타이틀부터 마음에 다가왔다. 일본이 쇠퇴하는 것은 GDP의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사고의 문제라고 본 이원복 작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금까지 일본이 있게 한 ‘와’(和)와 집단에 무조건 순종적인 정신, 그리고 지나친 개인주의인 오타쿠 문화는 지략과 창의력, 도전정신이 필요한 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1부의 인터뷰를 읽고 나서, 패키지로 열 나라를 급하게 다녀온 느낌이다. 뭔가 많이 본 것 같은데, 몇 몇 재미있는 이야기만 생각난다. 그래도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인터뷰 형식이라서 마치 작가와 직접 대화하듯 책을 읽고, 그의 <먼 나라 이웃 나라>를 다시 읽어 보고 싶게 만든다는 데 있다. 

2부 ‘먼 이원복 vs. 이웃 이원복’에서 만화와 만화가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는 것이 이 책의 두 번째 미덕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만화가 예술의 관점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말할 수 없었다. 박세현 씨에 따르면, 만화는 “대중을 위한 종합예술(the composite)”이라고 거창하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원복의 만화를 왜 단순한 ‘학습 만화’가 아니라 ‘교양 만화’라고 해야 하는지, 그의 <먼 나라 이웃 나라>가 어떻게 그렇게 많이 팔리게 되었는지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또한 이원복에 대해 조금 더 살갑게 알아갈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일 것이다. 이원복 교수에게 밥벌이로서의 만화작업이 놀이가 되었고, 그를 진정한 히스토리텔러가 되게 했다. 나는 이 책에서 사회주의에도 열린 마음을 가졌고, 종교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이며, 여전히 자본주의 신봉자이며, 보수적인 세계화의 예찬론자인 인간 이원복을 만날 수 있었다.  

역사와 만화 그리고 만화 작가에 대해 교양을 갖추기를 원하는 자에게 이 책은 좋은 자극제가 될 것이다. 이 책의 타이틀 <만화로 교양하라>, 썩 마음에 들게 지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