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도, 쎈세도, 노오력하라고 해서
토플도 몇백 점 따고
자소설도 온갖 노력에 걸맞게 쓰고
대출받아 가며 학점 따고
이자 갚느라 꾸벅꾸벅 졸며 불며 알바하고
없는 돈에 또 어학연수가 안 가면
이력서 한 줄 못 적을까 싶어 또 빚을 내어
졸업도 유예시키고 가다리 왔다리.
수백 군데 남발하듯 노크한 기업들은
면접 봐도 연락 한번 없네.
지방대라서 떨어졌나 스펙이 낮아서 떨어졌나.
노오력 하라는 거 다하고도 억울하지 않네.
이도 저도 안되니 나는 공시족이나 할까?
이대로 알바만 뛰면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되지가 않을 텐데.
한 번 미끄러지면
오르기 쉽지 않은 노오력 미끄럼틀.
그런데 막상 숨겨놓은 패 까보니
그들만의 짜고치는 고스톱 판.
노오력의 배신 미끄럼틀.
기울어진 운동장에 덩그러니 서 있는
미끄럼틀에 오늘도 바들바들 오르려 하고
사다리없는 자들의 미끄럼틀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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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 시인을 모방해서,
취직이 어려운 젊은 친구들에게
전하는 글이었습니다.